[교회상식 속풀이 - 박종인]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고 있는 신자. (이미지 출처 = Korea.net)

성모 성월을 지내며 성모님께 전구를 구하는 대표적인 기도인 성모송의 기원에 대해 질문해 오신 분이 계십니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으로 구성된 주모경이나 묵주기도를 통해 신자들이 애송하는 기도 중 하나인데 언제부터 바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이 없었습니다. 함께 알아보도록 하죠.

성모송은 가브리엘 천사가 어린 마리아에게 찾아와 전한 인사(루카 1,28)와 세례자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의 인사(루카 1,42)가 합쳐진 형태의 기도였습니다. 이 두 인사말이 합쳐져서 6세기부터 전해 오다가 11세기 이래로 수도원에서 기도할 때 사용되었고 13세기부터는 일반 신자들도 많이 사용하였다고 합니다.("가톨릭대사전" 참조)

그렇게 사용되어 오다가 후반부에 나오는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 주소서. 아멘”은 중세의 카르투시오 수도회의 '성무일도'에서 따온 부분이라고 합니다.("전례사전" 참조)

성모송이 오늘날 우리가 바치는 형태로 갖춰진 것은 15세기경에 이르러서라고 봅니다. 

성모송을 바치며 우리는 성모님께 내가 바라는 무엇을 들어 달라고 청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의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성모님을 통해서 우리의 바람을 하느님께 알리고 있는 것이죠. “이제”와 언젠가 “우리가 죽을 때에” 그러니까 우리의 남은 삶 전체 동안 기도해 달라는 부탁입니다. 그리고  “나”가 아닌 하느님의 자녀 모두인 “우리”를 품에 안고 기도해 달라는 청원입니다. 

성모님의 기도가 그 누구의 기도보다 더 강력하다고 모든 신자가 믿어 온 이유는, 성모님께서 하느님의 딸이요, 하느님의 어머니요, 하느님의 정배라는 신비로운 신원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최측근도 이런 최측근도 없는데 모든 이를 품어 안아 주시니 어찌 기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센터장, 인성교육원장,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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