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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전 사제 성추행 처벌 미흡 통감[인천교구 김일회 신부 인터뷰]

천주교 인천교구가 최근 다시 불거진 이른바 ‘사제의 위력에 의한 성추행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입장을 밝혔다. 

인천교구는 먼저 교구 사제(인천가톨릭대 1대 총장)의 신학생 성추행과 관련해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하고 두 사제의 죽음 의혹에 대해서는 성추행 피해 때문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두 사제의 사인을 다른 이유로 밝힌 것은 은폐 의도가 아니라 유가족이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라고도 밝혔다.  

인천교구는 우선 인천 가톨릭대 초대 총장의 신학생 성추행에 대해서는 “지난 역사 속 과오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반성한다”며, “사건을 파악하고 밝힘에 있어 피해자의 인권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어떠한 은폐도 없이 진실하게 처리하겠으며, 쇄신의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인천교구가 재조사한 바에 따른 각 사건 경위는 다음과 같다. 

먼저 인천가톨릭대 초대 총장 신부의 신학생 성추행은 임기 중인 1996년부터 98년 사이 일어났다. 성추행 상황은 두 가지로, 1996년에 입학해 신학교 건립 기금 모금 활동에 동행한 신학생 추행과 면담을 하던 신학생 추행이다.    

성추행이 처음 드러난 것은 1998년 5월 영어를 가르치던 오블라띠수도회 오제리 신부가 신학생을 면담하는 자리에서다. 신학생으로부터 상황을 들은 오제리 신부는 이를 당시 교구장이던 나굴리엘모 주교에게 즉시 보고했고, 인천교구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장은 지난 4월 선종한 김병상 몬시뇰(당시 신부)이 맡았다.

진상조사위는 피해자 진술을 교구장에게 보고하고 사제 전체 회의에서도 부분 공유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나굴리엘모 교구장은 1998년 5월 18일, 총장 신부의 모든 사제 직무를 박탈하고 인천교구에서 퇴출시켰다. 당시 교구장은 총장 신부에게 “인천교구를 떠나 평생 속죄하며 조용히 지낼 것”을 명령했다. 

당시 조사위를 구성하고 조사 활동을 했던 교구장, 김병상 신부는 공교롭게도 모두 세상을 떠나 직접 확인을 할 수 없고, 또 당시 조사 자료는 교구장의 결정으로 “피해자 보호 차원”에서 폐기됐다. 인천교구는 이번에 피해자 파악을 중심으로 다시 진상 조사를 벌였고, 현재까지 드러난 피해자는 9명이다. 인천교구는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5월 8일 가해자인 전임 총장 신부를 면직했다.  

이에 대해 인천교구 사무처장 김일회 신부는 “1998년 더 적극적으로 피해자를 찾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부터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우선 오랜 시간 피해자들을 그대로 둔 것과 관련,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들부터 사과와 보상을 해야 하지만, 현재 사제가 아닌 피해자는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계속 파악하는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이번에 교구가 피해 정황을 조금이라도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은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이 구체적 진술을 했기 때문이다. 인천교구는 1998년 당시 교구장이 가해 신부를 사실상 파면, 퇴출한 셈이라는 입장이지만, 피해 사실이 20여 년 만에 새롭게 드러난 것은 결국 충분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998년 가해자로 밝혀진 전임 총장 신부는 인천교구에서 퇴출돼 거주지를 여주로 옮겼지만, 박물관이나 수도회(예수동자수도회), 장애 시설을 설립해 활동을 계속 이어 갔고, 사제로서의 직분도 유지됐다. 다만 설립한 수도회는 지역 관할인 수원교구로부터 정식 승인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교구는 이에 대해 당시는 단호한 징계로 판단했지만, 결국 적절하지 못한 조치였음을 인정했다. 또 1998년 조치 이후 계속 활동을 이어 가는 전임 총장 신부에게 2016년 교구장을 맡은 정신철 주교가 활동을 정지하라는 경고를 한 차례 더 했으며, 관할교구인 수원교구에도 활동 중단 지시를 요청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교구 김일회 신부는, 피해자를 계속 확인 중이며 우선 알아낸 피해자에 대해 해야할 바를 찾을 것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답했다. (이미지 출처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동영상 갈무리)

김일회 신부는 “현재 가장 중요하고, 주력할 것은 피해자 파악과 이들에 대한 보상”이라며, “현재 드러난 피해 외에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 지금도 피해자 파악이 진행 중이고 이들에 대한 보상, 이유를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 중이지만 교구가 일방적으로 보상 규모나 방법을 정하지는 않았다. 그들을 도울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또 구체적인 일상적 교육과 치유를 위한 프로그램 등을 준비하고, 신학교 양성 등 연관된 부분들에 대해 쇄신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아프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거듭날 기회이기도 하다”며, “과거의 일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쇄신 차원에서도 특히 사제들의 쇄신이 중요하다. 사제, 수도자, 평신도를 기본 구성원으로 하고, 전문가의 협력을 얻어, 피해자 치유는 물론 교구 쇄신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쇄신의 기본은 소통 내용과 방식에서 시작된다며, “반영 없는 소통이 되지 않도록, 은폐하거나 일방적인 방식이 되지 않도록 최대한 공유하고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2006년 서품을 받은 두 사제의 죽음 이유다. 

1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인천교구에서 2006년 서품받은 사제 가운데 두 명이 2009년과 2014년 세상을 떠나고 교구가 이들의 사인을 ‘심장마비’로 밝힌 것에 대해 전임 총장의 성추행과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던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인천교구는 “이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것은 교구로서는 너무 가슴 아픈 일이었으나, 경찰과 의료진 검시를 통해 ‘자살’로 판명됐음에도 사인을 ‘심장마비’로 밝힌 것은 유가족들의 원의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교구가 밝힌 바에 따르면 이들 두 사제는 각각 조울증과 유학 중 총기사건에 의해 얻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오래 고민했었고, 이를 극복하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 

또 인천교구에 따르면 이 사제들의 입학 연도는 98년과 99년이다. 총장 신부가 학교를 떠난 때는 1998년 5월 18일이므로 시기적으로 총장 신부의 성추행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는 설명이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죽은 사제들과 함께 학교를 다녔고, 죽음 전까지도 관계를 이어 오던 한 지인은 “죽음 직전까지 그들을 봤고, 입학 당시에는 학교를 함께 다녔던 사람으로서, 그리고 심리전문가로서, 그들의 죽음은 결코 성추행과 연관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이들을 다시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로 만드는 방송 내용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방송이 고인들의 삶과 죽음을 모독하는 것에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인천교구는 비록 다른 이유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 역시도 교구의 책임이 있으며, 사제들이 정신적, 육체적 어려움으로 안타까운 선택을 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었다고 밝히면서, “한 인간으로서 사제도 정신적, 신체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이는 문제의 대상이 아니라 돌봄과 관심, 치유의 대상이어야 한다. 어떤 형태로든 아픔과 고통을 겪고 있는 사제들을 상담하고 돌보는 부서와 전담사제를 임명해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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