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신흥2동 영장산 일대 공공주택 건설 계획

천주교 수원교구 성남지구 사제단이 8일 관할 지역인 성남시 신흥동 영장산 아파트 건립에 따른 도시 숲 훼손에 반대 입장을 내고, 주민들과 함께 반대 운동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성남시 신흥동 영장산 아파트 건립 사업’은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일원에 1200세대 규모의 공공주택이 건설되는 사업이다. 지난 2017년 11월 공공주택지구로 지정 제안된 이 지역은 2019년 5월 승인이 완료됐으며 2023년까지 건설이 진행된다.

그러나 이 사업은 ‘성남복정2 공공주택지구 사업’이라는 명칭과 달리 사실상 신흥2동에 위치한 녹지(영장산 2만 3000여 평)에 주택 건설을 하는 것으로 지역 주민과 사제단은 이 사업이 환경에 대한 고려와 지역민 삶의 질 문제를 무시한 졸속 사업이라는 입장이다.

먼저 사제단은 “복정2지구(신흥동)의 영장산 훼손과 아파트 건립 반대” 이유에 대해, “기후 위기 시대 극복을 위한 대처 방안이 매우 시급하며, 이에 대한 노력은 막연하거나 관념적인 것이 되어선 안 되고 실제로 행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며, “우리가 사는 곳 주변의 도시 숲을 지키는 일은 가장 기본적이고도 필수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발이 진행될 지역은 성남시에서 폭염 위험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기에 도시 숲의 보존이 더욱 시급한 곳이며, 도시 숲은 시민들을 폭염으로부터 지켜줄 뿐 아니라 생태 자연, 특히 멸종위기 동물들의 보금자리”라고 설명했다.

2014년 성남시 기후변화 상세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주택건설 부지는(오렌지색) 성남시와 경기도 전체에서 일평균 온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자료 출처 = 성남시 기후변화 상세분석 보고서)

2014년 성남시 기후변화 상세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개발 지역인 성남시 신흥동, 태평동, 수진동은 성남시 일평균 기온보다 0.7-1도가 높다. 또 영장산은 생태 자연 2등급으로 인근에는 멸종 위기 2급인 반딧불이를 비롯해 꾀꼬리, 솔새류 등과 천연기념물 323호 붉은배새매가 관찰된다.

사제단은 “수원교구 성남지구 사제단은 가톨릭교회의 ‘생태적 회개’ 요청에 따라 환경 보존이라는 더 큰 가치를 위해, 그동안 지역주민도 모르게 진행되었던 신흥동 영장산 아파트 건립에 따른 도시 숲 훼손을 반대한다”며, “주택공급 정책의 명분으로 환경을 파괴해 생기는 피해는 결국 그곳에 거주하는 모든 주민에게 돌아갈 것이므로, 국토부와 성남시에 환경이라는 더 큰 공익을 먼저 고려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이 입장문에는 지구장 최재철 신부를 비롯해 지구 사제단 11명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영장산 일대 아파트 건립 반대에는 시민들도 나섰다.

‘영장산 녹지 보전과 성남복정2지구 사업취소를 위한 신흥동 영장산 아파트 건립 반대 시민모임’은 지난달 28일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영장산 보전과 복정 2지구 사업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국토부와 LH는 성과주의에 매몰돼 사업부지 주민들의 삶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공원을 새롭게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아니라 도시 숲을 지켜달라는 요구이며, 영장산은 기후 완화, 소음 감소, 대기 정화 그리고 시민의 휴식공간”이라며, 도심의 2만 3000여 평 녹지를 훼손하는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은 나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영장산 아파트 건립 반대 시민모임'은 지난 4월 28일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계획 변경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자료 제공 = 성남환경운동연합)

성남지구장이자 반대 시민모임 공동대표인 최재철 신부(성남동성당 주임)는 11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무엇보다 환경 보전과 주민들 삶의 질 차원에서 사업 반대 입장문을 낸 것”이라며, “행정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숲을 훼손하고 아파트를 짓는다면, 지금 사는 주민들과 이후에 입주하는 주민들 모두의 삶의 질이 나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환경운동연합 김현정 사무국장은 “우리가 사는 지역에 공공주택 짓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주변 지역 여러 구간에 공공주택 건설 계획이 진행되고 있고 다른 곳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면서, “이 지역 주택 건설 반대 이유는 이 지역이 갖는 기후적 취약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 지역은 경기도, 성남 지역에서 연평균 온도가 가장 높은 곳이기 때문에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 녹지를 보존해 달라는 것이며, 지역의 환경적 특성과 주민들의 삶을 고려하지 않고 녹지를 빈 곳으로 치부한 것이 잘못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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