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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도 포기하지 않았던 복직의 꿈[장영식의 포토에세이]
2018년 9월 13일, 쌍용자동차 노사는 해고노동자 복직 문제에 합의를 도출했었다. 그날 KTX 해고 승무원이었던 김승하 위원장이 김득중 위원장을 찾아 축하의 인사를 나누는 감동적인 모습이다. 이날 김득중 지부장은 자신은 최후까지 남아 마지막 복직자가 되겠다고 선언하였다. 지난 5월 4일, 마지막 남은 해고 노동자들이 전원 복직하여 출근을 하면서 "여러분 덕분입니다"라는 인사를 남겼다. ⓒ장영식

지난 5월 4일, 쌍용자동차 마지막 남은 노동자들이 모두 복직했습니다. 여기에는 김득중 위원장과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도 포함되었습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11년 만에 쌍용자동차 마지막 해고자 35명의 복직을 밝히며, 평택 쌍용자동차 정문 앞에서 “여러분 덕분입니다”라는 출근 인사를 밝혔습니다. 

강남역 고공 위에서 삼성 권력과 맞서 싸우고 있는 26년차 해고 노동자인 김용희 씨는 쌍용자동차 마지막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 소식을 듣고 “불굴의 투지와 의지로 복직쟁취를 이끌어내신 쌍용차 동지들의 첫 출근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다시는 노동자가 기업이윤 극대화의 도구로 정리 해고되는 불운한 과거의 답습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모범적인 복직의 모델이 되었으면 합니다. 진심을 다하여 축하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를 남겼습니다. 

 

삼성 권력에 맞서 강남역 고공위에서 1년 가까이 고공 농성 투쟁 중인 김용희 씨도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첫 출근을 축하하는 인사를 남겼다. 김용희 씨는 노동조합을 했다는 이유로 26년의 삶을 강탈 당했다. ⓒ장영식

 

마침 이날은 영남대의료원 해고 노동자 송영숙 간호사가 14년 만에 복직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14년간의 길고 길었던 복직 투쟁과 227일간의 고공 투쟁을 진행했던 박문진 지도위원은 “통한의 세월을 싸우고 견디며 11년 만에 복직하는 쌍용자동차 동지들도 축하드립니다”라며 “오늘 송영숙 동지가 14년 만에 복직하여 동지들의 축복 속에 첫 출근 했습니다. 동지들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라는 감사의 인사를 남겼습니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복직하는 날, 영남대의료원 해고 노동자인 송영숙 간호사도 14년 만에 복직하였다. 14년간의 길고 길었던 복직 투쟁과 227일간의 고공 투쟁을 진행했던 박문진 지도위원은 “오늘 송영숙 동지가 14년 만에 복직하여 동지들의 축복 속에 첫 출근 했습니다. 동지들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라는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장영식

올해 해고 35년을 맞고 있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마지막 해고자인 김진숙 지도위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축하의 인사를 남겼습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복직을 합니다. 11년 세월 울어도 울어도 마르지 않던 피눈물을 뒤로하고, 마침내 복직을 합니다. 그토록 돌아가고 싶었던 공장을 살아서는 갈 수 없었던 서른 하나의 영혼을 품고 끝내 공장으로 돌아갑니다. 전사여서가 아니라 부당함에 굴복할 수 없어 싸웠고, 투사여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온갖 수모와 굴욕들을 이 악물고 버텨야 했던 시간들. 그 모진 시간들을 이겨내고 그들이 돌아갑니다. 그토록 입고 싶었던 작업복을 입고, 그토록 가고 싶었던 현장에서 목놓아 울고 싶을 사람들. 저도 꼭 복직하고 몸도 나아서 동지들 보러 갈게요. 온 마음을 다해 축하합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마지막 해고자인 김진숙 지도위원도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11년 만의 첫 출근과 영남대의료원 송영숙 간호사의 14년 만의 첫 출근을 축하하는 글을 남기면서 자신의 35년 해고자의 비통한 마음을 "난 한진중공업 마지막 해고자다-35년 동안 단 하루도 포기하지 않았던 꿈. 복직!”이라는 글로 표현했다. ⓒ장영식

 

김진숙 지도위원이 남긴 글에서 11년을 35년으로 바꾸고, 서른하나의 영혼을 네 명의 영혼으로 바꾼다면 바로 김진숙 지도위원의 가슴 아픈 이야기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2020년 12월 31일 정년을 맞습니다. 그이는 내일이면 공장으로 돌아가리라고 믿고 있었지만, 그 내일이 3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다시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깁니다. “쌍차, 지난했던 11년 세월을 결국 복직으로 마무리했다. 영남대의료원 송영숙도 오늘 현장으로 돌아갔다. 박문진은 마음이 복잡했는지 혼자 절에 다녀왔단다. 17년 전 한진에서 두 사람이 목숨을 잃고, 모든 해고자들이 복직하던 날 홀로 정문 밖에서 그들을 배웅하고 많이 울었다. 난 한진중공업 마지막 해고자다-35년 동안 단 하루도 포기하지 않았던 꿈. 복직!”이라고. 

김진숙 지도위원이 밝힌 마지막 소망은 단 하루만이라도 공장으로 돌아가 작업복을 입고, 용접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박창수와 김주익, 곽재규와 최강서 열사 그리고 공장의 아저씨들의 영혼을 품고 그들과 함께 자신의 발걸음으로 자신의 의지로 정문을 걸어 나오는 것입니다. 그 복직의 꿈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김진숙은 항암 투병 중이지만, 올해가 ‘해고자’라는 낙인을 떼어내고 공장으로 돌아가는 복직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마지막 시간입니다. 

강남역 고공 위의 김용희 씨는 고공 투쟁 1년이 다가옵니다. 삼성은 노동조합을 했다는 이유로 한 노동자의 26년의 삶을 앗아갔습니다. 한진중공업은 노동조합을 했다는 이유로 한 노동자의 35년의 삶을 강탈했습니다. 이제 이들의 복직의 꿈을 뒤늦게나마 이룰 수 있도록 한진중공업과 삼성은 용서와 화해를 요청해야 합니다. 잘못된 노동의 역사를 올곧게 바로 세워야 합니다. 인간의 존엄을 위해 온갖 수모와 굴욕들을 이 악물고 버텨 왔던 노동자들과의 관계를 회복해야 합니다. 노동존중은 곧 인간존중입니다. 노동자들이 ‘해고자’라는 낙인을 벗고 공장으로 돌아가는 것이야말로 인간 존엄성의 회복입니다. 그 길에 우리 모두 함께이기를 소망합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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