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앞으로 추모미사도 기대”

무지개예수 홈페이지에 안내된 링크를 통해 추모기도회에 참여할 수 있다. 시간은 24일 저녁 8시. (이미지 출처 = 무지개예수 홈페이지)

육우당 17주기 추모기도회가 24일 온라인상에서 열린다.

세상을 떠날 당시 청소년이었던 육우당(본명 윤현석 안토니오, 당시 만 18살)은 시조시인을 꿈꾸던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자 동성애자이며 인권 운동가였다. 육우당은 그가 자신의 유일한 여섯 친구라고 밝힌 술, 담배, 수면제, 파운데이션, 녹차, 묵주를 뜻한다.

2003년 그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청소년보호법 상에서 동성애라는 단어가 청소년 유해물 매체 심의기준에 들어가지 않도록 싸웠으며, 유서에 “강자도 약자도 없는 천국에서 살고 싶다. 동성애자 해방”이라 남기고 2003년 4월 26일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이 기도회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 혐오에 맞서다가 세상을 떠난 육우당을 비롯해 힘겹게 살다 떠난 성소수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2013년부터 매년 열렸으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유튜브를 통해 진행된다.

추모기도회는 24일 저녁 8시 시작된다. 영상 주소는 기도회 시작 30분 전 무지개예수 홈페이지(www.rainbowyesu.org)에 안내되며, 무지개예수 페이스북에서도 생중계될 예정이다.

기도회를 마련한 무지개예수는 “올해도 우리가 마음으로 기억해야 할 이름과 영혼이 그 수를 더했다. 고 육우당을 추모하고 아직 오지 않은 평등한 세상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이번 추모기도회는 무지개예수가 주최하고, NCCK인권센터, 감리교퀴어함께, 향린교회 등 16개 단체가 주관했으며, 이 가운데 가톨릭 여성 성소수자 공동체인 알파오메가도 함께한다.

한편 이번 추모기도회에 대해 천주교인권위원회 장예정 활동가는 “육우당이 천주교 신자였지만 그동안 가톨릭은 추모미사를 드린 적이 없었다”면서 “최근 가톨릭에서 성소수자 관련 입장이 전과 달리 많이 좋아지고 있어 앞으로 미사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23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주교회의가 만든 이번 총선 정당 질의서에 성적지향과 성적 정체성을 포함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 분명히 담겼다”면서 “이를 통해 가톨릭 교계도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의정부교구의 세월호 추모미사 때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신자들의 기도에서 성소수자가 포함됐고, 요즘 사제들이 SNS에 올리는 강론에서도 성소수자를 위해 기도한다는 내용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혀 찾아볼 수 없던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는 “가톨릭이 성소수자에 대해 침묵하는 동조자 혹은 나서서 혐오하지는 않으나 입장은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최근의 모습은 이제는 성소수자들과 손잡겠다는 신호가 아닐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지개예수는 16개 개신교회와 인권 관련 단체 등으로 구성됐으며, 성소수자 그리스도인 및 성소수자와 함께하려는 그리스도인의 모임으로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기도하고 활동한다.

매년 추모기도회에는 차별과 혐오로 힘들어 하며 세상을 떠난 성소수자들의 유품이 늘어난다. 이 가운데 담배, 라이터, 성모마리아 상, 십자가가 육우당의 유품. ⓒ지금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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