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장애인을 위한 본당 사목’ 제안

서울대교구가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본당에서 장애인이 전례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배려하고, 편의시설과 이동공간을 마련하는 등 장애인의 신앙생활을 위한 사목 활동을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대리 유경촌 주교가 ‘장애인의 신앙생활을 위한, 본당의 사목적 배려’를 각 본당에 제안했다.

사목 제안에는 우선 비장애인에게 “장애인은 동정의 대상이 아니며,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똑같은 인간”이라는 인식개선이 필요하며, “장애인은 무조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므로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묻고,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면 된다”고 지침이 담겨 있다.

또 본당에서 장애인이 전례에 참여하도록 점자 성가책, 점자 주보, 전광판 해설, 수어 통역, 확대경 등을 마련하고, 전례봉사에도 참여하도록 배려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장애인을 위한 특별미사보다는 비장애인과 함께 봉헌하거나 가족미사가 좋으며, 장애별로 분리하거나 유아방에서 미사를 봉헌하게 하는 것은 편견을 더 가지게 한다고 했다.

이어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은 장애인의 성사생활 참여에 관해서 안내했다. 청각장애인은 글로 적거나 면담 식으로 고해성사를 보고, 이동이 불편한 지체장애인에게는 사제가 발걸음 해 성체를 분배한다 등의 내용이다.

더불어 경사로와 엘리베이터, 복도에 손잡이 등을 만들고, 문턱을 없애는 등 장애인이 본당에 오기 편하게 환경을 갖춰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또한 장애인 주차공간도 있어야 하며,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귀엽다고 만지거나 간식을 주거나 사진찍기 등의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본당에 장애인 화장실이 있어야 하며, 본당 사정상 어렵다면 대안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은 본당에 장애인 화장실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했다. 장애인 화장실. ⓒ김수나 기자

사목 제안과 더불어 유경촌 주교는 “편견과 차별없는 세상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담화문을 냈다.

유경촌 주교는 본당에서 장애인의 모습을 볼 수 없다며, 이는 장애 자체보다 장애인을 대하는 사람들의 편견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장애인을 동정이나 시혜의 대상으로 여기는 편견을 버려야 하며, 이런 편견은 장애인을 불편한 대상으로 느끼게 만들고, 그들이 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머무르기만을 바라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범한 이웃’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본당에 나오지 못하는 장애인 교우를 찾아 나서고, 성당에서 어떤 점이 불편한지 살피고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애인 편의시설이 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혜택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이 되어야 한다”고 담화를 발표했다. NCCK 장애인소위원회는 “장애인을 복지의 수혜자로 대상화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장애인 한 사람 한 사람이 당당한 시민으로 인정받으며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게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자 기준 등의 법과 제도를 인권친화적으로 정비해야 하며, 생계의 위협을 느끼는 장애인에 대한 긴급지원 및 발달장애인과 장애동을 위한 공적 돌봄 체계 수립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회 안에서도조차 장애인에 대한 제한, 배제, 분리, 거부 등의 형태로 차별이 빈번하다며, “모든 교회 구성원이 장애감수성을 높이는 체화 교육을 실시하고, 장애를 겪는 교우가 모든 사역 프로그램에 동등한 교회 구성원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바라는 참 된 교회 공동체의 모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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