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벚꽃. (이미지 출처 = Pixabay)

꽃으로 부활 소식을

-  닐숨 박춘식

 

 

집 옆 개울둑을 묵주기도 길로 꾸미려고

벚꽃 묘목을 스무 그루가량 심었습니다

돋아나는 새순에게 묵주를 흔들며 사열하듯

한 그루 한 그루 부활 축하 인사를 하는데

키가 1m도 안 되는 가냘픈 외줄기 끝

어어, 어찌 홀로 꽃을 피우다니, 가까이 봅니다

 

- 부활초 대신 꽃으로 부활을 전하라는

- 예수님의 말씀을 받들면서 왔습니다

 

성주간의 허망함을 이렇게 위로받다니

하는 마음으로 묵주의 십자가를 벚꽃에 안기면서

고맙고 고마워요, 깊은 기도로 하늘을 올려봅니다

 

 

<출처> 닐숨 박춘식의 미발표 시(2020년 4월 20일 월요일)

 

다시는 주일 미사를 올리지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빌고 빕니다. 성직자이거나 평신자도 마찬가지로 주일 미사를 공동으로 못 바치는 일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텔레비전으로 미사 보는 일은 무효라고 말하는 바티칸이나 주교들은 나름대로 어떤 규정을 새롭게 만들는지 기대해 봅니다. 예컨대 야외 미사의 제단과 거리의 유효 범위도 만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리고 함께 느끼는 일이지만, 부활은 봄 계절이어서 신앙적인 신심과 자연의 아름다운 꽃이 가득하여 감성적인 면에서도 일치하기 때문에 더더욱 기쁘고 즐거운 시기입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독자들에게 부활의 큰 은혜와 새봄의 큰 기쁨이 가득하시기를 빌고 빕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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