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교구 정평위도 현수막 10여개 동참

세월호참사 6주기를 나흘 앞두고 미래통합당 김진태 후보의 선거운동원이 세월호참사 추모 현수막을 훼손한 것에 대해 천주교 춘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비열하고 파렴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수막을 훼손한 이를 정평위 측에서 알아본 바로는 김진태 후보 측이 해명한 것과 달리, 이번 선거를 위해 모집한 일반 선거운동원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김진태 후보 측에서 활동한 사람인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춘천시민대책위가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시민과 단체들의 신청과 모금을 받아 현수막 210여 장을 제작했다. 여기에 천주교 춘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도 참여했다. 

춘천교구 정평위원장 권오준 신부는 13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올해는 특히 현수막 신청 수가 적고, 매년 해오던 교구 차원의 추모미사도 할 수 없어서 정평위 소속 개인이나 위원회의 이름으로 10개를 걸었다”고 설명했다.

권 신부는 “문제는 해당 현수막 내용이 정치적 이슈가 아니라 희생자를 추모하고 기억하려는 시민들의 마음이라는 것과 그것을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짓밟은 것에 있다”며, “만약 그것이 불법 현수막이라고 해도 그 사람이 훼손할 권한은 없다. 상당히 파렴치하고 비열한 짓”이라고 지적했다.

권 신부는 현재 이 현수막 설치를 주최한 춘천시민대책위 이름으로 고발조치 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참여한 모든 개인과 단체가 고발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중이라고 답했다.

4월 12일 미래통합당 김진태 후보 선거운동 차량에서 훼손된 세월호참사 추모 현수막이 발견됐다. (사진 제공 = 춘천시민행동)

김진태 후보는 이에 관해 “선거사무원의 개인적 일탈행위”이며, “나중에 보고받았고, 미리 알았다면 당연히 말렸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3일 “오늘부로 그 선거사무원이 그만두었다”고 했다. 김진태 후보는 춘천시 철원군·화천군·양구군갑에 출마했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춘천시민행동’(이하 춘천시민행동)에 따르면 사건 경과는 다음과 같다. 4월 12일 오후 4시 춘천 시민 30여 명이 현수막을 걸었다. 이후 밤 10시 40분에 운교 사거리 인근에서 흰 모자와 마스크를 쓴 사람이 현수막을 면도칼로 자르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김진태 후보 선거운동 차량이 있었고, 출동한 경찰관 입회하에 선거운동 차량을 확인하자 훼손된 세월호참사 추모 현수막 23장이 나왔다. 이들은 경찰에 사유재산 절도 및 재물손괴로 신고했다.

13일 이에 춘천시민행동과 (사)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현수막 훼손은 결코 개인의 과실이나 우발적 폭력이 아니라 전적으로 김진태 후보의 책임”이라 강조했다. 이어 “김진태 후보는 차명진과 더불어 대표적 세월호 막말 정치인이며, 춘천의 차명진이라 부를 만하다”고 했다. 이들은 김진태 후보 사퇴와 범죄 행위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춘천 시민들이 세월호참사 6주기 추모 현수막을 걸었다. (사진 제공 = 천주교 춘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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