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기도. (이미지 출처 = Pexels)

질병을 거두어 주소서

- 닐숨 박춘식

 

 

너희는 주 너희 하느님을 섬겨야 한다

그러면 나는 너희의 빵과 물에 강복하고

너희에게서 질병을 없애 주겠다 - 탈출기 23장 25절

 

지폐 또 동전까지 하느님처럼 큰절하며 섬기지 않고

남들 위에 권력이나 지식의 모가지를 빡빡 대지 않으면

너희에게서 질병을 없애 주겠다 - 새 탈출기 223장 225절

 

엎디어 깊이 성찰하고 참회로 마음을 세척하며

이웃의 잘못도 자기 잘못으로 여겨 용서를 청하면

너희에게서 질병을 없애 주겠다 - 새새 탈출기 2020장 2020절

 

성인이 12명 있으면 용서하여 주시겠습니까

77억 중에 7명 있어도 용서받을 수 있습니까

세상 한 바퀴 살피시면서 질병을 거두어 주소서

자비 무한이신 하느님, 하느님,,,

 

 

<출처> 닐숨 박춘식의 미발표 시(2020년 3월 30일 월요일)

 

교회 역사 공부를 깊이 또 광범하게 하지 못하여 그냥 들어온 상식으로 보아, 거의 모든 나라의 성당에서 주일미사를 봉헌하지 못한 사건은 천주교 역사에서 처음인 듯합니다. 종교개혁 또는 중세기 콜레라 전염병 그리고 2차 세계대전 그때에도 특정 지역에서만 미사를 봉헌하지 못하였지만 전 세계의 성당미사가 중단되는 일은 없었다고 여겨집니다. 이번 전염병으로 종교 민족 국가 정치 경제 문화 모든 분야의 감추어진 것들이 드러나고, 나라 사이의 몰랐던 상황이 표출되어, 어쩌면 하느님께서 이참에 단단히 정신 차리라고 경고를 하시는 듯합니다. 그리고 모든 교우들이 주일미사의 고귀함을 통절히 느꼈으리라 여깁니다. 머지않아 주일 미사를 올리게 되어, 미사 중 ‘주님의 기도’를 노래로 부를 때 교우들이 눈물 흘리면서 ‘하늘에 계신 우리 끄윽끄윽....’ 하시리라 상상됩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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