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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개의 성착취, 이제는 끝장내자!"공대위,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근본 해결책 요구

“조주빈 이전의 수많은 가해자들을 너그러이 방면해 온 검찰과 법원은 성착취 네트워크를 유지시킨 강력한 원인이다.”

26일 오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기자회견을 열고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근본 해결책을 요구했다.

지난 2월 14일 활동을 시작한 공대위는 여성, 인권, 시민사회 단체 등으로 구성됐으며, 천주교계 단체 가운데는 ‘천주교성폭력상담소’가 연대하고 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신성연이 활동가는 “조주빈은 악마가 아니다. 그는 숱한 성착취 범죄자 가운데 하나이며, 시민되기에 실패한 남성일 뿐”이라며, 온라인 성착취 네트워크를 끝내려면 조주빈이 평범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강조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그의 어린 시절도, 성격도, 외모도, 친구도, 가족도, 취미도, 옷도 궁금하지 않다. 우리가 궁금한 것은 오로지 검찰과 법원과 사회가 그를 어떻게 벌할 것인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이전의 수많은 가해자를 너그러이 방면해 온 검찰과 법원이 성착취 네트워크를 유지시킨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 변호인단 원민경 변호사는 온라인상에서 피해자의 인적사항이 공유되는 상황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보호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원 변호사는 우선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피해자와 가족이 매일 온갖 매체에 올라오는 게시물을 신고하느라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정보통신망상에 게시하는 행위는 텔레그램 n번방이라는 조직적 범죄에 가담하는 것과 다름없는 행위”라며 이를 멈추어 달라고 했다. 또한 그는 대형 포털사이트 등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 보호조치를 요구했다.

성폭력 범죄 피해자의 이름을 공개하거나 특정인이 성폭력 범죄를 당했다는 사실을 적시하는 것은 범죄에 해당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레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성폭력 범죄 피해자의 주소, 성명, 나이, 직업, 학교, 용모, 그밖에 피해자를 특정해 파악할 수 있는 인적사항이나 사진 등을 피해자의 동의 없이 신문 등 인쇄물에 싣거나 방송 또는 정보통신망에 공개해서는 안 되며,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텔레그램 n번방 성 착취물 제작 공동 범행도. (이미지 출처 =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

이어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관련한 법률적 과제도 제시됐다.

조주빈 씨 등 운영자 외에 대화방에 가담했던 회원들에 대한 처벌의 목소리도 크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는 유료회원들이 “대화방에 가입하면서 상당한 자금을 제공하고, 성착취 영상물 시청을 통해 제작 행위를 지지하고, 품평과 적극적 의견 표출을 통해 성착취 영상물 제작을 의뢰한 자금제공자, 주문자, 소비자”라며, 이들 중 가장 소극적으로 행동한 이들도 단순 소지로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료회원 대다수가 “가담 정도를 불문하고 조주빈 등 운영진 행위의 ‘공범’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을 처벌할 법령이 있는데도, 기존에 디지털 성범죄 처벌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민변 여성인권위는 “수사기관과 법원, 변호인 등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디지털 성범죄를 단순 음란물로 치부하고 취약한 피해자에 대한 폭력이라는 점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이어 위원회는 “결국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은 우리 사회의 여성, 아동혐오, 성차별 인식을 극단적으로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n번방과 비슷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지만, 온라인 성착취 범죄에 대한 대응은 우리나라와 다르다. 민변 성착취대응TF 박예안 변호사는 캐나다와 미국의 사례를 설명했는데, 캐나다에서는 온라인 성착취 범죄의 대표적 유형인 동의 없이 사적 이미지를 유포하는 행위가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에 해당한다.

미국에서도 협박, 컴퓨터 해킹을 통해 피해자의 신상을 알아내는 행위는 20년 이하의 형을 선고할 수 있다. 박 변호사는 현재 미국 내 26개 주와 워싱턴D.C에서 온라인 성착취 범죄를 중범죄로 보고 처벌한다고 했다.

앞으로 공대위는 텔레그램 등 성착취 피해를 지원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디지털 기반 성착취에 강력 대응할 법 제,개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26일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배선영 기자

한편, 지난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개정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에는 이른바 ‘딥페이크’(사람의 이미지를 인공지능 기술로 합성, 편집한 영상물)라고 불리는 허위영상물에 관한 처벌 조항이 신설됐다.

상대의 의사에 반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형태로 영상물을 편집, 합성, 가공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또 이러한 편집물과 복제물을 배포하거나, 대상자의 의사에 따른 영상이라도 사후에 이를 대상자의 의사와 달리 배포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영리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배포했다면 7년 이하의 징역으로 가중처벌 받는다.

그러나 공대위는 지난 11일 이번 개정법이 텔레그램 외에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되는 디지털 기반 성착취에 대응하기에는 부족하다며 다음의 처벌조항을 추가하라고 촉구했다.

필요한 조항으로 “성적 촬영물 유포 협박 처벌”, “온라인 전시나 공유 시 가중처벌”, “불법촬영물 소비 및 소지와 삭제 불응 시 처벌”, “온라인서비스 제공자의 의무 명시 및 그에 관한 처벌”, “성폭력 범죄의 구성요건 확대”, “온라인 그루밍의 개념규정과 형법상 처벌”을 제안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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