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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시국에 판공은 어찌할까요?[교회상식 속풀이 - 박종인]
고해소. (이미지 출처 = Piqsels)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가톨릭 신자는 2020년의 사순기간을 아주 특별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잠정적으로 교회에서 함께 모여 봉헌하는 미사가 보류된 상태로 몇 주가 흘러가고 있습니다. 성체를 모시지 못하여 '성체 공복상태’를 경험하는 신자분 중에 부활 맞이 판공을 어떤 방법으로 할 수 있을까 궁리하는 분들도 계신 듯합니다. 

고해성사는 사실 신자 개인이 평소에 삶을 성찰하고 정리하여 사제를 찾아가면 될 일이지만, 전통적으로 부활 혹은 성탄을 앞두고 적어도 한 해에 한두 번은 하도록 권장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전례시기가 그렇다 보니 뭔가 지켜야 할 일을 미루고 있다는 부담이 더 생겨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실 수 있다면 조심스럽게 본당에 연락하여 사제와 약속을 잡고 움직이셔도 좋겠습니다. 당연히 마스크를 하고, 성당 안에 들어가기 전에 손을 씻으시고 고백소에서 고해성사를 하실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이 자신의 상태를 고려했을 때, 이렇게 외출을 하고 고해소라는 밀폐된 공간에 들어서는 것이 위험하게 느껴지는 상황이라면 지금의 시간이 누그러질 때까지 기다리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신 분들이나 이미 증세를 보여서 격리가 요청되는 분들이라면 더더구나 이 시간이 지나가기를 인내하시면서 하느님과 대화를 나누시기를 권합니다.

이탈리아는 현재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지라 교황님은 영상을 통해 사제를 찾아갈 수 없는 신자들이 하느님께 직접 대화를 하고 자비를 구할 것을 조언해 주셨습니다. 우리 모두를 빠짐없이 사랑하시는 분께서 우리의 이야기를 안 들어주실 리 없으니까요. 어쩌면 지금까지 일정한 형식을 통해 하느님을 대하던 우리의 태도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리라 봅니다. 

우리가 일상을 되찾게 되면 그때 다시 고해성사도 되찾게 되겠죠. 그때도 하느님께 직접 말씀드릴 수 있으니 고해성사는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고 이해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고해성사는 고백을 듣는 이웃 혹은 교회 공동체를 통해 하느님과 맺고 있는 관계를 점검하도록 해 주는 독특한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참고: https://www.instagram.com/p/B9_qQbOB8Ov/?igshid=19ew7yqwadgn8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센터장, 인성교육원장,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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