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나무. (이미지 출처 = Pixabay)

거짓에 거짓을 더하며

- 닐숨 박춘식

 

 

환하게 밝은 아침

2m 가짜 톱과 2m 거짓 도끼가

진짜 70m 나무들을 넘어뜨립니다

햇님께서 하루 일을 마치실 때

넘어진 나무들을 140m로 높이 세웁니다 그리고

2m 거짓을 0.02mm 벌겡이로 만들어 바닥에 버리고

침상에서 진짜 성경을 나직나직이 읽습니다

 

약탈에 약탈을, 거짓에 거짓을 더하며

그들은 나를 알아 모시기를 마다한다.

주님의 말씀이다. (예레미야서 9.5)

 

<출처> 닐숨 박춘식의 미발표 시(2020년 3월 9일 월요일)

 

거짓은 창세기부터 시작되어 종말까지 가리라 봅니다. 다급한 마음으로 거짓을 말했지만, 양심에 눌려 잘못했다고 빌면 누구나 용서를 받습니다. 저는 신문은 1960년부터 안 보았고, TV 뉴스도 잘 안 보지만, 들리는 이야기로 일본의 거짓말이 속속 드러나 국제사회에서 따돌림을 받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신문에는 교묘한 거짓말이 아주 많다고 합니다. 거짓 기사를 많이 쓰는 기자가 죽어 하느님 앞에 가서 ‘당신이 하느님인지 믿을 수 없소’ 하니까 하느님께서 웃으시며, ‘이 사람은 거짓으로 살았으니 무엇이든 바르게 못 보는 모양이다. 아랫마을로 보내라’고 천사에게 말합니다. 아랫마을에 가니 아는 사람이 너무 많아 기뻐했는데 단 한 사람도 웃는 사람이 없어, 아! 속았다고 하며 하느님에게 가서 용서를 빌려고 하는데 이미 대문은 굳게 닫혔습니다. 탈출을 시도했지만, 대문 두께와 높이가 광속으로 3000만 년 거리가 된다고 하니 그냥 포기하였다고 합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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