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주사목 이관홍 신부, “직접 마스크를 만들려고도 했다”

코로나19로 마스크를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대구 지역 이주민을 위해 전국 교구에서 마스크를 지원하고 있다.

25일 천주교 대구대교구 이주사목위원장 이관홍 신부가 전국 교구의 이주사목 사제단에 마스크를 보내 달라고 도움을 요청하면서, 주교회의 전국위원회가 전국 교구와 공유해 응답한 것.

이관홍 신부는 교구 센터로 이주민들이 마스크를 구할 수 없거나 어디서 구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호소를 해 오면서 고민을 시작했다.

이 신부는 "모두가 불안하고 힘든 시기지만, 한국 사회 안에서 특히 대구, 경북 지역 이주민이나 난민 신청자들에게 이 시기는 더욱 힘들게 다가온다"며, "평소에도 아파도 병원에 제대로 가지 못하는 이주민과 난민 신청자들은 마스크 한 장 구하는 것도 힘들어 불안에 떨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호소하고 이들을 위한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이관홍 신부는 26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며칠간 (이주사목위원회로) 마스크를 구할 수 있는지, 일주일째 한 마스크를 쓰고 있다 등 연락이 많이 와서 직접 만들려는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주교회의에 상황을 알렸고 덕분에 전국에서 마스크뿐 아니라 손소독제, 후원금을 보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를 하기 전) 수원교구 현정수 신부님(고잔동 본당)을 (중간 지점인) 대전에서 만나 손소독제 대여섯 박스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전국 교구, 수도회 등에서 대구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로 마스크, 손소독제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대구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이어 이 신부는 정부가 구청이나 공공기관으로 마스크를 분배한다고 하지만, 이주민이나 난민신청자들은 한국말도 서툴고, 정보에 다가가기 어려워 (마스크를 구할 수 있는) 대상에 포함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주민은 보이지 않고 환영받지 못하지만 이웃으로 살고 있다”며, 이런 불안한 시기에 말도 서툰 이주민이나 난민은 얼마나 더 불안할까 하는 이해와 공감이 더욱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또한 이 신부는 “이주민들이 한 명이라도 감염되면 이주민 전체에 대한 혐오가 확산될까 우려하던 중 전국에서 보내주신 응원을 받았다”며 “이주민들뿐 아니라 대구, 경북 전체에 대한 천주교회의 응원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다”고 주교회의를 통해 말했다.

이어 “보내주신 마스크는 가장 고립된 지역부터 보내겠다”고 했다.

주교회의에 따르면 26일 현재 광주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광주대교구 진안복합노인센터, 광주대교구 쌍암동 성당, 서울대교구 해외선교봉사국, 서울대교구 광장동 성당, 수원교구 해외선교실, 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 수원교구 시화베드로 성당, 인천교구 사회사목센터, 의정부교구청, 전주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춘천교구 사목국, 춘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춘천교구 묵호 성당,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등이 대구로 마스크를 보냈다.

이밖에도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민족화해분과 소속 위원들,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수녀회 총원, ICPE 선교회 등이 함께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마스크를 보낼 곳 : 대구광역시 중구 중앙대로77길 40 대구가톨릭근로자회관, 대구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문의 053-253-1313)

전국 교구, 수도회 등에서 대구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로 마스크, 손소독제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대구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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