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사회 안전성, 공산당은 권력 강화

(엘리자베스 람)

중국 본토 전역에 새 전염병이 퍼지고 있다. 공산 정부가 자신이 전통적으로 써 온 밀고법을 공개적으로 합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의심은 이웃과 이웃을 서로 다투게 하고 사회에는 큰 재난을 불러오고 있다.

중국공산당은 오랫동안 국민 대중이 서로 밀고하도록 고무해 왔는데, 이제는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에 대해 그리하도록 부추기고 있다. 그리하여, 밀고라는 행위는 이제는 공공을 위한 행동이라는 일종의 합법성을 얻게 됐다.

전염병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은 전염병이 크게 퍼진 지역에서 온 외부인에 대한 정보 등을 (당국에 밀고하면) 마스크 같은 물질이나 현금으로 보상한다고 약속했다. 현금 보상액은 최고 3000위안(약 50만 원)이나 된다.

시민을 이용하여 밀고를 시키는 이러한 문화는 그 기원이 마오쩌둥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민당과 공산당의 내전 시기에 공산당은 국민당 병사나 공무원, 그들 가족에 대해 (공산당에) 알리도록 고무했다.

누구든 정보를 넘긴 사람은 국가 영웅으로 칭찬받았고 상을 받았다. 그런 정보를 알고도 알리지 않은 사람들은 고문 받거나 반역죄, 절도죄, 공범으로 처벌받았다.

이런 대대적인 밀고 문화는 문화혁명(1966-76) 시기에 절정에 이르렀다. 친구와 친구가 갈라서고 가족이 서로 찢겼으며 공동체들은 분열됐다. 누구나 밀고당할 위험이 있었고 진실을 감히 말하려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현 정부는 이러한 밀고 문화에 새로운 의미를 더하고 있다. 전염병을 통제하고 감염자를 격리시킨다는 명분 아래, 밀고라는 관습이 부활되고 보상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는 이 마땅히 없어져야 할 문화를 아무런 비판도 받지 않은 채 부활시키고 합법화시키는 또 다른 도구인 것이다.

2019년 12월 26일 중국 동부 장쑤성 난퉁 마오쩌둥 미술관. (사진 출처 = UCANEWS)

밀고는 이제 심지어 젊은 세대에서조차도 늘고 있다. 대학이 한 예다. 강의 중에 공개적으로 의견을 말하기를 겁내는 교수가 많다. 학생들이 자신을 당국에 밀고할까 두려워서다.

단지 자기에게 좋은 학점을 안 줬다고 교수를 거짓 밀고하는 학생들도 있다. 그 결과 정의를 옹호하는 많은 교수가 처벌받거나 정직당한다.

근래, 이런 밀고는 온라인에까지 미치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정의를 옹호하거나 국가에 반하는 자신의 의견을 감히 드러내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밀고당할 수 있어서다.

밀고 문화는 또한 중국 교회 안에도 있다. 정부가 승인한 공식교회의 사제들은 지하교회 사제들에 관한 정보를 열심히 정부에 넘긴다. 정부 권력을 이용하여 지하교회 사제들을 억누르고 그리하여 지하교회 본당들을 자기들이 차지하기 위함이다. (사제가 아닌) 다른 교회 구성원들이 사제들을 감시, 밀고하는 경우들도 있다.

밀고 문화는 주로 공산당에 불만을 품은 이들을 겨냥함으로써 권력을 강화한다. 당의 의견에 대한 불만은 허용되지 않으며 즉각 처리된다. 주변의 다른 사람이 “밀고자”가 될 가능성이 늘 있기 때문에 중국인들 사이에는 불신이 어마어마하게 자랐다.

그럼에도,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을 숨기는 것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정직이야말로 공중 보건과 안전을 위해 필수라고 누구나 동의하곤 한다. 하지만 공산당의 밀고 문화를 겪으면서 중국인들은 국가를 신뢰하거나 윤리, 도덕성을 그리 존중하면 안 된다는 배움을 얻었다.

전염병의 진원지인 후베이성 주민들의 관점에서 보자면, (자신이나 주변이) 전염됐다는 것을 숨기는 것이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처럼 보인다. 반면에 이들은 자신들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다는 믿음은 전혀 갖고 있지 않다. 한편, 후베이성 밖의 사람들은 후베이성 출신을 찾아 쫓아낸다. 따라서 이들은 감염뿐 아니라 자신의 출생지도 감추는 경향이 있다.

감염자 밀고는 하나의 야바위가 됐다. 돈을 좀 챙기거나 마스크 몇 개를 얻으려는 사람들은 주변에 아무나 감염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사람을 신고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관리들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검사를 통해 이 정보의 진위를 파악해야 한다. 신고 대부분이 사실이 아님이 드러나고, 공공 자원의 낭비로 이어진다.

본토 일부 사람들은 밀고에 재간을 보였다. 이들은 주변 친지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병원이나 격리 장소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면 그를 밀고한다. 그러면 (그냥 병원에 갈 때보다) 더 쉽게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산당은 투명성과 평화가 결여된 사회를 만들어 내는 목표를 이루는 데 성공한 듯 싶다. 게다가 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당은 개인의 자유와 프라이버시, 안전을 짓밟음으로써 공포에 찬 사회를 만들어 내기 위한 그간의 밀고라는 보증된 방법을 멋지게 포장할 수 있게 됐다.

(이 글에 담긴 의견은 필자의 의견이며 <아시아가톨릭뉴스> 편집진의 공식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사 원문: https://www.ucanews.com/news/chinas-virus-spies-wreck-social-stability/87208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