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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배제한 평화는 불가능”팔레스타인 가톨릭 지도자들, 트럼프 대통령 제안 비판

팔레스타인 성지의 가톨릭 지도자들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정안은 “일방적”이며 팔레스타인인들의 “존엄과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지 가톨릭 장상단은 1월 29일 성명을 내고 “이 계획은 아무런 해결책이 되지 못하며 오히려 더 긴장을 자아내고 아마 더 많은 폭력과 유혈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구에는 팔레스타인에 있는 가톨릭의 라틴 전례 및 여러 동방 전례 가톨릭을 비롯해 프란치스코 성지 봉사단과 수녀 1명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기의 협상”이라고 자화자찬한 이 “번영으로 가는 평화”안에 따르면, 장차 팔레스타인 국가가 독립되지만, (국제연합이 인정하지 않고 있는) 서안지구 곳곳의 이스라엘인 정착촌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함으로써 팔레스타인은 독립하더라도 아주 기묘한 영토가 되어 사실상 국가 존립이 의문스러울 정도다. 서안지구는 요르단강 서쪽 지역을 말하는 것으로 동예루살렘과 베들레헴이 포함돼 있다.

이 제안은 또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 외곽에 수도를 두도록 했다.

하지만 가톨릭 지도자들은 성명에서 이런 제안은 이스라엘인들과 팔레스타인인 양측의 합의가 있어야만 한다고 했다.

“이러한 제안 사항들은 동등한 권리와 존엄에 바탕을 둬야 한다.” “번영으로 가는 평화안은 이러한 조건들을 담지 않고 있다.”

1월 29일 이스라엘 요단강 서안에 구름이 덮고 있는 모습. (사진 출처 = CRUX)

레바논에 있는 동방가톨릭교회의 그레고리 3세 라람 은퇴총대주교는 예루살렘에서 주교로 26년간 일한 바 있다. 그는 이 제안은 “이 지역에 더 많은 전쟁과 분쟁으로 이어지는 문을 열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이 제안은 “이 지역에서의 모든 대화, 이 지역에서의 모든 평화 실천에 최종 결정타를 먹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양과 서양에서 반유대주의와 이슬람혐오에 불을 붙이고 기름을 붇는 제안이다.... 서방 전체에.... 증오를 확산시키고, 세계 모든 곳에 종교적 근본주의도 강해질 것이다. 국가들 간의 관계나 민족간에도.”

그는 “전 세계의 지배자들, 특히 미국, 러시아와 서유럽, 동유럽의 지배자들에게 호소한다. ‘세기의 협상’에 함께 맞서고, 오직 하나뿐인 명예롭고 인간적인 해답, 즉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지닌 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가를 만들기 위해 서로 협력하라”고 말했다.

이들 교회 지도자들은 트럼프의 제안이 이스라엘의 요구 사항은 “거의 전부” 수용하면서 팔레스타인 측의 요구는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자신들은 이전에 양측이 합의했던 것이 “존중되고 민족들 간의 완전한 인간적 평등에 바탕을 두고 더 개선되길” 바랐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제안에서 과거의 합의들이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의 이야기를 되뇌는 것은 비생산적”이라며 “갈등을 풀기 위해서, 해답은 지역의 역사적, 종교적 의미를 존중하는 가운데, 전향적이어야만 하며 주민의 안보와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중점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장차 (독립된) 팔레스타인 국가가 “테러를 굳건히 배격”하는 등 국가로서의 자격을 갖추면 500억 달러의 상업 투자를 보장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어떠한 팔레스타인인이나 이스라엘인도 각자의 집에서 쫓겨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팔레스타인은 2017년에 트럼프 대통령이 주 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자 미국과 단교했다. 팔레스타인의 마무드 아바스 대통령은 이번 미국의 평화협상안을 “음모”라며 거부했다. 그는 예루살렘은 “사고파는 물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2000년과 2008년에 팔레스타인 측에 서안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과 팔레스타인인 거주지역을 맞바꾸고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지만, 팔레스타인 측은 거부했다. 서안지구는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점령했지만 2004년 유엔 국제사법재판소는 이 지역은 이스라엘 점령지일 뿐 영토는 아니라고 판결한 바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그 뒤에도 꾸준히 이스라엘인을 이주시키고 팔레스타인인을 쫓아내며 정착촌을 곳곳에 만들어 왔다.

서안지구와 함께 팔레스타인 영토로 인정되고 있는 지중해변의 가자지구는 서안지구와 동떨어져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제안에서 두 지구를 잇는 고속철도 건설도 포함시켰다.

팔레스타인 국가 지도. (이미지 출처 = en.wikipedia.org)

가자 지구는 2007년에 팔레스타인 내 강경세력인 하마스가 알파타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몰아내고 사실상 통치하기 시작하자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공중, 해상, 지상 봉쇄를 실시하고 있다. 인구는 180만 명이다.

근래 이곳을 방문한 유럽과 북미의 가톨릭 주교들은 이곳이 일종의 공개 감옥과 같다고 말해 왔다.

이스라엘 인권단체인 베첼렘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구멍이 숭숭난 스위스 치즈에 비유하면서 “이스라엘 측에는 치즈를 주고 팔레스타인인에게는 구멍을 주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베첼렘은 이 안이 “이스라엘의 인권 침해 상황을 합법화하고 강화시키기에” “절대 수용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베첼렘은 이 제안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지역으로 제시된 것은 과거 남아프리카가 인종차별을 하며 흑인 거주지역을 지정했던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이 안대로라면 팔레스타인인들이 사는 공간은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바닷속에 여기저기 동떨어진 작고 가는 구역들로 조각나 있는 현 상황이 영구화되기 때문에 팔레스타인인들은 자신들의 삶에 아무런 통제권을 갖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기사 원문: https://cruxnow.com/church-in-the-middle-east/2020/01/holy-land-catholic-leaders-trump-peace-plan-needed-palestinian-input/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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