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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소망[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새해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안해가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면서 몸과 마음이 지쳐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해도 끝이 없는 일의 홍수 속에서 잠시라도 빼내고 싶었습니다. 방학도 없는 지역아동센터는 청소년들의 돌봄과 함께 행정 업무가 끝이 없는 곳입니다. 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의 행복한 성장을 위해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모전에 참여하면 할수록 사회복지사들의 업무는 끝이 없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거의 없는 조용한 여행지에 90퍼센트가 넘는 사람들이 가톨릭 신자였습니다. 가난하지만, 친절하고 신심이 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전통적 토속 신앙과 결합된 신앙은 한국처럼 기복적이었습니다. 성당마다 예수의 시신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시신 앞에서 기도했습니다. 성모상 앞에서는 성모와 손을 잡으려고 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손을 잡았는지 성모상의 손은 반짝반짝 빛났습니다. 어떤 성모상은 손가락들이 떨어져 나갔지만, 어린아이에서부터 어른들까지 계속해서 손을 뻗어 성모의 손을 잡았습니다. 저도 손을 뻗어 성모상의 손을 잡아 보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가톨릭 신자인 여행지의 한 성당에서 성모상의 손을 잡는 아이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성모상의 손은 반짝반짝 빛났으며, 손가락들은 떨어져 나갔지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손을 잡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장영식

안해는 여행지에서 궁극적인 질문을 반복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안해의 모습은 한결 밝아졌습니다. 그 힘을 받아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안해의 돌봄이 필요한 청소년들을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여행지에서 안해에게 “건강하게 자신을 잘 돌봄으로써 센터의 청소년들도 더 행복할 수 있습니다.”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습니다. 노동자가 건강해야 노동이 즐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복지사인 안해의 노동이 지치지 않고, 즐겁고 행복하길 빕니다.

사회복지사인 안해는 여행지에서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궁극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연민의 마음으로 지역사회에서 청소년들의 건강한 돌봄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안해의 노동이 행복한 노동이 되길 소망합니다. ⓒ장영식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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