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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복직자 46명, "오늘 출근합니다"노노사정 합의에 따라 출근, 사측 부서배치 통보 없어

쌍용차 해고자 46명이 1월 7일 노노사정 합의를 지키기 위해 출근했다.

이들은 복직 14일을 앞둔 지난해 12월 24일, 사측과 기업노조로부터 휴직을 무기한 연장한다는 일방적 문자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이들은 노노사정이라는 대국민합의를 지키기 위해 예정대로 출근하기로 결정하고 1월 7일, 해고 10년 7개월 만에 공장 정문을 들어섰다.

마지막 복직대상자는 47명으로 이 가운데 1명은 8월 복직 예정이다.

이날 9시 시무식에 맞춘 출근에 앞서 복직자 46명은 쌍용차 평택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1월 7일 쌍용차 마지막 복직자 46명이 사측의 무기한 휴직 통보에도 예정에 따라 출근했다. ⓒ정현진 기자

2019년 먼저 복직한 김선동 조합원은 “오늘 46명의 출근을 축하하기에는 마음이 너무 무겁다. 사측은 남은 46명을 부서배치하고 현장에서 일하게 해 준다는 약속을 치졸하고 옹졸하게 저버렸다”며, “오늘 월차를 냈다. 이 자리에서 46명의 손을 잡고 공장으로 들어가겠다. 사측에 부서배치를 요구한다. 그리고 우리는 공장에서 열심히 일한 대가로 월급을 받는 당당한 노동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직자 이덕환 조합원은 “우리의 출근투쟁은 떳떳하고 아무도 막을 수 없다.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정문을 통과할 것”이라며, “해고 뒤 수없이 죽어간 우리의 공장으로 돌아가는 꿈을 기업노조가 또다시 꺾었다. 그래서 우리는 들어가서 당당히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마지막 복직자 김득중 지부장은 12월 24일 통보를 받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노 속에서 며칠을 보냈다며, “하지만 서로 모여 마음을 보듬고 당당하게 사회적 합의에 따라 출근하겠다고 마음을 모았다. 이제 약속을 어기는 것에 대한 책임은 사측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복직하는 조합원 조문경 씨는 딸이 아빠의 복직 선물로 직접 떠 준 하얀 목도리를 둘렀다. 딸의 이야기가 언급되자, 조 씨는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정현진 기자

김 지부장은 “10년 넘게 공장을 떠나 있었기 때문에 많은 이가 제대로 적응할지 걱정하지만, 우리의 손끝과 마음속에서 한 번도 떠난 적 없는 현장이었다”며, “누구보다 현장라인에 빠르게 적응할 것이고, 안에 있는 동료들의 손을 먼저 잡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과 좋은 차를 만들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뒤, 복직자 46명은 사원증으로 신원확인을 한 뒤, 먼저 복직한 조합원들과 시민들의 인사를 받으며 공장으로 들어갔다.

출근 뒤, 이들은 본관 로비 연좌농성을 벌이며 예병태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며, 오전 10시 40분 복직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예병태 대표는 일방적인 휴직 무기 연장 통보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에게, “고생하는 모습에 마음이 좋지 않다”면서도, “자리를 찾아 복귀하면 좋겠지만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복직을 위해) 하루빨리 좋은 환경을 만들어서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그 시기가 빨라지면 함께 일할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예 대표는 “전체적으로 고민했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회사가 정상화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까지 기다린 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이 시점에서는 급여 70퍼센트 지급”이라며, “절대로 약속을 지키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다. 복직자들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것은 회사 이미지 문제이기도 하다. 부득이한 조치를 내리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고 세련되지 못한 것은 미안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복직자들이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먼저 복직한 동료들은 현수막을 들고 공장 안에서 동료들을 기다렸다. ⓒ정현진 기자

“2019년 현장 퇴직자 50명, 복직자 46명. 정말 감당할 수 없는지 의문”

“어쩔 수 없는 최선이었다”는 입장을 반복하는 예병태 대표에 복직자들은 그동안 참았던 발언을 이어 가며, “회사를 위해서도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해 달라”며, 부서배치를 우선하고 앞으로 문제를 함께 풀어 가도록 고민하라고 요구했다.

“노노사정 합의는 당시 대표이사도 당장 일할 곳이 없다는 입장이라 서로 한 발씩 물러선 것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퇴직자가 50명이었고, 이번 복직자는 46명이다. 납득하기 어렵다. 문제가 있다면 노사정이 함께 해법을 찾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46명에 대한 월급 30퍼센트, 약 5000-6000만 원을 절감해야 할 정도로 위기인지 의문이다”

“회사가 고심 끝에 결정했다지만 크리스마스 이브에 복직 10여 일을 앞두고 노노사정 합의를 노사가 어긴 것에 대한 사회적 손실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 문제는 46명에 대한 비용절감 문제가 아니다. 신의를 지킬 때 회사도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부서배치가 되지 않으면 다시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 복직을 믿고 하던 일을 접었다. 하던 가게를 접고, 일용직, 운전 등의 임시 생계방편을 접었다. 이제는 복직 밖에는 길이 없다. 우리 마음을 헤아려 주기를 바란다. 일하면서 행복하게 살게 해 달라. 회사를 위해 가지고 있는 모든 힘과 기술을 쓰겠다.”

"출근합니다", 10년 7개월 만의 출근길. ⓒ정현진 기자

오늘뿐 아니라 매일 출근할 것

복직자들은 이날 출근을 시작으로 앞으로 매일 오전 6시 30분 출근과 오후 3시 40분 퇴근 일정을 이어 간다. 또 1월 9일에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휴직 구제신청을 낼 계획이다.

한편 2018년 합의에 주체였던 경제사회노동위원회도 쌍용차 사측에 이 문제를 상생발전위원회에서 논의하자고 요청했다.

"출근합니다", 10년 7개월 만의 출근길. ⓒ정현진 기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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