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경과 문규현 신부의 판문점 통과, 20년 지나

▲문규현 신부(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가 "남북대결 중단하고 미군을 내보내고 평화협정 실현하자!"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김용길)

"남과 북 온 민족이 공존과 상생을 염원하고 온 세계가 평화통일을 바라고 또 바라고 있습니다. 하여 분단의 장벽은 허물고 대립과 갈등이 멈추도록 평화협정의 조속한 체결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해방둥이이며 분단둥이인 문규현 신부는 7월 26일, '2009 주한미군 내보내는 한반도 평화협정 실현 한마당'에서 "평화협정 실현으로 남과 북 온 민족이 염원하는 공존과 상생, 온 세계가 바라는 평화통일을 이루자"고 말했다.

문 신부는 1989년 8월 15일 임수경 씨와 함께 분단 이후 민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판문점을 통과했다. 문 신부는 20년 전 "이 민족분단 비극의 자리를 보고 계시죠?"라고 하늘에 올렸던 기도를 지금 이 시간에도 간절하게 외친다며 여전히 대립과 갈등에 놓여있는 남북관계에 대해 안타까워 했다.

송경동 시인과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시와 노래공연은 원불교 서울회관의 강당에 평화 통일을 바라는 염원으로 가득차게 했다. 또한 바닥소리에서는 가족을 잃은 할머니를 북으로 날려보내는 이야기인 '닭들의 꿈'이란 창작판소리를 선보여 참가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사진 / 김용길)

참가자들은 "평화는 시인의 눈물과 어머님의 피울음 속에서 피어난 불꽃이다", "평화는 생명이다", "평화는 삶이다", "평화는 주한미군 철수다" 등의 내용을 손피켓에 적어 흔들며 평화 통일의 염원을 표현했다.

행사의 마지막은 '국가보안법, 북정권제재 작전계획, PSI, 대북전쟁연습, 비핵개방 3000'이라는 '반평화 반통일의 장벽'을 깨뜨리는 상징의식으로 마무리됐다.

이 날 행사에는 전국의 평화협정 추진위원들 천여 명이 참가했다. 용산참사 유가족 이성연 씨, 쌍용자동차 노조원 유대산 씨,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도 참여해 시국에 대해 현 정부를 규탄했다.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평화협정 망치'로 '반평화 반통일의 장벽'을 깨뜨리는 퍼포먼스가 행해졌다. (사진 / 고동주)

▲'평화를 통일을 여는 사람들' 회원들이 모든 '반평화의 장벽'을 깨뜨리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 / 김용길)

문규현 신부 주제연설 [전문]

1945년 해방둥이 분단둥이가 이렇게 64 청년 늙은이가 됐습니다. 그러나 남과 북은 여전히 전쟁 기운과 분단 체제 속에 고통 받고 있습니다. 1989년 8월 15일 판문점 그곳 금지의 선 분단의 장벽을 넘어선 지 20년, 그 해 태어난 아기들은 스무 살 청년이 됐습니다.

그러나 남과 북은 여전히 대립과 반평화 반통일 장벽 앞에 앓고 또 앓고 있습니다. 20년 전 그날 판문점을 넘어설 때 남쪽 구역에서 맨 먼저 만났던 미군들. 그들은 아직도 변함없이 이 나라에 숨어있는 지배자요, 통치자요, 조종자로 행세하고 있습니다.

이 민족분단 비극의 자리를 보고 계시죠? 20년 전 목메어 하늘을 향해 드렸던 이 기도, 그 기도를 지금 이 시간에도 간절하게 외칩니다. 이 민족 분단 비극의 자리를 잊지 않고 계시죠?

분단 64년 그 기나긴 세월 수많은 이들이 희생과 헌신으로 쌓아올린 남북 화해의 평화의 길이 한 순간에 난도질당하며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전쟁이 발발할지 언제 어디서 전쟁이 다시 일어날지 모르는 위기와 불안이 한반도를 뒤덮고 있습니다. 우리는 평화를 원합니다. 우리는 평화를 열망합니다.

남과 북 온 민족이 공존과 상생을 염원하고 온 세계가 평화통일을 바라고 또 바라고 있습니다. 하여 분단의 장벽은 허물고 대립과 갈등이 멈추도록 평화협정의 조속한 체결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한반도 평화체제를 영구히 지속하기 위해 주한미군이 이 땅에 철수할 것과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또한 강력히 촉구합니다.

우리는 평화를 원합니다. 우리는 평화를 열망합니다. 어떤 어려움도 어떤 탄압도 이겨낼 겁니다.

분단 64년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모든 금기의 선을 분단의 장벽을 반평화 세력을 넘어서고 또 넘어설 겁니다. 지우고 지우고 허물고 또 허물어 마침내 하나 된 민족 평화의 민족을 이루어 갈 겁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평화입니다. 평화는 우리다. 평화는 길이다. 평화는 자유고 우리는 평화는 하나다. 우리 함께 가는 길이 민족의 역사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용기와 신념이 광장을 만들고 대안을 만들어서 자주 평화 통일 민족 번영의 시대를 이루고 꼭 이루고 말 겁니다. 그 날까지 우리 함께 갑시다!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