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부터 17일까지 매일, 유족위한 도움 절실

천주교 인천교구 노동사목이 한국지엠에서 일하다 숨진 노동자 A 씨(47, 요셉)를 위해 매일 저녁 연도를 바쳐 왔다. 

지난 11월 30일 한국지엠 부평공장 도장2부에서 근무하던 A 씨가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한국지엠 부평비정규직지회는 12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열악한 노동환경과 극심한 고용불안”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13년간 한국지엠에서 일했던 A 씨는 지난해 말부터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되면서 한 달 일하고, 한 달은 무급으로 쉬어야 하는 불안한 상황에 처했다. 그가 일한 마지막 달에는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일했다. 

A 씨가 숨진 지 보름이 지났지만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 유가족은 A 씨가 죽음에 이른 원인을 밝혀야만 장례를 치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 또한 “반복되는 고용불안의 위협과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를 사망에 이른 원인으로 보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부평비정규직지회는 “(A 씨가) 며칠 전부터 그리고 출근 당일 아침에도 가슴통증을 호소했다. 이런 전조증상이 있었고 몸이 아팠는데도 왜 제대로 쉬지 못하고 사고 당일까지 출근해서 죽음에 이르게 되었는지 확인하고, 잔인한 책임자가 누구인지 규명해야 고인도 편안히 눈을 감을 것”이라고 했다.

인천교구 노동사목이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A 씨를 위해 매일 저녁 연도를 바치고 있다. (사진 제공 = 인천교구 노동사목)

한국지엠은 비정규직 노동자와의 계약 해지를 이어 왔다. 부평에서 일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복직을 위해 2년째 농성 중이며, 11월 25일에는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560여 명이 해고를 통보받았다. 

인천교구 노사목은 12월 9일 A 씨의 영원한 안식과 유가족을 위로하는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에서 양성일 신부(인천교구 노동사목부)는 “요셉 형제의 죽음은 분명한 자본이라는 악이 행한 인재”라며 “이를 이겨내고 공정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가 함께 싸우고 주님을 믿고 용기를 내자”고 말했다. 

노사목은 11일부터 분향소가 있는 부평 세림병원에서 매일 저녁 6시에 연도를 바쳤다. 노사목 조대원 사무처장은 “미사 뒤에 너무나 지쳐 있는 유가족을 보고 함께해야겠다는 생각에 연도를 바치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동사목 실무자와 회원들이 함께해 왔다.

이어 조 사무처장은 신자들에게 기도를 당부하고, A 씨가 숨지기 전에도 격월로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워했다며 남은 유족을 위한 실질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A 씨를 위한 연도는 17일로 마무리했으며, 내일 19일 오전 출관 예절이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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