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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안의 기쁨[유상우 신부] 12월 15일(대림 제3주일) 이사 35,1-6ㄴ.10; 야고 5,7-10; 마태 11,2-11

필리피서 4장 4-5절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Gaudete in Domino semper. Iterum dico: Gaudete!)-을 인용한 오늘 입당송의 노래처럼 교회는 오늘 대림 제3주일을 ‘기뻐하여라’(Gaudete) 주일로 지냅니다. 회개와 참회를 상징하는 자색과 기쁨과 축제를 상징하는 백색 사이에 있는 장미색, 평소에는 보기 힘든 사제의 그 장미색 제의가 상징하듯 장미 주일이라고 불리는 대림 제3주일에 교회는 다가오는 성탄의 기쁨을 미리 맛보게끔 우리를 인도합니다. 기쁨. 우리가 신앙 안에서 느낄 수 있는 기쁨은 무엇일까요? 너무나 많은 것이 있겠지만 이번 주일 전례의 말씀 속에서 찾아야 하는 기쁨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때에 눈먼 이들은 눈이 열리고 귀먹은 이들은 귀가 열리리라. 그때에 다리 저는 이는 사슴처럼 뛰고 말 못하는 이의 혀는 환성을 터뜨리리라.”(이사 35,5-6) 이번 주일 제1독서는 감각의 회복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시는 주님의 이야기도 이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 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마태 11,5) 결국 제1독서와 복음은 주님께서 오실 때에 모든 감각이 회복되어 주님 안에서 기뻐할 것이라고 선포합니다. 결국 제대로 볼 수 있고 제대로 듣게 됨으로 인해 기쁨이 찾아오는 것입니다. 이 감각의 회복은 원래의 상태로 돌아감을 상징합니다. 새 창조. 그렇게 제대로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걷게 되는 것은 주님께로 다시 한번 방향을 고쳐 잡는 새로운 창조를 의미합니다. 그 감각의 회복에 이어 주님께서는 요한의 제자에게 보는 것에 대하여 묻고 계십니다. “너희는 무엇을 구경하러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아니라면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고운 옷을 입은 사람이냐? 고운 옷을 걸친 자들은 왕궁에 있다. 아니라면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마태 11,7-9) 그리고 직접적으로 주님께서는 그들에게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사실 이 의미가 주님의 성탄 속에 정확히 녹아 있습니다. 성탄 낮미사 때 우리는 요한 복음 1장을 듣습니다. 요한 복음 1장은 결국 창세기 1장을 정확히 직시하고 있습니다. 모두 ‘한 처음에’(In Principio)라는 말로 시작하는 두 책은 말씀이신 주님을 통해 시작된 처음을 이야기합니다. 말씀으로 세상에 첫 감각을 부여하신 창조하신 창세기 1장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요한 복음사가는 성탄을 새로운 창조의 의미로 해석해 내는 것입니다. 세상을 구원하실 아기 예수님께서 오심을 통해 잘못 방향 지워진 세상의 감각들이 다시 한번 제자리를 찾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성탄의 기쁨은 새로운 창조, 감각의 회복으로 이루어집니다.

대림 제3주일을 기다리며. ⓒ정현진 기자

결국 우리가 기쁘기 위해서는 ‘항상 새롭게’ 감각이 회복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고해성사입니다. 주님보다는 다른 것에 내 눈과 귀를 집중했던 과거를 성찰하고 다시 한번 주님께로 방향 잡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다름 아닌 대림시기의 고해성사입니다. 제가 지난 대림 제1주일에 이어 오늘도 고해성사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그만큼 이 시기의 고해성사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오늘날의 사회에서는 내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이 많이 없습니다. 해야 될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내 삶의 방향이 어디로 향해 있는지 놓치기 쉬울 경우가 많습니다. 그 방향을 바로 잡아주는 것이 바로 고해성사인 셈입니다.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내가 보던 것에서 시선을 돌릴 수 있어야 합니다..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내가 듣던 것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대로 걷기 위해서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던 길에서 돌아설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11,5)라는 오늘 주님의 말씀은 결국 끊임없이 불필요한 것들을 포기하라는 말씀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대림의 첫째 시기가 끝나 갑니다. 첫째 시기에는 전례의 기도문들이 세상의 마지막 순간에 오실 예수님의 재림 다가오는 둘째 시기, 12월 17일부터는 이제 아기 예수님의 탄생에 포커스를 집중하게 됩니다. 다가오는 주님의 성탄을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서, 세상에 말씀으로 오시는 그분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기 위해서 내가 그동안 잘못 보아 왔던 그리고 잘못 들어 왔던 것들이 무엇인지 한번 성찰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그 포기와 용기가 우리를 성탄의 기쁨 속으로 인도할 것입니다.

유상우 신부(광헌아우구스티노)

부산교구 감물생태학습관 부관장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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