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인당 쌀 소비 77킬로그램, 사상 최저!

지난 1월 15일(화) 통계청은 ‘2007 양곡연도(11월 초∼10월 말) 1인당 쌀 소비량 조사’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통계청의 이번 발표를 보면, 지난해 우리 국민 한사람이 먹은 쌀의 양이 총 77킬로그램으로 쌀 한 가마니의 양도 안 되는 사상 최저 수준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고기와 과일, 채소류 소비량이 갈수록 늘어, 식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1인당 쌀 소비량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입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은 76.9㎏으로 2006년의 78.8㎏보다 2.4% 감소했습니다. 연간 쌀 소비량은 2002년 87.0㎏, 2003년 83.2㎏, 2004년 82.0㎏, 2005년 80.7㎏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루 쌀 소비량 평균 2공기

국민 1인당 하루 쌀 소비량도 지난해에는 2006년보다 2.4% 감소한 210.9g으로 줄어, 하루 평균 2공기 정도의 밥을 먹은 셈입니다. 통계청은 쌀 소비 감소 추세에 대해 고기, 떡, 빵, 라면, 과일 등 대체식품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1997년과 2006년 1인당 연간 식료품 소비량을 비교해 보면 육류는 29.3㎏에서 33.6㎏으로, 과일류는 58.0㎏에서 62.2㎏으로, 채소류는 148.5㎏에서 154.0㎏으로 모두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쌀만은 102.4㎏에서 78.8㎏으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대만과 일본과 비교하면

현재 우리나라 쌀 소비량은 대만이나 일본과 비교하면 아직 많은 편입니다. 2006년 현재 대만과 일본 국민은 1인당 각각 48.0㎏, 61.0㎏의 쌀을 먹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쌀 소비량 감소율 폭은 우리나라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1997년과 2006년 쌀 소비량을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102.4㎏에서 78.8㎏으로 무려 23.0%나 줄어들었습니다. 이에 비해 대만은 58.4㎏에서 48.0㎏으로 17.8%, 일본은 66.7㎏에서 61.0㎏으로 8.5% 수준으로 각각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20대 여성이 가장 끼니를 많이 걸러

이번 조사에서 그나마 다행인 점은 쌀 소비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건강관리, 식습관 개선, 주5일근무제 등의 영향으로 끼니를 거르는 횟수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점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이 지난해 끼니를 거른 횟수는 연간 17.6회로, 이는 2006년 19회보다 7.3%(1.4회) 감소한 수준입니다. 연령대별로 끼니를 거르는 횟수를 살펴보면 20대가 한 달 평균 3.7회로 전체 평균 1.5회를 크게 웃돌았고, 성별로는 여자가 1.6회로 남자 1.4회 보다 끼니를 더 많이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쌀 소비 감소의 주된 원인, 육식과 밀가루

이번 통계 조사를 살펴볼 때 쌀 소비 감소의 주된 원인이 대체 식품의 소비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물론 전사회적 트렌드가 되어버린 웰빙 추세로 과일과 채소류의 소비가 증가한 점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기와 라면과 빵에 대한 대체 소비도 늘어났다는 점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하는 대목입니다.


우선 고기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생산량이 과거 50년 사이 다섯 배 이상 증가해, 세계인구 1인당 고기 소비량이 17킬로그램에서 38킬로그램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전 세계 인구 60억 명 가운데 12억 명 가량이 기아와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지구촌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농산물가격폭등으로 인한 이른바 ‘농업 인플레이션’인 ‘애그플레션(Ag-flation)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2년 사이 국제 식품가격이 75%나 뛰어 올랐고, 라면과 빵의 원재료인 밀 원맥의 곡물 가격은 평균 40% 올랐습니다.


하루세끼! 밥! 밥을 먹자!

결국 고기 소비로 인한 전 세계적인 환경파괴와 기아와 빈곤의 문제, 그리고 밀 가격 상승과 같은 농업 인플레이션의 시대에, 쌀과 곡물 중심의 식생활을 확대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건강을 지키고, 지구 환경생태계를 지키며, 우리 농민을 살리는 길입니다. 하루 세끼! 밥! 밥을 많이 먹어야 합니다.

/맹주형 2008-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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