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할 수 있는 일은 연대”

5일, 3대 종단 등이 해고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모두를 한국도로공사가 직접 고용하라며 오체투지 행진을 진행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톨게이트직접고용 시민사회공동대책위원회와 민주노총 소속 요금수납원 등이 이날 오체투지 행진에 참여했다.

서울 종로5가 기독교 회관에서 오전 10시쯤 시작된 오체투지 행진은 명동성당과 조계사, 광화문을 거쳐 청와대 앞까지 6시간 동안 진행됐다.

지난 8월 대법원이 한국도로공사에 요금수납원을 직접 고용하라고 최종 선고했지만, 도로공사는 재판 진행에 따라 조건부로 해고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며 한국노총과만 합의했다.

그 뒤 10월 10일 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은 민주노총과 따로 교섭하겠다고 했지만 한 달 가까이 교섭의 움직임이 없어 농성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행진단은 이 문제 해결에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5일 오체투지를 시작하며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장 이주형 신부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이날 민주노총 소속 요금수납원들이 피켓을 들고 오체투지 행진에 함께했다. ⓒ김수나 기자

이날 오체투지 행진을 함께한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장 이주형 신부는 “종교가 할 수 있는 일은 약한 노동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것”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이 신부는 “현재 처음보다 관심이 줄고, 교섭의 움직임도 없는 상황에서 김천도로공사 본사 농성장은 무척 열악하다. 이들 가운데는 한 집안의 가장도 많아 농성 중인 요금수납원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신부는 “이들은 전혀 모르는 남이 아닌 내 이웃이고 가족이다. 종교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들에게 힘을 실어 주고, 끝까지 잘 버틸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연대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로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농성을 시작한 지 129일, 한국도로공사 본사 점거 농성은 58일을 맞았다.

지난 10월 13일 이승호 청와대 경제수석이 “톨게이트 수납원이 없어질 직업”이라 발언해 불법파견이란 본질을 흐린 것이나, 공기업인데도 정부가 적극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 해고자 일부만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 자회사 설립으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게 한 것은 약한 요금수납원들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은 행태라고 이주형 신부는 지적했다.

행진단은 청와대 앞에 도착해 “이강래 해임, 구속”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설 것”, “직접고용 쟁취”, “톨게이트 노동자는 정당하다”는 구호를 외치며 이날 오체투지를 마무리했다. 

6시간 넘게 오체투지를 하고 있는 요금수납원들. ⓒ김수나 기자
6시간 넘게 오체투지를 하고 있는 요금수납원들. ⓒ김수나 기자
이주형 신부는 “이들은 전혀 모르는 남이 아닌 내 이웃이고 가족이다. 종교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들에게 힘을 실어 주고, 끝까지 잘 버틸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연대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체투지 행진을 마무리하며 행진단은 "이강래 해임, 구속", "직접고용 쟁취", "톨게이트 노동자는 정당하다"를 외치며 청와대가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김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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