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세찬 비바람 속에도 내성천 주차장에서 신시장을 거쳐 봉화군청까지 가두행진을 하는 시민들이 "영풍빼야 청정봉화"를 외치고 있다. ⓒ장영식

가을 태풍 미탁이 한국에 상륙하는 날, 경북 봉화군에서는 석포 영풍제련소 폐쇄를 위한 군민결의대회가 열렸다. 세찬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부산과 대구 그리고 안동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영풍제련소는 낙동강 최상류에서 50년간 아연을 제련하고, 황산을 제조하며 나오는 유독성 중금속 물질들을 하천과 대기로 배출하고 있는 기업이다. 영풍제련소는 수질과 환경정화 그리고 조업정지 명령에도 소송 등을 통해 합법이라는 이름으로 제련소를 정상 가동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봉화군청의 소극적 대응과 ‘환피아’와 ‘관피아’ 그리고 ‘법피아’들의 협조가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군민결의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1970년부터 약 50년간 1300만 명의 식수원인 낙동강 최상류에서 기업의 이윤을 위해 환경을 오염하고 있는 영풍제련소를 규탄하며, ‘무법천지’ ‘무소불위’ ‘영풍공화국’ 등으로 대변되는 영풍제련소의 폐쇄 없이는 청정 봉화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군민들은 영풍제련소 상류에는 다슬기 등의 저서생명체가 살고 있지만, 영풍제련소에서부터 그 밑으로는 완전히 죽음의 강이라고 강조했다. “다슬기도 살 수 없는 곳에, 소나무들도 말라 죽는 곳에서 사람이 어떻게 살 수 있는가”라며 반문했다.

군민결의대회가 마치는 시각, 비는 더 거세게 내렸음에도 시민들은 내성천과 신시장을 지나 봉화군청까지 가두행진을 진행하며, 영풍제련소 폐쇄를 외쳤다. 

영풍제련소 폐쇄를 위한 봉화군민결의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모습이 결연하다. ⓒ장영식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