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훈민정음 해례본. (이미지 출처 = ko.wikipedia.org)

한글날을 기억하소서

- 닐숨 박춘식

 

 

- 하느님에 대한 시를

- 지구의 언어로 짓는 일이 합당한가요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다!’라고

극찬하는 세계의 언어학자들 앞에서 먼저

‘하느님의 한글 시’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 희뿌연 안개가 하느작거리며 엷어지더니

- 시월 구 일, 한글날 아침

- 하느님께서 한반도에 새뜻한 초성 중성 종성을

- 아기자기 살피시며 주십니다 그리고

- 더러워진 천지인을 닦으라고 하십니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9년 10월 7일 월요일)

 

세계 저명한 언어학자나 유명 대학의 언어학 교수 등 많은 학자가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다.” 또는 “세종대왕은 서양보다 500년이나 먼저 음운이론을 완성했다.”고 하는 칭찬은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리고 대학에서 언어학의 음운론 강의를 듣게 되면 한글의 우수성을 쉽게 이해하게 됩니다. 어느 교수는 ‘불그스름하다’라는 단어는 어느 나라 언어도 쉽게 번역하기 곤란한 기막힌 한글이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신앙적인 면에서, 성경이나 기도문 등은 가장 아름답고 아주 쉬운 말로 번역하거나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 그저 덤덤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라틴어 글자 그대로 아주 정확하고 빈틈없이(stricte-라틴어) 번역할 부분도 있지만, 본 의미의 확장으로 두 번째 세 번째 의미로 번역할 수도 있습니다. 번역을 아무리 잘하여도 똑똑한 박사들이 뒤에서 구시렁거립니다. 한글을 사용하는 복된 민족으로 평상시 말씨도 우아하시기를 빕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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