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반년, 용산에서 범국민추모제 열려
-이강서 신부 "아픔에 동참하는 우리,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이 노래로서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용산참사현장에 거룩한 묵념이 흘렀다. 용산참사가 난 지 6개월 되는 날에 15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사현장에 모여 묵념을 시작으로 뜨거운 열기로 범국민추모대회에 함께 했다.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주관한 이 집회에서 시민들은 참사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나도록 사과는 커녕 오히려 진실을 은폐하는 이명박정권을 강력히 규탄했다.

지난 봄부터 용산참사현장인 남일당에서 매일미사를 드리고 있는 이강서신부는 지난 6개월을 소회하며 유가족과 함께 한 사제들을 대표하여 추모사를 낭독했다. 이신부는 추모사에서 다섯 명의 참사열사를 추모하고 반민주적인 이명박정권을 질타했다. 그는 "반년이라는 시간의 길이는 오늘날 배금주의에 빠진 우리 사회의 메마른 인정과 이명박정부의 낯 두꺼운 냉담의 깊이를 헤아리게 하는 척도가 되었다"고 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태어나 국민의 한 사람으로 살아온 신부로서 오늘처럼 비통하고 답답한 적이 없다. 그것은 지난 반년 간 여실히 보여준 이 나라 이 정부의 피도 눈물도 없는 태도와 오직 경제 이익 이외에는 어떤 관심도 예의도 갖추지 않는 영혼 없는 통치에 대한 총체적 결론"이라고 말했다. 

이 신부는 이제 용산참사 현장은 이명박정부에게는 '수치와 실책의 현장'이 되었고, 인간의 침해받을 수 없는 인권과 모든 이를 위한 정의사회, 그리고 참 민주주의를 찾는 이들에게는 '거룩한 승리의 해방구'가 되었다고 선언하면서 "이곳은 매일 저녁 촛불과 꽃이 영정 앞에 봉헌되고 있다. 그 의미는 이 칠흑 같이 어두운 경제독재의 밤을 밝히는 촛불이요, 냉동실처럼 차가운 불의의 추위를 녹이는 꽃이다. 이곳을 잊지 않는 이들, 또 이곳을 찾아주는 이들이 바로 촛불이며 꽃이라는 깨달음이 피어나는 현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상을 바꾸는 힘은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아픔으로 삼는 사람들만이 지닐 수 있다"면서 이 자리에 선 사람들이 바로 '세상을 바꾸는 힘'아라고 말했다. 

▲'남일당 본당 주임 신부'인 이강서 신부가 추모사를 읽고 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망나니보다 못한 것이 개망나니, 그보다 못한 것이 쥐망나니"라며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

백기완 소장은 "망나니나 개망나니보다 못한 이명박을 청와대에서 끌어내고 서울에서 내쫓고 이 땅별에서 내쫓아야만 용산학살이 해결된다"고 이명박정권의 퇴진을 함께 이끌어낼 것을 촉구했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은 "사람의 몸의 중심은 아픈 곳이듯 세상의 중심도 아픈 곳"이라면서, "그렇게 이 자리는 우리에게 비극의 역사로 남을 것이지만, 이명박에게는 단지 해프닝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하며 노래로써 분노를 승화시켰다.

이날 추모대회에서는 지난 1월 20일에 발생한 참사의 비극과 용산참사 반년에 걸쳐 현장에서 벌어진 공권력의 만행이 담긴 영상물이 상영되었고, ‘노래공연’, ‘몸짓패 선언’ 등의 공연 으로 이어지면서, 더 이상 용산참사를 두고 볼 수 없다는 결의를 다지는 시간이 되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용산참사 반년에, 고 이상림, 양회성, 한대성, 이성수, 윤용헌 열사를 추모하며

 

 

<동영상 제공/천주교인권위원회>


저는 오늘 오지 않았으면 하고 바랬던 그날 위에 서 있습니다. 용산참사 발생 6개월, 참사희생자인 열사의 넋이 떠나지 못하고 현장에 메인 지 반 년이 된 자리입니다.

반년이라는 시간의 길이는 오늘날 배금주의에 빠진 우리 사회의 메마른 인정과 이명박정부의 낯 두꺼운 냉담의 깊이를 헤아리게 하는 척도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태어나 국민의 한 사람으로 살아온 신부로서 오늘처럼 비통하고 답답한 적이 없습니다. 그것은 지난 반년 간 여실히 보여준 이 나라 이 정부의 피도 눈물도 없는 태도와 오직 경제 이익 이외에는 어떤 관심도 예의도 갖추지 않는 영혼 없는 통치에 대한 총체적 결론입니다.

반년이라는 고통의 시간은 이곳 끔찍한 참사 현장의 형태변화를 유발했습니다. 이제 이곳은 후퇴한 민주화의 수호성지, 소멸된 인권회복 성지, 실추된 인간존엄성과 정의실현의 첫자리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다섯 분의 용산참사 열사들이 역사의 현장에 남은 이들에게 유산으로 건네주는 선물이라 생각됩니다.

이제 용산참사 현장은 우리 시대, 우리사회와 우리 역사를 중차대한 국면이 되었습니다. 이정부에게는 씻을 수 없는 수치와 실책의 현장이 되었고, 인간의 침해받을 수 없는 인권과 모든 이를 위한 정의사회, 그리고 참 민주주의를 찾는 이들에게는 거룩한 승리의 해방구가 되었습니다.

이곳은 매일 저녁 촛불과 꽃이 영정 앞에 봉헌되고 있습니다. 그 의미는 이 칠흑 같이 어두운 경제독재의 밤을 밝히는 촛불이요, 냉동실처럼 차가운 불의의 추위를 녹이는 꽃입니다. 이곳을 잊지 않는 이들, 또 이곳을 찾아주는 이들이 바로 촛불이며 꽃이라는 깨달음이 피어나는 현장입니다.

벗이여, 네가 아프니 나도 아프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픔에 동참하는 만큼 그대가 덜 힘들리라는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바꾸고 싶고, 또 바꾸기 위해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아픔으로 삼는 사람들만이 지닐 수 있습니다.

용산 반 년, 이 자리에 서신 여러분이 세상을 바꾸는 힘입니다. 

 (이강서 신부/서울대교구빈민사목위원회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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