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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는 참여, 성직자는 경청”의정부교구 ‘공동합의성’ 강독회

의정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선교사목국이 교황청 문헌인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공동합의성'에 대한 강독회를 18일 열었다.

이 문헌은 교황청 국제신학위원회가 3년 동안 공동합의성에 대해 토론한 결과로 2018년 교황의 허가로 발행했고, 지난 6월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번역, 출판했다.

이날 의정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평협) 교육연구분과 박문수 위원장이 공동합의성의 개념과 역사를 강의했다.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공동합의성', 교황청 국제신학위원회, 한국천주교주교회의, 2019. (표지 제공 =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강독회를 공동주최한 의정부교구 선교사목국장 이재화 신부는 "성직자 중심에서 벗어나 사제, 수도자, 평신도 등 모든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는 교회 공동체를 만들어 갈 시대가 왔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우리 교구는 교회 운영방식의 패러다임을 바꿔 공동합의성을 살리는 사목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마침 교황청에서 관련 책이 나와 평협과 함께 공동합의성을 되살려 모두가 교회 공동체에 기쁘게 참여하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강독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이 신부는 "성직주의의 폐해로 한국교회에는 평신도가 교회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책임지는 문화가 거의 없어 평신도의 자발성이 떨어지고, 교회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그것에 대한 만족에만 관심을 두게 돼 교회 공동체가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본당에서 공동합의성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제와 봉사자, 특히 본당 사목평의회나 소공동체 봉사자에게 공동합의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동합의성, “모든 신자가 교회의 삶과 사명에 직접 참여하는 것”

첫 강의에서는 의정부교구 평협 교육연구분과 박문수 위원장이 교회사, 교회전통, 성경, 신학적 차원에서 공동합의성(synodality)의 개념을 풀었다.

공동합의성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65) 뒤에 나온 새로운 개념이지만 성경과 교회사에 비춰 볼 때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개념에 혼란이 있고, 교회 안에서 구체적 실현이 미미해 교황청 국제신학위원회가 공동합의성의 신학적 의미를 정리한 것이 이 문헌의 배경이란 것이다.

박 위원장은 “공동합의성은 교회의 핵심적 요소며, 하느님 백성 전체, 모든 신자가 교회의 삶과 선교사명에 관계하고 직접 참여하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는 “하느님의 백성이 함께 걸어가는 여정”으로도 표현되며, 교회 구성원 전체가 교회 활동에 공동으로 참여하고 대화와 경청을 통해 하느님의 뜻을 함께 식별하는 과정으로, 이 과정에서 결정된 내용을 함께 책임지고 이행하는 것도 포함된다.

자칫 공동합의성은 교회의 모든 문제를 함께 결정하거나 모두에게 결정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는데, 합의 과정을 함께한다는 것이지 모든 것을 공동으로 결정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동합의성은 토론과 자문을 통해 결정에 이르는 과정, 결정을 내리는 직무자(사제, 주교, 교황)가 모두 포함된 개념으로, 이를 민주주의 다수결 방식과 같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공동합의성은 가톨릭 교회의 특수한 의사결정 원리로 이를테면 시노드가 끝나면 교구장 또는 교황에게 건의투표를 하거나 건의안을 제출하고 교회의 수장은 그것을 사목정책에 반영하는 방식이므로 다수결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시노드는 교리, 규율, 전례 등의 문제를 토의해 결정하고자 여는 교회의 대의원 대회를 말한다.

의정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교육연구분과 박문수 위원장. ⓒ김수나 기자

“교회 구성원이 함께 답을 찾아가는 과정”

그렇다면 왜 지금 공동합의성을 논의하는가.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교회는 전통적으로 모든 구성원이 긴밀하게 소통하고 경청하는 것을 본질로 하는 친교의 교회인데도, 현대 교회의 삶은 그렇지 못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진 것이 이 문헌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또, “순례하는 교회”의 의미도 중요하다. 박 위원장은 “순례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여러 사람이 성령의 인도에 따라 식별을 통해 답을 함께 찾는 것으로, 교회가 답을 정해 놓고 따르게 하지 않고 답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회가 어떤 길로 나아갈지 식별하기 어려울 때 서로 묻고 경청하고 의견을 나누며 답을 찾는 것이 공동합의성이 이뤄지는 과정이다. 이를테면 교회법에 따라 각 본당에 사목평의회와 재무평의회를 두어야 한다는 것도 공동합의성이 실현되는 구체적 모습이다.

본당 사목, 재무평의회는 각 본당에 설치된 사제의 자문기관으로, 1983년 “교회법전”에서 신설됐으며 본당 주임 신부가 의장을 맡고, 본당 사제와 수도자가 임명한 평신도 대표들로 구성된다.

문헌은 '친교의 교회론’도 강조한다. 친교의 교회는 교회 안의 모든 이가 주체임을 뜻한다. 박 위원장은 이를 “내 안에 너 있다”는 표현과 같다면서, 친교의 교회란 교회 안의 모든 이가 서로에 속한 존재로서 소통하는 교회상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톨릭 역사에서 공동합의성이 중요하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를 강조하지만, “신자들이 공동합의성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교회에서 성직자가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수직적 구조를 주로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동합의적 교회는 참여하는 교회며 가장 중요한 것은 참여다. 신자들은 교회에 적극 참여하라는 요청을 받고, 사제나 주교들은 신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라는 요청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 책의 후반부를 해석하는 두 번째 강독회는 25일 신앙교육원 의정부본원에서 열리며, 의정부교구 사목연구소장 변승식 신부가 교회에서 공동합의성이 구현된 구체적 사례를 살핀다.

한편, 의정부교구는 이번 강독회를 시작으로 올해 말 진행될 본당사목계획수립 연수에서 공동합의성을 다루고 내년에는 사목현장에 공동합의성을 적용하는 문제를 중심으로 교육을 마련할 계획이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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