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 동두천 보산에 ‘가톨릭난민센터’

29일 의정부교구가 동두천시 보산동에 새로 마련한 ‘가톨릭난민센터’ 축복식을 거행했다.

이날 축복식에는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 및 교구 사제들과 꼰솔라따수도회, 성가소비녀회, 예수수도회, 예수회, 인보성체수녀회의 이주사목 수도자, 관련 단체와 후원자 등 80여 명이 모여 이곳이 난민을 환대하고 지원하는 공간이 되길 기도했다.

이 자리에는 교구의 난민돌봄 활동가들과 동두천, 호원동, 광적, 전곡본당 이주사목분과와 함께 온 베트남, 필리핀 등 이주민 공동체와 이 지역 난민공동체도 함께했다.

의정부교구는 난민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이들과 우정을 나누는 쉼터이자 어려움을 지원하며 특히 난민 어린이와 청소년의 기본권을 위해 이 센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보산역 주변은 난민 신청자만 700명에 이르는 난민 집중거주 지역으로, 이곳 난민가정 어린이들은 교육과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천주교 의정부교구가 동두천시 보산동에 마련한 '가톨릭난민센터'. ⓒ김수나 기자

이날 축복식에서 이기헌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 직후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 섬의 난민 수용소를 방문했던 일을 언급하며 난민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일본과 중국의 조선인, 러시아의 고려인 등 조국을 떠나 생면부지의 나라로 살러 간 우리 민족을 생각할 때, 민족적으로나 가톨릭 신자로서 우리는 난민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한국은 1992년 난민협약과 난민의정서에 가입하고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했지만, 유엔 회원국의 난민 인정률이 35퍼센트인데 비해 우리는 불과 2퍼센트 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난민을 보호하는 대열에 섰다고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그들을 형편없이 대우하고 있다”며 “의정부교구의 엑소더스 세 군데와 이곳 난민센터를 통해 난민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고, 새롭게 다짐하는 날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이기헌 주교(의정부교구장)는 축복식에서 난민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져달라 당부하고 금일봉을 전달했다. ⓒ김수나 기자

의정부교구 의정부엑소더스 위원장 겸 지역아동사목위원장 신중호 신부는 “작지만 이 센터 안에서 집을 잃고 떠나온 이들이 고된 삶의 여정 중에 잠시 마음 편히 쉬길 바란다”면서 “우리 선주민들이 가진 난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혐오를 없애고, 바른 인식을 갖도록 이 센터가 마중물 한 바가지가 되길 빈다”고 29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한편, 신중호 신부에 따르면 의정부교구는 이주민과 난민을 위해 구리, 의정부, 파주 세 곳에서 ‘엑소더스(EXODUS)’라는 센터를 운영하는데, 그중 동두천에 가장 많은 이주민이 산다.

난민은 크게 세 가지 자격으로 나뉘는데, 난민 신청자, 난민 인정자, 인도적 체류허가자로 구분된다.

난민법이나 난민협약에 따라 난민 지위를 인정받으면 난민, 국내 입국 뒤 출입국사무소에 난민 지위를 인정해 달라고 신청하면 난민 신청자며, 난민 지위는 인정받지 못했으나 인도적 보호를 위해 체류를 허가받으면 인도적 체류자다.

법무부에 따르면, 1994년부터 2018년 5월 말까지 국내 누적 난민 신청자는 4만여 명, 그중 난민 인정은 800여 명, 인도적 체류 인정은 1500여 명이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한국의 난민 인정률은 2퍼센트다.

2018년 1년 동안 3800여 명의 난민심사가 끝났고, 그중 144명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인도적 체류허가는 514명이다. 작년 난민 인정률은 3.7퍼센트, 난민 인정과 인도적 체류까지 합한 난민보호율은 17퍼센트다.

2018년 190개 나라 평균 난민 인정률은 30퍼센트며, 난민보호율은 44퍼센트다.

센터는 2층 건물로, 1층 ‘TECUM(떼꿈)’은 지역아동사목위원회가 난민가정 어린이, 청소년을 위해 공부, 식사, 체험활동을 하는 데 쓰며, ‘EXODUS(엑소더스)’인 2층은 이주사목위원회가 난민 상담과 교구의 ‘1본당 1난민가정 돌봄사업’의 중심공간으로 쓴다.

오는 9월 9일 정식으로 문을 열며, ‘TECUM(떼꿈)’의 수용 예상 인원은 어린이와 청소년 50명 정도다.

센터 1층 내부. 축복식에서는 이 센터가 난민 신청자만 700명에 이르는 보산동 지역에서 난민 아이들을 위한 교육과 돌봄 공간이 되리라 기도했다. ⓒ김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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