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종 최신 강론말씀]

(편집 : 장기풍)

“인생의 ‘밤’을 밝히기 위한 신앙의 등불을”

교종, 8월11일 연중 제19주일 삼종기도 가르침

프란치스코 교종은 8월11일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연중 제19주일 삼종기도 가르침을 통해 주님과 함께 걷는 여정에 들어가려면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종은 또한 신앙의 등불은 형제들의 유익을 위한 것이며, 하늘나라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지상에서 재능을 꽃피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르침 내용.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복음말씀(루카 12,32-48)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계속 깨어 있을 것을 요청하십니다. 왜 깨어 있어야 합니까? 하느님께서는 지속적으로 우리 삶에 들어오시기 때문에 각자 삶에서 하느님의 행보를 포착하기 위해서입니다. 성경은 깨어 있는 삶을 살기 위한 방법을 알려 줍니다.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루카 12,35) 이것이 방법입니다. 먼저 ‘허리에 띠를 매는 것’은 여정에 나설 준비 곧 순례자의 자세를 떠올리는 모습입니다. 편하고 안정된 주거지에 뿌리내리는 것이 아니라 다음 목표를 향해 우리를 인도하시는 하느님의 뜻과 행보에 단순함과 신뢰를 갖고 마음을 열며, 자신을 내어 맡기는 것을 말합니다. 주님께서는 항상 우리와 함께 걸으시고 어려운 여정에서도 길을 잃지 않도록 우리를 인도하시기 위해 여러 차례 우리 손을 잡고 동행하십니다. 사실 하느님을 신뢰하는 사람은 신앙의 삶이 정적이 아니라 역동적이라는 것을 압니다! 신앙의 삶은 항상 주님께서 매일매일 직접 알려 주시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지속적인 여정입니다. 그분은 놀라우신 주님이시고, 정말로 새로움의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방식은 ‘허리에 띠를 매는 것’입니다. 이어 어두움을 밝힐 수 있도록 ‘등불을 켜 놓을 것’을 요구하십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인생의 수많은 ‘밤’을 비출 수 있는 성숙되고 진정한 신앙을 살라고 부르심 받았습니다. 우리 모두 정말 영적인 밤이었던 날들을 보냈음을 알고 있습니다. 신앙의 등불은 기도와 하느님 말씀 경청을 통해 예수님과 마음과 마음으로 만남으로써 계속 자라나도록 요청됩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수차례 말씀드렸던 한 가지를 다시 반복합니다. “복음을 읽기 위해 주머니 안에, 가방 안에 작은 복음서를 항상 넣어 다니십시오.” 예수님 말씀과 만나는 것이 예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기도 안에서, 그리고 그분 말씀 안에서 예수님과의 이 만남의 등불은 모든 이들의 유익을 위해 우리에게 맡겨졌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도 타인을 무관심하게 대하면서 내면적으로 자기 구원의 확신으로 도피할 수는 없습니다. 혼자 힘으로 내면을 비출 수 있다고 믿는 것은 환상입니다. 그럴 수 없습니다. 그것은 망상에 불과합니다. 참된 신앙은 이웃에게 마음을 열고 형제들, 특히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과의 구체적 친교에 박차를 가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이러한 자세를 이해할 수 있도록 혼인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의 도착을 기다리는 종들의 비유를 들려 주십니다.(루카 12,36-40) 깨어 있음의 또 다른 측면을 소개하십니다. 곧, 주님과의 최종적이고 결정적인 만남을 위해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 각자는 그 만남의 날에 그분을 만날 것이고 그분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우리 각자는 자신만의 결정적인 만남의 날이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 깨어 있는 종들!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루카 12,37-38) 이 말씀을 통해 주님께서는 삶이 영원을 향한 여정임을 상기시켜 주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실 땅 위에는 우리를 위한 영원한 도성이 없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올 도성을 찾고 있습니다.”(히브 13,14)라는 말씀을 잊지 않고 우리가 가진 모든 재능을 꽃피우도록 부르심 받았습니다. 이러한 뜻에서 매 순간이 소중한 순간이므로 하늘나라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지상에서 살고 행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땅에 발을 딛고 걸어 다니며, 땅에서 일하고 선행하며, 하늘나라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우리는 이 최고의 기쁨이 무엇으로 이루어지는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혼인잔치에서 돌아올 때 종들이 아직 깨어 있는 것을 발견하는 주인의 비유를 통해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십니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루카 12,37) 천국의 영원한 기쁨이 이렇게 드러납니다. 곧, 상황이 역전됩니다. 그들은 더 이상 종이 아니라, 다시 말해 하느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몸소 우리의 시중을 드실 겁니다. 그리고 이것이 지금부터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일입니다. 곧,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고 바라보시며, 우리를 위해 아버지께 기도하시고, 이제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섬기시며 우리의 종이 되십니다. 이것이 결정적인 기쁨이 될 것입니다. 자비가 넘치신 아버지와의 최종 만남에 대한 생각은 우리를 희망으로 채워 주고 보다 정의롭고 형제다운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우리의 성화를 위해 꾸준히 의무를 다하도록 우리를 부추깁니다. 동정녀 마리아께서 모성애적 전구를 통해 이러한 우리의 의무를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교종, 제네바협약 준수 호소

프란치스코 교종은 삼종기도 후 내일(8월12일)이 제네바협약 70주년임을 상기시키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무력충돌로 희생되는 민간인에 대한 보호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형제자매 여러분, 내일은 전쟁 중 무력사용을 제한하고 민간인과 전쟁포로 보호에 관한 제네바협약 체결 70주년 날입니다. 모든 이가 국제 인도주의법을 존중해야 합니다. 이 기념일은 각국으로 하여금 무력충돌 희생자의 생명과 존엄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게 해 줍니다. 전쟁과 테러는 인류 전체에 심각한 손실입니다. 인류의 엄청난 패배입니다. 특히 병원, 학교, 예배장소, 난민캠프 등 비무장 시민들과 시민단체를 보호하면서, 모두 국제 인도주의법이 결정한 범위를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1949년8월12일 제네바에서 채택된 제4차 제네바 협약은 체결 당사국들이 전시 민간인들에 대한 적절한 보호를 보증하고 전쟁포로와 군대 부상자들에게 최소한의 특정치료를 유지하는 의무를 부여했다. 이 협약은 61개국에서 비준됐으며, 분쟁의 확대와 탈식민화 과정과 관련된 추가 의정서들이 제네바협약에 추가됐다.

 

"민족주의는 전쟁으로 이어진다. 대화가 필요하다”

교종, 일간지 인터뷰, 유럽연합과 아마존 시노드 강조

프란치스코 교종은 8월9일 일간지 ‘라 스탐파’ 기자 겸 ‘바티칸 인사이더’ 코디네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은 분리되면 안 됩니다. 각국의 정체성은 존중돼야 하지만 고립으로 이어져선 안 됩니다. 정치는 이주민을 환대하는 창의성과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아마존 지역 주교 시노드 특별회의는 지구환경 비상사태에 대한 응답이 되겠지만 교회에서 시작해 전파되는 복음적 차원을 보일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용.

유럽은 분리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유산이기에 지켜야 합니다. 대화와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과 인간과 그리스도교 가치에서 출발합니다. 이는 민족주의와 포퓰리즘에 대한 해독제며, 문제해결에 관한 근본적 과정의 원동력입니다. 유럽이 다시 한번 건국 선조들의 꿈을 이루길 염원합니다. 이로써 구대륙을 특징짓는 지리적 이유뿐 아니라 역사적이고 문화적 단결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 비록 유럽의 행정문제와 내부의견 불일치가 있지만 여성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을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으로 임명한 일은 건국 선조들의 힘을 되살리는 데 적합할 수 있습니다. 여성들이 단결하고 화합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은 인간과 그리스도교 가치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유럽의 재도약과 관련한 가장 중요한 쟁점은 대화에서 나옵니다. 유럽연합에서 우리는 서로 대화하고 협조하고, 서로를 알아야 합니다. 

모든 추론 뒤에 숨겨진 정신적 메커니즘의 첫째는 유럽, 다음에 우리가 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타인의 의견을 경청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타협적인 독백’만 합니다. 출발점은 사람이 갖는 인간적 가치에서 시작합니다. 역사는 우리에게 “유럽에는 인간적이고 그리스도교적인 뿌리가 모두 함께 있다는 사실”을 말합니다. 저는 그리스도교를 말할 때 가톨릭, 정교회, 개신교를 분리하지 않습니다. 정교회는 유럽을 위해 매우 소중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모두는 동일한 근본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정체성은 협상의 대상이 되지 않지만 대화는 해야 합니다. 우리 각자가 분명 소중한 존재이며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따라서 모든 대화는 자신의 정체성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제가 가톨릭 신자가 되는 것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에큐메니즘을 이룰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저와 함께 에큐메니즘을 하는 다른 사람들도 그들이 속한 개신교, 정교회 등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각자가 지닌 정체성은 협상의 대상이 되지 않으며 통합되어야 합니다. 무슨 일이든 과장하려는 문제는 각자의 정체성을 개방하지 않고 스스로 고립시킵니다. 정체성은 문화적, 국가적, 역사적, 예술적 보화입니다. 각국마다 고유한 것이 있지만 대화를 통해 상호 보완해야 합니다. 자신의 정체성에서 출발하는 것이 결정적입니다. 동시에 다른 사람의 정체성에서 더 큰 무언가를 받기 위해서는 대화에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저는 유럽의 ‘민족주의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합니다. 유럽에서 최근 지난 1934년 히틀러와 유사한 연설이 들려오는 점입니다. “우리가 먼저다. 우리가, 우리의 무엇이.” 이는 무서운 생각입니다. 민족주의는 폐쇄적입니다. 국가는 주권을 지녀야 마땅하지만 폐쇄되지 않아야 합니다. 주권은 보호받아야 하지만 다른 국가와 유럽 공동체와 관계는 보호되고 증진되어야 합니다. 민족주의는 항상 안 좋은 쪽으로 귀결되는 무슨 일이든 과장하는 행위입니다. 이는 전쟁으로 이어집니다. 아울러 포퓰리즘은 민족주의로 이끄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변질했습니다. 본래의 의미인 ‘민중주의’라는 의미와는 달리 ‘인기영합주의’라는 뜻으로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이민 관련논의에서는 항상 ‘환대하고’ ‘동행하고’ ‘증진하고’ ‘통합하는’ 네 가지 원칙을 따라야 합니다. 이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 생명에 대한 권리(생명권)입니다. 우리는 난민들이 기아상태로 피난길에 오를 수밖에 없는 전쟁 등 여러 상황들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정부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이를 담당 관리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이주민을 수용할 수 있는지 따져 보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수많은 국가가 농업 부문에서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음을 생각한다면 창의적 해결책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저에게 유럽국가에는 인구감소로 절반은 비어 있는 마을이 있다고 합니다. 몇몇 이주 지역사회는 그 지역으로 옮겨질 수 있고 그 지역 경제를 되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함께 이주를 멈출 수 있도록 가난한 나라들을 도와야 합니다. 전쟁에서도 우리는 평화를 위해 힘쓰고 평화를 위해 싸워야 합니다. 기아문제는 주로 아프리카에 관한 것입니다. 아프리카 대륙은 잔인한 저주의 희생자라고 모두 생각하는 것처럼 착취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곧 그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이주의 흐름을 멈출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그곳에 투자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오는 10월 바티칸에서 열리는 아마존 시노드는 시급한 시노드입니다. 교종권고 ‘찬미 받으소서’(Laudato Si)는 녹색 회칙이 아니라 피조물의 보호에 바탕을 둔 사회 회칙입니다. 또한 ‘시급성에 관한 시노드’입니다. 이미 올해 모든 재생 가능한 자원을 소비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입니다. 빙하가 녹거나 그에 따른 해수면 상승 위험, 바다 내 플라스틱 폐기물 증가, 삼림벌채 및 기타 중대한 문제로 인류는 전 세계적 비상상황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차기 시노드는 연구모임이나 정치모임이 아닙니다. 시노드는 의회가 아닙니다. 또 다른 무엇입니다. 그것은 교회에서 나오며 선교와 복음적 차원을 지닐 것입니다. 차기 시노드는 성령께서 인도하시는 친교의 작업이 될 것입니다. 복음화 부서들과 복음화하는 여러 다른 방법들을 주요 주제로 다룰 예정입니다. 사제 수가 부족한 지역과 같은 특정한 상황에서 기혼자의 사제품 허용(비리 프로바티 viri probati, 기혼 남성 중 나이가 많으며 신앙심이 깊고 도덕적으로 검증이 된 사람, 혹은 검증된 남성)에 관한 것은 이번 시노드의 주된 주제는 아닙니다. ‘비리 프로바티’ 건은 단순히 의안집의 한 구성일 뿐입니다.

아마존은 지구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아마존을 위해 주교 시노드를 선택한 것은 이 지역이 무려 9개국을 포함한 광대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대표성을 띠며 결정적 장소들입니다. 지구의 생존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곳입니다. 우리가 호흡하는 산소의 대부분이 거기서 나옵니다. 삼림벌채가 인류멸망을 뜻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인구 및 영토에 대한 위협은 사회를 지배하는 부분의 경제적, 정치적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정치는 각자의 음모와 부패를 없애야 합니다. 예컨대 물을 오염시키고 수많은 질병을 일으키는 광산문제에 대해 정치가 구체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피조물의 보살핌에 관한 새로운 태도의 신뢰는 그레타 툰베리(기후변화 대책마련을 촉구하며 세계적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가 만든 것과 같이 젊은이들의 운동에서 나옵니다. 저는 ‘미래는 바로 우리입니다!’라고 쓰인 그들의 플래카드를 보고 감동했습니다. 이것이 구체적인 행동이며 문화에 영향을 끼치는 작은 일상에 대한 관심을 촉진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장기풍(스테파노)
전 <평화신문> 미주지사 주간
2006년 은퇴. 현재 뉴욕에 사는 재미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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