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상식 속풀이 - 박종인]

난자. (이미지 출처 = Flickr)

제가 담당하고 있는 교리반에서 나온 질문 중 하나가 인공 수정에 대해 교회가 왜 반대하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교회는 자녀들을 낳지 않으려는 부부들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지만, 인공수정을 해서라도 친자녀를 낳고자 하는 분들에 대해서도 우려를 보입니다. 

인공수정은 체내 인공수정과 체외 인공수정으로 구분되는데 우리가 시험관 아기 시술이라고 부르는 것이 체외 인공수정입니다. 

난자와 정자의 수정 성공률은 전자보다 후자가 더 높다고 하고, 시술비용도 체외 인공수정이 더 비쌉니다. 

아기를 갖길 원하는 부부의 마음은 충분히 지지받아야 할 일임에도 교회가 인공수정을 반대하는 까닭은 아주 간단히 말해서 인권침해적 요소가 다분하기 때문입니다. 

즉, 여성의 몸에서 강제적으로 다수의 난자를 추출하기 위해서 호르몬으로 생체리듬을 교란합니다. 여성은 생애 내내 제한된 수의 난자만을 만들어 냅니다. 따라서 인공적 추출은 여성이 여성으로서 고유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는 기간을 그만큼 단축시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성들은 엄청난 중압감을 느낍니다.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배경에는 개인적 선택보다는 집안 차원에서 강요되는 면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속의 시각에서는 난자를 생명으로 보지 않고 당연히 인권을 고려할 대상으로 간주하지 않지만, 교회는 그 모든 것을 생명의 씨로 바라보려 합니다. 그러니 시술을 위해 추출되었다가 폐기되는 난자들도 그런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임신과 출산은 부부가 서로 온전히 자기를 내어 줌으로써 이뤄져야 한다고 교회는 가르쳐 왔습니다. 현실적으로 가장 완전한 사랑의 교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랑을 나누고 선물로써 주어지는 생명에 대해 우리는 고마워하고 자발적으로 책임을 다하게 됩니다. 

생명이 자연적으로 주어지지 않는다면 다른 방식으로 선물이 주어질 것입니다. 꼭 나와 피를 나눈 아이가 아니더라도 나는 나의 후대와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좀 더 신앙에 기반을 두고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려 한다면, 좀 더 확장된 가족과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누구든 함께 사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죠. 한 번 용기를 내고 나면 나머지는 시간을 통해 극복하게 될 것입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운영실무.
서강대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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