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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을 찾아서[장영식의 포토에세이]

탄자니아의 성 베네딕도회 윔와 수도원은 오지 중의 오지에 있습니다. 이곳을 오기 위해서는 탄자니아의 실제적 수도라고 할 수 있는 다르 에스 살람에서 탄자니아 국내 항공기를 이용하여 탄자니아 제3의 도시인 음베야로 와야 합니다. 음베야에서 자동차로 루크와 주의 주도 숨바왕가를 거쳐 윔와 마을로 오는 데는 자동차로 비포장도로를 포함해서 약 7시간이 걸립니다.

윔와 수도공동체는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가난한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무료병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결핵과 말라리아 그리고 에이즈와 이질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30여 명의 에이즈 환자 중 네 명은 목숨을 부지하여 약을 복용하며 살아갑니다. 많은 사람이 고질적 질병으로 생명을 잃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루크와 주의 유아 사망률은 탄자니아에서 가장 높습니다.

윔와 수도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병원에는 어린이 환자들이 많다. 어린이들에게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양 문제다. 어린이들의 영양 문제를 확인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 검사가 체중을 재는 일이다. 흥미로운 것은 아이들을 일일이 저울에 달아서 체중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장영식
감염된 손가락의 염증을 방치해서 수술을 받고 있는 모습. ⓒ장영식

제가 이 병원을 방문했을 때, 병원은 밀려오는 환자들로 그야말로 북새통 그 자체였습니다. 아주 먼 곳으로부터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이용해서 병원을 옵니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아이들을 업고 안고 먼지 나는 황톳길을 수십 킬로나 걸어서 옵니다. 아이들은 몸무게를 재고, 영양 상태를 확인합니다. 영양실조의 아이들은 수도원에서 먹을 것들을 제공합니다. 유방 수술과 엄지손가락 수술 그리고 외래 환자 진료 등으로 쉴 틈 없이 진료를 보고 있던 윔와 수도원의 유일한 의사인 요한 보스코 수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지만, 죽어 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찾아서 합니다.”라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합니다.

아프리카의 많은 문제 중 하나는 죽어 가는 생명들에 대한 근본 치유책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의식주 문제는 근본 문제입니다. 이 문제의 해결 없이는 아프리카의 가난한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예수께서 가난한 사람들 중에서 특히 병든 이들과 고아들에 대한 연민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루카 복음사가의 깊고 따뜻한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간호사가 외래 진료를 마친 환자와 대화하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장영식
말라리아를 앓고 있는 어린이가 진료를 마치고, 아버지가 끄는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장영식

오늘 우리가 먹다 남은 많은 음식이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그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는 생명의 음식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검소한 삶을 통해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는 연민과 자비의 마음이 충만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가난했을 때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초등학교 때, 옥수수 빵과 우유를 배급받았던 시절이 있었음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그 가난의 마음으로 소유와 탐욕으로부터 해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족의 삶에서 나눔과 섬김의 초기 교회 공동체를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는 아프리카의 가난한 사람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찾아서 할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평화를 빕니다.

윔와 수도원의 유일한 의사인 요한 보스코 수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지만, 죽어 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찾아서 합니다.”라고 말한다. ⓒ장영식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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