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티에레스 신부] 8월 4일(연중 제17주일) 코헬 1,2.2,21-23; 콜로 3,1-5.9-11; 루카 12,13-21

우리는 살아가면서 우선순위를 세워야 한다. 오늘의 말씀들은 우리가 따라야 할 기준들을 상기시켜 준다.

탐욕은 우상숭배다

이 구절은 루카 복음에서만 발견된다. 이와 비슷한 내용의 구절들이 마르코나 마태오 복음서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구절은 갑작스럽게 시작된다. 예수님은 군중에게 메시지에 대한 중요한 설명을 방금 끝마쳤다.(루카 12,1) 그런데 어떤 사람이 종교지도자에게나 자주 던져지던 질문을 뜻밖에 예수님에게 한다.(12,13) 예수님은 이 분야가 당신의 관심사가 아니므로 어떤 편도 들지 않으나,(12,14) 문제의 핵심을 건드린다. 즉 탐욕과 끝없는 야심의 포로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12,15) 탐욕에 관하여 루카는 두 번째 독서에서 바오로가 사용한 똑같은 단어를 우리에게 들이댄다. 바오로는 탐욕을 “우상숭배”라고 한다.(콜로 3,5; 에페 5,5) 실제로, 우상숭배는 하느님 아닌 다른 것이나 다른 사람을 믿고 또 삶, 생명을 거기에 맡기는 것으로 표현된다.

루카 복음서의 이 구절은 소위 세상의 기준에서 안전장치라는 것,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가치관의 전도에 대항하고 있다. 그래서 12장 15절에서 말하는 바를 표현하려는 의도로 한 가지 비유를 연결시킨다. 이 구절들의 핵심은 독백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자신의 생각에 빠져 있는 한 부자, 그리고 곡식의 소출에 매우 기뻐하는 부자를 다루고 있다. 그는 자신의 소유물에 신뢰를 둘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그것들을 쓸려고 한다. 그는 말한다: “쉬어라, 먹어라, 마셔라, 즐겨라.”(루카 12,19)

하느님의 개입은 이 남자가 얼마나 어리석고 그의 계획들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보여 준다. 그 사람의 내세 운명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다. 비유는 그의 재물이 영원한 벌을 가져온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또 그것이 비유의 핵심내용은 아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삶의 우선순위와 의미다. 자신을 위한 재물 축적을 거부하지 않는 것은 이타적이고 관대한 사랑 자체인 하느님의 뜻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12,21)

탐욕. (이미지 출처 = Needpix)

우리의 삶의 중심을 그리스도에 두기

오늘의 제1독서 역시 우선순위들을 다루고 있다. 콜로사이인들에게 보낸 서간은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말도록”(콜로 3,2) 충고하고 있다. 위에 있는 것은 그리스도와 그분의 메시지다. 그리스도는 우리 삶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마음을 .…에 두는 것”의 의미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 우리는 “실천을 통하여 낡은 자아”를 벗어버려야 한다.(3,9) 우리 안에 있는 낡은 자아란 주님의 증언적 삶과 가르침을 알지 못하는 우리의 한 부분으로서, 그 결과 우리는 삶의 목표와 의미를 혼동하고 자아와 개인적 이익에 몰두하게 된다.

말씀은 우리가 “참된 지식 속에서 새롭게 된 새로운 자아”의 옷을 입도록 초대한다.(3,10) 새로운 자아의 옷을 입으면 행실로 표현되는 계속적인 쇄신의 과정이 일어난다. 마치 낡은 자아가 낡은 행실로 표현되었던 것처럼.(3,12) 그러나 새로운 자아에게는 “그리스도만이 모든 것이고 모든 것 안에 계신다.”(3,11) 그 외의 모든 것은 다 “헛되고 헛되다.”(코헬 1,2) 이와 마찬가지로 코헬렛의 저자도 우리의 삶에 질서를 가져오기 위하여 분별을 하도록 청한다. 인간 존재는 다른 사람들과의 연대 속에서 자신들을 충만하게 깨닫는다. 그 반대로 인간 존재는 자신들의 목적이 자기만족 그 이상으로 확대되지 않으면 인격체로서 또한 믿는 이들로서의 정체성이 축소된다. 하느님나라를 위해 힘쓰고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면 보잘것없고 신뢰가 떨어지는 세계관으로부터 해방되고 사랑과 관대함 속에서 편안하게 하느님나라를 향한 여정을 할 수 있게 된다.

 

구스타보 구티에레스 신부
1928년 페루 리마 출생. 의대를 졸업한 뒤에 사제로 살기로 결단했다. 사제가 된 뒤에는 리마 가톨릭대학에서 신학과 사회과학을 가르치면서 리마 빈민지역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목을 했다. 대표적인 해방신학자로 빈민의 관점에서 복음을 증거해 왔다. 주요 저술로는 "해방신학"(1971)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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