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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백성에 귀 기울여야 새로운 응답할 수 있다"한국 방문한 예수회 총장 아르투로 소사 신부

예수회 총장 아르투로 소사 신부가 4박5일 일정으로 한국관구를 방문했다.

14일 도착한 소사 신부는 15일부터 모든 예수회원과 협력자들, 염추정 추기경, 김희중 대주교 등을 만났으며, 16일에는 판문점을 찾았다.

한국 예수회는 소사 신부의 이번 방한이 “한국 관구와 지구가 직면하고 있는 현안을 깊이 이해하고, 지난 2월 선포된 예수회의 ‘보편적 사도적 선택’을 회원들이 잘 숙지하고 실행하도록 격려하기 위해서”라고 목적을 밝혔다.

소사 신부는 2016년 총장으로 선출된 뒤 같은 목적으로 전 세계 예수회를 순방하고 있다.

‘보편적 사도적 선택’은 전 세계 예수회원 모두가 참여한 공동식별 결과로 지난 2월 19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승인을 얻어 발표됐다.

소사 신부가 총장으로 선출된 2016년 36차 총회에서 예수회 사도직 방향의 갱신 필요성을 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소사 신부는 이를 위해 전 세계 모든 예수회원 1만 6000여 명이 참여하는 공동식별 과정을 16개월간 진행했고, 그 결과가 ‘보편적 사도적 선택’이다.

‘보편적 사도적 선택’은 오늘날 세상과 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과제에 예수회 전체가 어떻게 응답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며, “영신수련과 식별을 통해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을 보여 주기, 화해와 정의의 사명 안에서 가난하고 세상에서 쫓겨난 이들, 그 존엄성이 훼손된 이들과 함께 걷기, 공동의 집(지구)을 돌보는 데 함께 협력하기, 희망찬 미래를 위해 젊은이들과 함께하기”라는 네 가지 선택을 포함한다. 이 지향은 앞으로 10년간 예수회를 움직일 동력이 된다.

‘보편적 사도적 선택’과 이번 소사 신부 방한에 대해, 한국 관구장 정제천 신부는 “한국 예수회는 한국 사회와 교회를 예수의 눈으로 보려고 노력하며 공동식별을 계속해 왔으며, 한국 사회의 그림자는 무엇이고, 예수회가 무엇을 하기 원하는지 묻고 숙고했다”며, “그 열매를 총장 신부 앞에 보고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새로운 사명을 받고 삶의 자리로 파견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소사 신부는 “우리의 공동식별 과정은 모든 영역에 대한 우리의 결정 방식을 인류를 향한 하느님의 뜻에 맞추는 일”이라며, “역사의 흐름을 변화시킬 시간은 우리의 삶과 사명 안에서 아직 남아 있다. 변화를 위한 능동적 행위자가 될 것이며, 세상의 부르짖음을 통한 하느님의 부름에 응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판문점을 찾은 소사 신부와 정제천 신부. (사진 제공 = 예수회)

한편 17일,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소사 신부는 보편적 사도적 선택과 예수회 활동을 비롯해 난민과 빈곤 문제, 한반도 평화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다음은 간담회에서 나눈 주요 질문과 답변이다.

1. 이번 방문 목적은 각 관구의 ‘보편적 사도적 선택'(UAP, The Universal Apostolic Preferences) 실행을 격려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보편적 사도적 선택은 지금까지 예수회가 해 왔던 사도직과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아르투로 소사 신부 : 방문의 첫 번째 목적은 예수회의 총장으로서 모든 지역구와 관구를 통솔하고 지역의 상황에 맞는 지원을 위해 각 관구의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현재 예수회에는 전 세계 75개의 관구가 있습니다.

‘보편적 사도적 선택’은 지난 2016년 가을 36차 총회의 요청에 대한 결과물입니다. 예수회원으로 우리는 이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복음의 메시지를 잘 전달하기 위해 예수회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공동 식별이 시작되었고, 지난 2년간 전 세계 모든 예수회원, 협력자들이 모두 함께 협력해 식별의 과정을 진행했습니다.

‘보편적 사도적 선택’에서 ‘선택’은 우리가 어떤 사도직을 선택하고 포기할 것인가라는 뜻이 아니라, 세상의 변화에 예수회가 응답하고, 접근하는 내적 태도입니다. 예를 들어 서강대학교에서 교육 사도직을 지속할 것인가 아닌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교육 사도직을 어떤 관점으로 했으며, 지금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또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태도의 문제입니다.

2. 한국관구의 보편적 사도적 선택 실행을 위한 노력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소사 신부 : 7월 15일 모든 예수회원들과의 만남에서 보편적 사도적 선택에 관한 한국관구의 응답을 확인했습니다. 한국관구는 전체 예수회의 입장에서 결정되고, 사명으로 채택된 보편적 사도적 선택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관구의 중장기 계획에 잘 통합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각 관구의 중장기 계획과 예수회의 보편적 사도적 선택은 하나로 통합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 관구의 과제는 앞으로 1년 후 얼마나 한국 관구의 사도적 선택이 보편 예수회의 선택과 가까워졌는지 평가하는 것입니다. 한국관구의 활동이 독자적이지 않고 교회의 일부로서 협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네 가지 보편적 사도적 선택을 지성적 차원에서 흡수하고 소화한 뒤, 한국 사회에 어떻게 적용해야 복음과 복음적 사고를 정확하게 전파할 것인지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 그리고 복음의 메시지를 깊이 있게 알리며 나아가는 것입니다.

다른 한 가지는 평화에 관한 것입니다. 예수회원들이 교회 전체와 힘을 합쳐 평화와 통일을 위해 노력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과 북 두 사회가 얼마나 실제적으로 다른지 인식하고 두 사회가 만나는 데 필요한 대화의 과정을 잘 추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3. 난민 문제는 세계적 현안입니다. 예수회는 이에 대해 어떻게 응답하고 있습니까?

소사 신부 : 예수회의 모든 사도직 기관과 개인은 여러 차원에서 이주의 문제, 난민과 이주민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고 중대한지 인식하고 두 가지 차원에서 실천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직접적 활동으로 난민을 위한 기구를 창설,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수회 난민 기구 JSR는 1980년 당시 총장이었던 아루페 신부가 보트피플과 난민에 대한 문제 인식을 한 뒤 설립됐다. 현재 51개국에서 난민을 돕고 있으며, 예수회 대학과 연계한 난민 교육, 보건위생, 긴급 구호 등의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난민 기구 활동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난민가정 젊은이들의 교육으로, 어린 시절부터 청년기까지 난민캠프에서 보낸 이들이 교육을 받지 않으면 평생 난민으로 살게 될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적, 인권 옹호 차원의 활동입니다. 이주민과 난민이 소외, 배척당하는 사례를 조사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입법화 노력 등이 있습니다.

4. 빈곤과 기아 역시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예수회는 사도직과 사명에서 이에 대해 어떻게 응답해 왔습니까?

소사 신부 : 예수님이 하신 방식대로입니다. 첫 번째 먼저 가난한 이들에게 다가가 함께 지내면서 그들의 눈으로 가난을 해결할 방법을 찾고 극복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 기회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젊은이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오늘날 가난에 대항해 싸우는 것은 미래를 위한 싸움입니다.

5.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움직임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한반도 평화에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소사 신부 : 마침 어제 판문점을 방문했습니다. 교황청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울여 온 노력들에 대해 다시 상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교황청 외무장관 폴 갤러거 대주교가 판문점을 방문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움직임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김희중 대주교와 염수정 추기경,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와 만났고, 이들은 한반도 화해와 평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 교회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협력하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수회 총장 아르투로 소사 신부. (사진 제공 = 예수회)

6.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 쇄신의 과정에서 다양하고 서로 다른 목소리들을 듣고 있습니다. 교황의 이런 노력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소사 신부 : 단언컨대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교황입니다. 교회를 통치하는 방식에 있어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을 구현하고자 하고, 그래서 ‘함께’ 교회를 건설해 가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인 공동합의성, 즉 시노달리티(Synodality)는 성령께서 하느님의 백성에게 말씀을 건네신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공동합의성은 함께 논의하고 함께 결정하는 교회를 지향하며, 구체적으로 평신도들의 더 많은 참여와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 즉 참여와 경청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수회원 모두가 참여한 공동식별 과정 역시 공동합의성 실현의 한 모습이다.)

공동합의성에 기초를 둔 교회 통치는 성령께서 백성에게 말씀을 건네시는 대로 하느님의 백성과 함께 교계제도 안에서 식별을 해 나가는 근거가 됩니다.

지난해 가을, 로마에서 열린 청년 문제에 관한 시노드, 올해 2월에 열린 아동성추행 문제에 관한 시노드에 참석했는데, 그곳에서 저는 이 공동합의성을 경험했습니다. 특히 아동 성추행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이에 대해 함께 응답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하느님 백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우리는 새롭게 응답할 수 있다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7. 오늘날 청년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습니다. 이냐시오 영성은 한국 사회와 교회에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소사 신부 : 앞서 말한 네 가지의 보편적 사도적 선택 가운데 영신수련과 식별을 통해 청년들이 미래를 열어 가는 과정에 동반하자는 내용이 있습니다. 세상이 더욱 세속화되고 더 크게 변화하는 이 시간이야말로 영신수련을 통해 하느님 체험을 젊은이들과 이 세상에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하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세속화된 사회는 개인에게 종교적 의미에서 더 많은 자유를 줍니다. 각 종교 안에서는 신앙의 이름으로 개인에게 강요되는 부분이 있지만, 세속화된 사회에서 자유로운 공간은 더 늘어났다고 봅니다. 예수회는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개개인의 영신수련을 통해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도록 젊은이뿐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한 가지 덧붙일 것은 영신수련으로 개인의 자신에게 맞는 삶을 식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계속 그 삶을 이어 갈 수 있도록 공동체가 함께 동반하고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스도교는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종교입니다. 회심의 과정에 동반하고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지속할 수 있도록 서로 돕는 공동체가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회심에서 그치지 않고 공동체로 함께 살고, 공동체를 통해 타인을 위해 봉사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전 과정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더불어 이 전체 여정 안에서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할 것은 우리가 사는 지구가 받아 온 상처입니다. 공동의 집 지구가 잘 보전되어야 한다는 것, 우리 공동의 집을 돌보고 지켜야 한다는 의식 없이, 우리는 복음을 온전히 살 수 없습니다.

8. 한국교회에 남기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십니까?

소사 신부 : 한국교회는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큰 문제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며 도움을 제공하는 큰 도전을 앞에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시급한 평화의 문제에 있어 남과 북의 두 사회 사이의 큰 차이를 조화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교회가 앞장서 돕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교회가 한국사회, 그리고 전 세계에 특별히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노력하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9. 미국 내에 북한 비핵화를 위해 핵공격을 해도 좋다는 여론이 높습니다. 이런 충격적인 분위기에 대한 입장은 어떻습니까?

소사 신부 : 대단히 비인간적인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가톨릭교회와 예수회의 입장은 폭력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핵무기를 통한 해결은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비핵화는 단지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며, 비핵화뿐 아니라 비무장화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남미의 경우를 보면, 무장, 가난, 폭력은 함께 가는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은 단지 비핵화가 아니라 비폭력, 비무장화하는 길밖에는 없습니다.

그리스도교의 가장 대표적인 상징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모습입니다. 그 모습은 비무장화된 한 인간의 모습, 심장에 못에 찔린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러나 그 모습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자신의 수난을 통해 생명을 주는 모습입니다. 그리스도교에서 비무장은 곧 다른 이를 위해 자신을 내어 놓는 태도, 세상에 생명을 내어 주는 것을 말합니다.

10. 다양한 종교와 이념이 공존하고 갈등을 빚기도 하는 한국사회에서, 다양한 믿음과 전통들이 갈등 없이 공존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소사 신부 : 그리스도교는 어떤 문화와도 함께할 수 있는 종교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 어떤 문화를 배척해야 한다는 것은 없습니다. 그리스도교의 메시지는 다양한 종교 안에서 하느님의 메시지를 보고, 그 풍요로움을 이해하도록 돕는다는 것입니다. 여러 문화가 공존하는 다양성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복음의 토착화는 하느님의 메시지, 복음의 메시지가 얼마나 널리 적용되는가를 깨닫게 하고, 자신의 문화가 전부가 아닌 전체의 일부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게 하며, 그럼으로써 자유롭게 만드는 것입니다. 또 자신이 속한 문화에 더욱 충실하고 깊이 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자신만의 문화에 사로잡히지 않고 더 큰 세상을 향해 열릴 수 있도록 돕는 두 가지 차원이 함께합니다.

다른 종교와의 대화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하느님께서 다른 종교들을 통해서도 말씀하셨다는 믿음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입니다.

소사 신부는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2016년 10월 14일 예수회 총장으로 선출됐다. 1966년 17살에 예수회에 입회해, 1977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1996년부터 2004년까지 베네수엘라 관구장을 지냈고, 2014년부터 총장선출 전까지 로마 국제공동체 책임을 맡았다.

예수회 최초의 남미 출신 총장이며, 사회 정의를 위한 투신에 적극적이었던 페드로 아루페 전 총장의 영향을 받아 가난한 이들을 위한 예수회 교육 네트워크 운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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