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티에레스 신부] 6월 30일(연중 제13주일) 1열왕 19,16.19-21; 갈라 5,1.13-18; 루카 9,51-62

오늘 세 가지 독서의 공통 주제는 분명히 제자됨과 예수님을 따름이다. 여기에는 예수님의 제자로서 반드시 가져야 할 사명과 살아야 할 생활방식이 내포된다.

세 제자들

루카는 예수님과 세 사람들의 만남을 이야기하는데, 중대한 상황 속에서 그들이 제자로서 예수님을 따라갈 구체적 가능성을 보여 주며 말한다. 중대한 상황이란 “그들이 길을 따라 가고 있을 때”(루카 9,57)이며,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그들을 제자로 부르시면서, 예수님은 이미 확실하게 아버지께로 가는 여정에 충실히 살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하늘에 올라가실 때가 차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굳히셨다.”(루카 9,51) 예루살렘은 여기에서 오직 지리적 장소만이 아니다. 그곳은 예수님의 여정이 목표와 만나고 완성되는 장소다. 수난, 부활, 그리고 승천이 일어나는 곳이다. 결단의 모습으로 예루살렘에 올라가는 것은 아버지의 뜻을 충실하게 받아들이는 예수님의 자유로운 결정을 표현한다.

세 가지 만남은 모든 제자로서의 체험이나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에 필요한 세 가지 측면들을 지적하고 있다. 첫 번째는 예수님에 관한 만남이다. 그분의 인성, 그분의 사명, 그분의 삶의 방식에 관하여 알게 되는 만남이다: “사람의 아들은 머리 누일 곳조차 없다.”(루카 9,58) 제자가 되는 것은 아무런 안전 없이, 무조건적이어야 한다. 피난처나 휴가처 그리고 그런 때도 없다.

두 번째 만남에서 나타나는 제자됨은, 오로지 한 조건이나 한 가지 개인의 생활 방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사명이다. 제자란 보내진(파견된) 사람이다: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9,60) 복음화하는 작업에 참여하지 않고서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고 주장한다면 완전히 틀린 것이다. 예수님과 우리의 관계 그리고 그분과의 개인적 우정이 더 깊어질수록, 그것들은 우리를 더 자신으로부터 나오게 하여 다른 이들에게 하느님나라의 증인들이 되고 그 나라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되게 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만남에서 예수님의 부르심은 특히 긴급하다. 겉옷을 엘리사에게 던지는 상징적 행위에서, 엘리야는 그를 제자로 종으로 부르고 있다. 그러나 엘리야는 그가 부모와 작별하도록 허락한다.(1열왕 19,20) 하느님나라의 긴급함은, 이것은 이미 예수님 안에서 보여지는데, 지연이나 핑계 없이, 즉각적이고 단호한 응답을 요구한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루카 9,62)

엘리야가 자신의 옷을 엘리사에게 벗어 주고 있다. (이미지 출처 = commons.wikimedia.org)

그리스도 안에서 자유로움

하느님나라는 전적인 열림 속에서 “선물”로 받는 것이다. 그리고 하느님나라는 인간 삶의 모든 차원과 모든 영역을 포함한다. 모든 사람에 대한 사랑과 특히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인 사랑으로, 아버지 하느님은 긴급하게 그분의 구원이 모든 것에 스며들어 모든 것을 구해 주기를 원하시고 그분의 나라가 역사를 근원적으로 바꾸기를 바라신다. 우리를 제자로 초대하는 예수님의 부르심은, 즉각적이고 무조건적 응답을 원하고, 그러한 우리의 응답의 표현과 기반이 그분 사명의 구원적 맥락 속에 자리 잡도록 한다.

다른 한편, 제자의 단호한 사명에 대한 승복은 참다운 자유를 체험하도록 해 준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려고 해방시켜 주셨다.”(갈라 5,1) 바오로에게, 구원은 해방과 동일어다. 그러나 그 해방은 우리를 “사랑으로 서로 섬기게 한다.”(5,13) 그것은 생명과 자유를 살고 이해하는 새로운 길이다. 우리를 이기적으로 자기 자신 안에 갇히게 하고 심지어 다른 이들까지 파멸로 이끄는 “육에 따라” 사는 방식이 아니라, “성령에 따라”(5,16) 사는 방식이다: 사랑, 친교, 연대 그리고 정의이신 하느님의 성령에 따라. 한결같이 예수님을 따르고, 하느님나라를 준비하며 성령에 따라 사는 것. 이것은 예수님께서 그들 자신을 참으로 그리스도인들이라 부르고 또한 그렇게 되고 싶은 이들에게 오늘도 여전히 제시하고 있는 가장 초월적이고 긴급한 선택이다.

 

구스타보 구티에레스 신부
1928년 페루 리마 출생. 의대를 졸업한 뒤에 사제로 살기로 결단했다. 사제가 된 뒤에는 리마 가톨릭대학에서 신학과 사회과학을 가르치면서 리마 빈민지역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목을 했다. 대표적인 해방신학자로 빈민의 관점에서 복음을 증거해 왔다. 주요 저술로는 "해방신학"(1971) 외 다수가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