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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생명운동, 페미니즘이 없다가톨릭언론인협, 낙태죄 헌법 불합치 이후, 생명운동은?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가 19일 가톨릭포럼을 열고, 가톨릭교회 생명운동의 방향을 물었다.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 생명운동 어디로 가야 하나’를 주제로 열린 가톨릭포럼에는 김천수 교수(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와 김중곤 명예교수(서울대 의대)가 각각 발제했으며, 유성현 신부(인천가톨릭대), 양선희 기자(중앙일보), 배정순 교수(경북대, 프로라이프 여성회장)가 토론에 나섰다.

토론회에 앞서 주교회의 사회홍보위원장 옥현진 주교는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 양육에 이르기까지 지고 있는 책임과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은 동등하지 않다. (낙태를 막기 위해서는)남성, 아버지의 책임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천수 교수, 태아 생명권과 여성의 자유 사이 격차 현실적으로 보충해야
김중곤 교수, 생명운동 방향, 위로부터가 아닌 아래로부터의 연대로

김천수 교수는 먼저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 불합치로 결정이 법안 개정임에도 이를 ‘폐지’로 받아들이는 것을 경계하면서, “헌재 결정을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헌재 판결을 정직하게 읽고 최소한의 정의를 발견해야 하며, 생명 침해론이 고무되는 것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태아의 생명과 임부의 자유가 대립되는 구도, 또는 이들의 생명과 자유를 동시에 지켜야 하는 정부와 임부가 대립하는 구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생명과 자유의 대립 구도를 그대로 두고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생명과 자유 사이의 격차를 현실적으로 보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실적 보충은 곧 임신과 출산, 양육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며, 헌법 불합치 결정이 임신, 출산, 양육 제도를 개선하는 견인차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소모적 논쟁으로 개선 입법 시한을 넘겨 대안 없이 기존 법이 폐기되어서는 안 된다며, “전문가들은 공익적 접근 태도를 갖고, 헌재 결정 범위에서 미래지향적으로 개정 입법 논의에 접근해야 한다. 상대의 최악이 될 나의 최선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태아의 생명가치와 임신 여성의 자유 가치가 고루 보호받는 사회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6월 19일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가 가톨릭포럼을 열고, 낙태죄 헌법 불합치 이후 생명운동의 방향을 물었다. ⓒ정현진 기자

이어 김중곤 교수는 가톨릭교회의 생명운동 방향과 과제에 대해,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동시에 보장할 수 있는 생명운동(Win-WIN Life)을 펼쳐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 교수 역시 이를 위해서는 여성이 낙태가 아닌 출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출산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며, “이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지난 10년간 가톨릭교회가 추구해 온 것으로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추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은 낙태뿐 아니라 출산과 양육을 선택할 권리도 포함된다며, 여성이 마음 놓고 출산, 양육할 수 있는 보편적 사회적 여건 조성은 물론, 위기상황에 있는 임신 여성 개개인에 합당한 맞춤형 지원, 실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 그는 먼저 태아의 발달과정과 임신 전 과정에 대한 정보, 낙태과 그 결과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전달해야 하며, 낙태와 출산의 선택에서 갈등하는 이유를 파악하고 이를 돕기 위한 상담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맞춤형 지원을 통해 임신과 출산, 영유아 건강관리, 육아뿐 아니라 미성년 산모들의 학업지원과 효율적 자립 등을 도와야 한다며, 이와 함께 특히 청소년들이 공감하고 실천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생명교육을 제공하고, 이 모든 시스템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전까지 교회의 생명윤리 이슈에 대한 접근방식과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면서, 위로부터의 교육이 아닌 아래로부터의 연대와 실천을 강조했다.

그는 “교회의 가르침을 신자들이 일방적으로 따르고 실천하는 방식이 아니라 신자들이 자신들이 처한 사회적 상황을 교회 가르침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교회가 이들과 연대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교회와 평신도들이 연대하며 같이 고민하고 풀어 나가려는 움직임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선희 대기자, 교회는 여성의 실존적 고민 모른다
배정순 교수, 출산과 양육에 대한 남성과 국가 책임 강조

이어진 토론에서 <중앙일보> 양선희 대기자는 여성의 입장에서 교회의 생명운동을 평가하며, “가장 큰 문제는 교회가 여성들의 실존적 고민, 문제를 모르는 상황에서 생명을 두고 압박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기자는 “21세기의 가장 큰 특징은 페미니즘이며, 여성의 권리가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톨릭교회의 생명운동은 페미니즘적 사고가 전혀 들어 있지 않다”며, “교회는 여전히 여성에 대해 시혜적, 호혜적이다. 여성들이 겪는 여러 실존적 갈등과 위기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교회의 생명운동이 존중받지도, 공감받지도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프로라이프 여성회장 배정순 교수는 낙태논의에서 남성이 제외된 것을 지적했다.

그는 먼저 12주까지 여성의 요청에 따라 낙태가 가능한 독일도 가장 우선인 원칙은 ‘태아의 생명보호’이며, 이는 국가가 사회적, 제도적 보장을 해 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에서 둘째 아이를 낙태하는 비율이 높은 것은 출산과 양육에서 남성과 국가의 책임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성과 국가의 양육 책임이 보장되지 않으면 낙태죄 폐지는 이들의 책임을 더욱 회피하게 만들 것”이라며, “낙태죄는 여성에 대한 비난이나 처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성 처벌을 오히려 강화할 필요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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