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와 평화를 되찾자"

▲노무현 대통령 독일 촛불문화제의 촛불이 밝혀지고 있다. (사진제공 / 민주주의와 평화를 되찾는 사람들)

노무현 전 대통령 49재날인 지난 7월 10일, 프랑크푸르트 에큐메니컬 센터(Oekumenisches Zentrum / Christuskirche)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 49재 추모 독일촛불문화제>가 열렸다. 그것도 동포사회에서 전례없이 3개 종단 성직자들이 모여 합동추모식을 가지고 동포사회 화합과 통합의 모범이 되었다.

원불교 프랑크푸르트 교당 김도정 교무가 노무현 전대통령의 정의로운 삶을 소개한 데 이어 김광태 야고보 신부와 윤종필 목사와 이윤덕 교무가 각 종단별로 10분 안팎의 추모식을 집행했다.

프랑크푸르트 한인천주교회 김광태 야고보 신부는 부활에 관한 노래와 함께 천주교 예식으로 고인을 보냈다. 라인마인 한인교회 윤종필 목사는 "오늘까지만 슬퍼하고 내일부터는 우리에게 남은 과제를 해나가자"며 개신교 용어로 <탈상예배>에 맞추어 시편구절을 낭송하고 명상거리를 전달했다. 원불교 레겐스부르크 교당 이윤덕 교무는 축원문에서 "노무현 전대통령이 일생에 지은 공덕을 굽어 살피어 가는 영로에 모든 마장을 소멸하고, 미래에 대호법주, 대호국주로 다시 오게 해 달라"고 빌었다.

종교가 다르고 예식이 다르지만, 떠난 자 평화로이 온전히 떠나게 하고 살아남은 우리는 모두 슬픔의 시간을 끝내고 우리에게 남은 과제를 실천하자는 의지를 다졌다. 참석자 모두에게 "부활"이든 "다시올 대호국주"든 떠난자가 바람으로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기대감은 하나같았다.

종단별 추모식에 이어 각 참석자들이 헌화하는 동안 다함께 "상록수"를 불렀다. 어떤 참석자는 헌화를 하고 돌아와 "왜 이리 아직도 마음이 아프냐"며 이웃의 가슴에 머리를 파묻고 울었다. 무엇이 추모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을까? 누구나 지난 49일동안 물어보았을 그 질문이 이 추모행사의 배후다.

그건 자연인 노무현에 대한 애정만이 아니라 노무현이 살다 서둘러 떠밀려 떠날 수 밖에 없었던 대한민국 현실에 대한 참담함이기도 하다. 역대 대통령과는 다른 정의감과 역사의식을 지닌 노무현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추모자들은 그렇게 한국 현실에 관한 반성도 아니 할 수 없었다.

김 신부는 "대한민국의 고통스런 현실과 용산철거현장을 지키고 있는 신부님들과 함께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변명해 보려고"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며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분열되어 있는 이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는 일"에 3대 종단이 함께한 이번 행사가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우리사회도 민주주의할 수 있고 우리 민족이 당당한 역사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노무현이 남겼다면, 이번 재독동포사회 최초 3대 종단 추모 촛불문화제는 동포사회도 새로운 물결을 일으킬 수 있다는 믿음을 남겼다.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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