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이 주교로서 세계 교구와 본당에 보이는 모범

지난 5월 9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로마 교구 주교”로서 이날 라테라노 대성당에서 열린 로마 교구 총회에 참석해, 교구가 나아갈 바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그는 그간 여러 차례 강조해 온 쇄신되고 선교하는 교회의 상을 다시 한번,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이 총회 자리에서) 먼저, 그는 로마 교구 안에서 사목 활동에 관여하고 있는 여러 사람에게서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그들이 현재 로마 교구의 사람들이 마주치고 있는 많은 어려운 문제를 이야기할 때 주의를 기울였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야기를 마치자, 주교 차례가 되었다.

로마 주교로서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은 대부분 사전 원고 없이 즉흥으로 나왔는데, 아마도 그 자리의 (그리고 먼 곳의) 적지 않은 사람에게는 불편했을 거다. 특히 “전문가”인 성직자들과 행정 등에 능숙한 이들에게 그랬을 것이다.

“수많은 어려움, 수많은 문제들, 그리고 수많은 부족한 것들에 대해 듣고 난 뒤에 우리가 마주칠 첫 유혹은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안 돼요, 우리는 이 도시의 문제를 고치고(fix), 교구의 문제를 고치고, 모든 것을 제자리에 놓아서, 모든 걸 잘 정리해야만 합니다.’라고요.”

하지만 그는 이는 너무 내향적이며 대중과 그들의 마음을 “길들이기”(domesticating) 하는 결과로 이어질 뿐이라고 했다. “물론, (그렇게 하면) 일들은 정돈될 것이고 우리네 ‘박물관’도 깔끔하게 정리하게 되겠지요. 이 도시의 교회라는 박물관 말입니다. 모든 것은 네모지게 딱딱 맞춰지겠지요.”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렇게 하는 것은 “속됨(worldliness)이라는 가장 큰 죄”이며 “반 복음주의”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보다는, 교회의 사람들에게는 문제들을 깔끔히 정리하거나 “길들이려” 애쓰기보다는 이 도시 안의 “불평형”(disequilibrium)한 현재를 처리할 필요가 있는데 이 불평형은 젊은이들 안에, 노인들과 가정들 안에, 도시 안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squilibrio”(불안정)라는 단어를 썼는데, 이 단어에는 불평형의 뜻 말고도 정신이상이나 광기 등과 같은 다른 뜻도 있다.

“우리가 불안정을 겁낸다면 우리는 뭔가 좋은 일이나 복음적인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 불안정을 우리 손으로 처리해야만 합니다. 그게 바로 주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복음이란, 저는 여러분이 이것을 잘 이해하리라 생각하는데, ‘미친 가르침’(dottrina squilibrata)이기 때문입니다.”

“여덟 가지 참행복을 보세요. 그 말씀들은 미친 사람에게 주는 노벨상이 있다면 당연히 받을 겁니다. 복음이란 게 바로 그런 거에요!”

2017년 6월 19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라테라노 대성당에서 로마교구 총회에 참석했다. (사진 출처 = La Croix)

기능주의의 독재

프란치스코 교황은 많은 사제와 교회 일꾼들이 어떤 문제가 있을 때 그 불균형을 껴안기보다는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 사고방식은 “기능주의의 독재”로 이어지기 쉽다면서, 이는 또한 성직자중심주의의 한 형태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이탈리아의 한 교구가 이런 기능주의의 함정에 빠졌었다고 하면서, “자비심에서” 그 이름은 들지 않겠다고 했다.

“이 일을 맡는 한 부서가 있고, 다른 일을 맡는 또 다른 부서들이 있어요. 그리고 각 부서는 그 문제들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을 네 명, 다섯 명, 여섯 명까지 두고 있어요.... 이 교구의 직원 수는 교황청보다도 많아요! 그리고 날마다 이 교구는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어요. ‘조화’를 경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지요. 아름다움의 하모니가 아니라, 기능적 속됨의 하모니를 말이지요.”

이 지점에서 시스티나 대성당 안에 모인 모든 사람은 그가 말하고 있는 이탈리아 교구가 어느 교구인지 쉽게 떠올렸다. 분명히 최근에 은퇴한 안젤로 스콜라 추기경이 교구장을 맡고 있던 밀라노 대교구 같았다.

스콜라 추기경은 지난 2013년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뽑히던 콘클라베(Conclave, 교황선거)에서 2등이었다. 그는 오래된 건물들을 복원시키거나 많은 새 위원회와 연구기관들을 만드는 데 많은 돈을 써 왔던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러한 기능주의 형태는 “복음이란 지혜 또는 교리와 같은 타입이지 선포나 케리그마(복음선포)가 아니라고 사람들에게 믿게 하려는 새로운 이념적 식민지화”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케리그마를 버리고 떠나는 사람이 많습니다. 시노드를 열고 대응 시노드를 또 열고.... 그런데 (이름만 시노드이지) 실제로는 전혀 시노드가 아니고, 그저 ”정리 단장“(fix)할 뿐이에요. 왜? 왜냐하면 진짜 시노드가 되려면 성령께서 함께 현존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 성령께서는 책상을 발로 차 엎어버리고 완전 새로 시작하시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실제로 교구 사람들의 외침을 귀기울여 듣기 위해서는 “아이디어, 사목계획, 이미 만들어진 해결책들만 갖고 사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대신에 “우리는 가슴을 갖고 살아야만 한다”고 했다.

이날 로마 주교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구민들에게 한 다른 중요한 말이 많았다. 그중 하나는 신자들이 명상하고 실천에 옮길 아주 중요한 문서 두 가지가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그가 2015년에 피렌체에서 제5차 이탈리아교회 전국총회에서 한 연설이고, 다른 하나는 그가 2013년에 발표한 교황권고 ‘복음의 기쁨’이다.

“여기에 이탈리아 교회를 위한 계획과 로마 교회를 위한 계획이 있습니다”라고 그는 이 두 문서에 대해 말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피렌체에서 한 연설은, ‘복음의 기쁨’과 마찬가지로, 모든 곳의 교회에 다 유효하지는 않다.

로마 주교가 자기 교구에 대해 말할 때는, 세상 다른 곳의 가톨릭 신자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을 얘기하곤 한다. 이번 최근의 경우에는, 그 메시지는 기능주의의 유혹을 느끼는 모든 곳의 사람들을 향한 것이었다.

기사 원문: https://international.la-croix.com/news/when-the-bishop-of-rome-speaks-to-his-diocese-people-should-listen/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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