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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축일의 기도[기도하는 시 - 박춘식]
'마리아의 방문', 호세 모레노. (1662) (이미지 출처 = es.wikipedia.org)

5월 31일, 축일의 기도

- 닐숨 박춘식

 

나귀를 타신 마리아님이 - 큰 나무 언덕의 샛길 - 엘리사벳 집으로 - 하느님께 찬미 감사 함께 바치려고 갑니다 - 모세는 바다 밑 길을 건넜지만 - 구약을 마무리하는 메시아는 물 위를 걷고 - 구름을 딛고 하늘을 오르시리라 상상합니다 - 그리고 구원의 백성들을 - 불기둥 대신 별빛 기둥으로 - 평화 안에서 이끌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 마리아님의 감사 기도를 들으며 - 나귀 역시 묵상기도로 어정어정 갑니다 -

 

오월 마지막 날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의 방문 축일,

구원과 평화의 구세주를 모시고 시편을 노래하시면서

마리아님은 엘리사벳에게 갑니다

 

오월 마지막 날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의 방문 축일,

저희도 덩달아 평화의 어머니를 모시고

남에서 북쪽으로, 북에서 남쪽으로 걷고 싶습니다

철조망을 풀어 밀치며

오가는 길섶에 꽃씨를 항금 뿌리고 싶습니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9년 5월 27일 월요일)

 

많은 분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한반도의 통일은 서서히 이루어지더라도 전쟁을 하지 말자는 뜻이 강하고, 우선 당장 체제가 다르더라도 서로 만나고 서로 돕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를 가진 듯합니다. 남북의 문제는 남북만의 힘으로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주위의 나라들이 직접 관여하려고 하니까 문제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입니다. 참 신앙인들은 하느님께서 기묘하게 해결하시기를 원하고 또 그렇게 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탈출기에는 모세와 파라오뿐이었지만, 한반도는 모세도 복수이고 파라오는 더더욱 많은 복수로 이해관계까지 따지는 상황이어서, 우리 신앙인들이 밤낮으로 하느님에게 매달리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반도를 위하여 기도하는 중에, 어쩌면 성모님의 축일이나 아니면 성모님의 손길로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공상 같은 분심 잡념을 가지기도 합니다. 오월 달력 마지막 날,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의 방문 축일을 뚫어지게 보면서, 한반도에도 성모님께서 나귀를 타시고 찾아오시기를 두 손 뜨겁게 모읍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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