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상식 속풀이 - 박종인]

그리스도교 안에는 가톨릭만 있는 게 아닙니다. 정교회, 성공회, 개신교 등이 각자의 방식으로 “예수님이 우리의 구원자”이시라는 것과 그분의 부활을 믿고 고백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주류들 안을 보면 또 다시 여러 가지 흐름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런 다양함은 기본적으로 좋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모두 똑같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다양함 안에서 우리 모두가 같은 믿음을 고백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교파가 함께하는 공동체가 가능할까?라는 질문에 대해 저는 가능하다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실제로 그와 같은 공동체가 존재해 왔습니다. 

세계에 잘 알려진, 특히 젊은이들에게 잘 알려진 이 공동체 이름은 떼제(Taize) 공동체입니다. 1940년 스위스 출신이며 개신교 수도자인 로제 슈츠(Roger Schutz, 1915-2005)는 그리스도인의 분열을 보고 화해를 통해 인류의 평화를 꿈꾸며 프랑스 동부의 한 시골 마을에 떼제공동체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당시의 혼란스런 현실 안에서 날마다 화해를 살아가는 공동체를 희망했습니다. 전쟁 난민들, 특히 유대인들을 숨겨 줬고, 전후에는 독일군 포로들도 맞이했습니다. 

떼제 공동체의 기도 모습. (사진 출처 = commons.wikimedia.org)

이후에 다른 젊은이들이 동참하였는데, 이들은 1949년에 공동체 생활과 독신,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통해 자신들을 하느님께 봉헌할 것을 서약했습니다. 첫 수사들은 개신교 출신들이었지만 이후 가톨릭 신자들도 입회하였고, 그 이후에는 정교회 신자들까지 포함하여 초교파적 성격을 지닌 수도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수도 공동체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는 에큐메니컬(ecumenical 초교파적, 세계교회주의적)하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떼제 공동체의 수사들은 스물다섯여 나라, 모든 대륙에서 모인 이들이며, 그들은 다시 세계로 파견되어 작은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1979년 김수환 추기경의 초대로 들어와 서울 화곡동에 공동체를 두고 있습니다. 

떼제 공동체의 성가와 기도 방식은 많은 이들, 특히 젊은이들을 매료시킵니다. 이 매력을 맛보는 모든 이들이 이 공동체가 꿈꾸는 화해와 평화를 함께 구현해 나가기를 희망합니다. 

떼제 공동체 외에 에큐메니컬한 특징을 지닌 공동체를 하나 더 소개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이 공동체는 초교파적이면서 이냐시오 로욜라의 영신수련에 기초한 삶을 살아가며 독신만이 아니라 결혼생활을 하는 이들까지 포함한 생활 공동체입니다 1970년대에 설립되었으며 이름은 슈맹 뇌프(Chemin neuf) 공동체입니다. 유럽 안에서는 많이 알려졌으나 우리 나라에서는 생소한 이름입니다. 

떼제 이외에도 에니메니컬한 특징을 지닌 공동체는 슈맹 뇌프 공동체다. (사진 출처 = commons.wikimedia.org)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운영실무.
서강대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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