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가 가장 높은 비율 차지하는 천주교.. 젊은 세대 별로 늘지 않아

연령대별로 뚜렷한 종교 구성;
어릴 때는 개신교, 젊어서는 천주교, 늙어서는 불교

인구센서스에서 3대 주요 종교의 연령대별 인구 구성 변화를 살펴보면 몇 가지 뚜렷이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어릴 때는 개신교, 젊어서는 천주교, 늙어서는 불교를 믿는 형국이다.

우선 불교는 10대 이하 청소년 시절까지는 신자비율이 매우 낮아 개신교 신자비율보다 더 낮다. 그러나 20대 이후에는 신자수가 점차 증가하여, 50대 이후 연령층에서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3 가량이 불교 신자이다. 이런 흐름은 1985년부터 2005년까지 변함이 없어서, 20년 전이나 현재나 50~60대 연령층의 불교 신자 비율이 가장 높다.

반면 개신교는 10대 청소년 신자의 비율이 가장 높다. 대부분의 종교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신자비율이 늘어나는 것과 달리, 개신교는 30대를 정점으로 신자비율이 계속 감소한다. 현재의 연령계층과 10년 전 연령계층을 비교하는 코호트 분석(cohort analysis)에 의하면, 불교나 천주교는 동일 코호트에 속한 인구가 연령이 많아짐에 따라 계속 비율이 높아지지만 개신교는 1995년과 2005년 사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인다. 개신교는 1995년과 2005년 사이 10세 미만과 70세 이상 연령층을 제외하고는 모두 신자비율이 감소하였다.

[표 ] 연령대별 불교 인구 구성 변화 (1985~2005년) (단위 : %, 자료 :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천주교는 연령대가 늘어갈수록 신자비율이 조금씩 증가하지만, 1995년 이후 10대 청소년의 비율이 매우 높아져서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1985년에는 30대가 가장 비율이 높았는데, 1995년에는 40대, 2005년에는 50대가 천주교 신자 비율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다. 이 세대는 전쟁 직후 출생 세대로서 계속해서 천주교 신자 구성의 가장 정점을 차지하고 있다.

이 세대가 갖는 의미는 좀 더 자세한 분석이 이루어져야겠지만, 시대적 배경으로만 살펴보자면 어린 시절에는 전쟁 후 해외원조를 받았던 세대이며, 70-80년대 한국사회 민주화 과정에서 청년기를 보낸 세대이기도 하다. 어쨌든 천주교에서는 특정 연령대가 정점이 아니라, 한 세대 계층이 계속 정점을 유지하며 나이들어감에 따라 이동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천주교의 정점 연령대는 2005년 50대로 이미 중년기를 벗어나 노년기로 접어들고 있다. 

고령화되는 천주교 신자 구성;
20대 군종세례자가 70% .. 30대 신자 늘어나지 않아 ..70대만 많아
 

인구센서스에서 천주교 신자가 연령대별로 고르게 성장한 것과 달리, 교세통계에서는 30대 이하의 젊은 층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반면 지난 1995년 이후 40대 이상의 신자수는 거의 2〜3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신자 구성 분포도 크게 바뀌었다. 1995년 당시 천주교 신자 구성 분포는 30대 이하의 젊은 층이 전체 신자구성의 63.5%를 차지했으나, 2005년에는 51.7%로 줄어들었고, 최근에는 더욱더 낮아져 2008년말에는 46.7%까지 떨어졌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것이다.

천주교 신자구성의 고령화 현상은 인구센서스에서도 마찬가지로 읽을 수 있다. 1995년 당시 30대 이하 신자 구성 비율은 67.4%였으나, 2005년에는 57.0%로 크게 낮아졌다. 인구센서스에서는 아직까지 30대 이하 신자점유율이 더 우세하지만, 교세통계와 마찬가지로 점점 고령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인구센서스보다 교세통계에서 천주교의 고령화 현상이 더 두드러진 것은 무엇때문일까?

새로 입교하는 신자들이 40대 이상인 이들이 크게 늘어서 그런 것일까? 새 신자의 연령별 분포를 살펴보면, 40대 이상인 영세자는 전체 영세자의 30%에 채 미치지 못한다. 영세자 통계만 놓고 보면 40대 이상 신자가 특별히 비약적으로 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연령대별 신자구성 비율이 급격하게 바뀐 이유는 한 번 세례받으면 죽어서 사망신고를 하기 전까지는 계속 신자로 남아있는 교세통계의 특성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교세통계는 세례받은 신자수가 계속 누적되는 통계라서, 죽기 전까지는, 아니 죽었더라도 교회에 사망신고를 따로 하지 않으면 만 90세가 되어 거주미상자 사망추정 처리가 되기 전까지는 도중에 개종을 하거나 무신론자가 되었더라도 천주교 신자수에 포함된다. 계속 누적되는 계산방식이니 신자가 크게 늘지 않더라도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신자수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보면 교세통계상의 고령화 현상은 40대 이상 신자구성원이 갑자기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30대 이하의 젊은 새 신자들이 과거보다 덜 늘어났기 때문에 누적된 비율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라고 보아야겠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라면 앞으로 교세통계에 나타나는 천주교 신자구성의 고령화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우리나라 3대 종교 중에서 가장 합리적으로 신자계산을 한다는 천주교의 교세통계이지만, 이런 누적방식의 통계이기 때문에 신자감소가 현실적으로 드러날 수 없다. 천주교 신자가 정말로 증가하고 있는가에 대한 판단은 교세통계상의 신자증가세보다는 오히려 새 영세자수의 변화추이를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지난 10년간의 교세통계에 따르면 20대와 70세 이상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감소추세이다. 20대도 사실 군종세례자가 7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새 영세자들 중에서 오직 70세 이상 노인들만 늘어난 셈이다.

[그림2] 연령별 새 영세자수 (자료 : 한국천주교 교세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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