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델리 대교구, 사순 워커톤 기금으로 빈민 새 출발 도와

조긴데르 쿠마르는 행복한 사람이다. 웃는 얼굴로 그는 자기가 파는 온갖 가지 색과 크기의 담배낭을 세발자전거에 매달고 시내를 돌아다닌다.

몸에 장애가 있지만, 쿠마르는 뉴델리의 한 법원 근처에서 이렇게 담배를 팔아서 지난 한 해 동안 먹고살았다.

그는 천주교 델리 대교구의 사회봉사기관인 ‘체타날라야’에서 무이자로 5000루피(8만 원)를 빌린 뒤로 이 작은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아시아가톨릭뉴스>에 “그전에는 동냥하며 돌아다녔다. 지금은 날마다 1000루피가량을 번다”고 말했다.

쿠마르는 자기는 이제는 먹고살기에 충분한 것을 넘어 융자금도 매달 얼마씩 갚고 있다고 했다.

“융자금을 거의 다 갚았고 물건을 다시 사다 채울 새 융자도 더 받을 수 있다.”

쿠마르는 자기가 담배처럼 건강에 안 좋은 물건을 파는 것을 가톨릭 기관이 돕고 있는 데 대해 아무런 불만이 없다.

“구걸보다는 낫지 않나요? 어쨌거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많잖아요. 내가 안 판다고 다들 안 피나요? 나같이 가난한 사람이 먹고사는 데 도움이 되는데 무슨 문제인가요?”

그가 사업을 벌인 융자금은 델리 대교구가 지난해에 벌인 사순절 걷기운동(워커톤)을 통해 거둔 기부금에서 나온 것이다.

교구 신자들이 사순시기에 출퇴근 교통비를 아끼고 대신에 걸어 다님으로써 저축한 돈이다.

체타날라야 책임자인 존 브리토 신부는 작년에 처음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성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워커톤에 참여한 이들은 대개 출근길 마지막 구간을 걸어 다녔다고 했다. “그렇게 모은 돈이 기부됐다.”

작년에는 7만 루피가량이 모아져 신체장애인 9명과 노인 2명이 쿠마르와 비슷한 작은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됐다.

이렇게 작년에 이룬 성취를 보고 참가자들이 올해도 지난 3월 6일에서 4월 21일까지 있었던 워커톤에 계속해서 참여했다고 브리토 신부는 말했다.

그에 따르면, 올해 모은 돈으로는 여성을 도울 것이라고 한다. 독신 여성, 과부 또는 장애가 있는 여성. 하지만 그는 워커톤에 참여한 이들은 그 돈으로 누구를 도울지 제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긴데르 쿠마르는 교회에서 무이자로 빌린 돈으로 세발자전거를 사 담배 파는 작은 사업을 시작했다. (사진 출처 = UCANEWS)

몇몇 참가자들은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애니 데이비스 수녀(50)는 “수혜자의 얼굴에 핀 미소를 보니 기쁨이 더하다. (걷기라는) 희생이 헛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도전해 보려는 의욕이 생긴다”고 했다. 그녀는 보통 때는 1킬로미터 정도의 출퇴근길에 3륜 인력거를 타곤 했지만 이번에는 대신에 걸어 다녔다.

“돈을 모은 게 다가 아니다. 나는 이제 더 많이 걸어도 좋다고 느껴지며, 그게 가난한 한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워커톤이라는 개념은 레나 서니(47)에게도 마찬가지로 매력이 있었다. 그녀는 델리에 있는 세인트메리고등학교 교사다.

“직장으로 가는 버스나 전철에서 내린 뒤 짧은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할 만하다. 건강에도 좋기 때문에 따로 시간을 내서 걸으러 나갈 필요가 없어진다.”

그녀는 이번에 기부금도 모았지만 몸무게도 좀 빠졌다. 이번 행사에는 레지오마리애에서 참여한 이들도 많았다.

전에 힌두교 신자였던 아제이 카푸르는 워커톤 개념이 “매력”이 있을 뿐 아니라 “전염성”도 있다고 했다.

“우리의 옛날 성자들은 공동체의 선익을 위해 먼 길을 걷곤 했다”고 말하는 카푸르의 가족은 대부분 힌두교 신자다.

체타날라야에서 일하는 샤우캇 알리는 사무실에서 집까지 날마다 2-3킬로미터를 걸어 다녀서 50루피를 모았다.

“내가 참여한 원래 이유는 다들 참여해서 (따라) 한 것인데, 지금은 내 생활양식이 되어 버렸다.”

공무원인 니할 페드릭은 자기는 일하는 동안 컴퓨터 앞에서 여러 시간을 앉아 보낸다면서, “그래서 좋은 일을 위해 걷는다는 생각을 듣고 좋았다”고 했다.

기사 원문: https://www.ucanews.com/news/poor-people-benefit-from-delhi-catholics-walkathon/8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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