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티에레스 신부] 5월 5일(부활 제3주일) 사도 5,27-32.40-41; 묵시 5,11-14; 요한 21,1-19

그리스도인들은 부활의 증인들이다. 이 생명의 증언은 어려운 대면으로 이끌지도 모른다.

와서 먹어라

요한 복음서는 이미 부활한 예수님의 두 가지 출현을 제시하였다. 첫 번째는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그리고 두 번째는 유대인들이 두려워 문을 걸고 그 안에 숨어 있었던 제자들에게 나타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자들이 일상 하던 고기잡이를 하고 있었을 때 예수님이 나타난다. 나타날 때마다, 요한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그분의 부활은 제자들에게도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그곳에 계신다; 그분의 몸도 그분이 견디어 냈던 죽음의 흔적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그분은 생명이 죽음을 극복한다는 사실을 드러내기 위하여 현존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와서 먹으라고 초대한다.(요한 21,12) 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은 생명과 우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분의 죽음과 부활을 기억하기 위하여, 잡히시고 십자가에 처형되기 바로 직전에, 예수님은 또한 그의 추종자들에게 함께 모여 식사를 하자고 청한다. 이것이 성찬례다. 모든 사람이 받을 권리가 있는 식사의 부재는 주님의 부활이 가져온 풍요로운 생명의 메시지에 어긋나는 것이다.

요한 복음 21,1-14, 예수께서 갈릴래아에서 제자들에게 자신을 나타내시다, 홀 윌리엄. (이미지 출처 = commons.wikimedia.org)

베드로와의 대화는 양을 치는 책임을 사랑이라는 맥락 속에 위치하게 한다.(요한 21,15-19) 세 번의 질문은 베드로의 세 번 배반을 지워 버리려고 한다.(18,15-18) 이번에, 참회하는 제자는 그의 충성과 사랑을 선언한다. 주님을 사랑하는 것은 사목을 수행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사목은 “양 떼”에 대한 사랑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그들에 대한 존중과 그들의 일과 필요에 대한 관심을 갖고 사목을 해야 한다. 사목은 대화이며,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에 의해 강요되는 어떤 것이 아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를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원하는 하느님을 알릴 수 없을 것이다.

매를 맞고 욕설을 당하다

주님의 부활은 첫 번째 사도들의 가르침에 있어 핵심이다.(사도 2-3장) 그때 권력을 갖고 있던 사람들에게, 그 생명의 선언은 전복이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가르치는 것을 금지하려고 했으며, 그들 자신은 그분의 피흘림에 대하여 비난을 받았다. 사회적 종교적 합리화 뒤에 숨어 있는 살인의지를 폭로하는 진실보다 더 전복적인 것은 없다.

베드로와 사도들은 단호하게 응답한다: “우리들은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하느님께 순종해야 합니다.”(사도 5,29) 생명의 선물과 하느님의 사랑을 증언하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이 선택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그리스도인으로 존재케 하는 것이다.(5,32) 이 증언은 우리가 모욕, 투옥, 죽음과 직면하게 되는 때에도 해야만 한다.(요한 21,18-21 참조) 오스카르 로메로 대주교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바로 그가 베드로와 함께 인간의 권위보다 하느님께 복종해야 한다고 되풀이 말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권력과 폭력보다 하느님과 우리들의 양심을 따라야 한다. 수많은 사람의 소외와 죽음을 대가로 하면서까지 자신들의 특권을 보호하는 사람들은 로메로 주교가 그렇게 말한 것을 용서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활을 증언한 로메로의 모범은 우리들 사이에 계속 함께 있다.

우리 모두는 우리 자신의 두려움보다, 문제를 피하려는 욕망보다, 자신들이 나라를 소유하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변덕과 특권보다, 혹은 부활한 주님의 생명을 고려하지 않는 잔혹한 프로그램의 적용보다, 어떻게 하느님께 복종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구스타보 구티에레스 신부
1928년 페루 리마 출생. 의대를 졸업한 뒤에 사제로 살기로 결단했다. 사제가 된 뒤에는 리마 가톨릭대학에서 신학과 사회과학을 가르치면서 리마 빈민지역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목을 했다. 대표적인 해방신학자로 빈민의 관점에서 복음을 증거해 왔다. 주요 저술로는 "해방신학"(1971) 외 다수가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