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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수원신학교 등 세월호 5주기 미사광주대교구 본당 신자, 사제들도 목포신항 미사
세월호참사 5주기 미사가 봉헌된 수원가톨릭대 임마누엘 경당 앞 울타리에 걸린 추모 메시지. ⓒ김수나 기자

세월호참사 5주기인 4월 16일, 대구대교구와 수원신학교에서 추모 미사가 봉헌됐다.

“11년 간극의 대구지하철참사와 세월호참사, 무섭도록 닮아”
“두 참사가 우리에게 던진 삶의 가치에 대한 화두에 답해야”

대구대교구는 추모미사와 함께 특강을 진행했다. 조환길 대주교 주례로 봉헌된 미사에는 300여 명이 참석했다.

특강은 2.18안전문화재단 이사장인 영남대 김태일 교수가 맡았으며, “2.18 대구지하철참사가 세월호참사에게”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2003년 2월 18일 일어난 대구 지하철 화재로 192명이 희생되고 아직 21명의 실종자가 남아 있다. 김 교수는 그 뒤 ‘실종자인정사망심사위원회’에서 활동해 왔다. 그는 이날 강의에서 대구지하철참사 11년 뒤에 똑같은 형태로 세월호참사가 발생했다며, “두 사건은 똑같이 우리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18대구지하철참사와 세월호참사는 컨트롤타워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일어났으며,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았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종자가 있다는 점에서 무섭도록 같은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지하철참사는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0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한 남성의 지하철 방화로 시작됐다. 중앙로역에 정차된 전동차에서 불이 난 뒤 맞은편에서 들어오는 전동차를 막지 못한 종합사령실, 윗선의 지시로 승객과 전동차를 버리고 떠난 기관사, 시신 수습이 되지 않은 현장을 물로 씻어낸 담당 공무원 등의 행태는 192명의 희생자와 21명의 실종자를 낳았지만, 그 책임은 실무자 선에서 끝났다.

김 교수는 “(이런 이유로) 11년 전에 일어난 참사의 희생자 가족들은 세월호참사가 일어나자 가족들이 울부짖는 팽목항을 찾아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우리가 깨어 있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함께 울어야 했다며, 대구지하철참사 역시 아직 끝나지 않은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구지하철참사와 세월호참사를 지켜보고 참여하면서 깨달은 것은, 희생자 가족이나 생존자들의 고통을 치유하는 데에 가장 필요한 것은, “개인적인 심리치유가 아니라, 사회적 접근으로서 안전한 사회 시스템과 제도의 마련”이라며, “가족들 역시 내 가족을 자신들이 죽였다는 엄청난 자책에서 벗어나 다른 이들의 안전을 위해 활동하면서 힘을 내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참사 뒤 안전문화 교육, 기술 개발 등 안전 사회를 위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고, 그것 역시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대구지하철참사와 세월호참사가 우리에게 던진 화두,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경쟁과 욕망, 출세를 위해 줄달음 친 과거를 버리고 어떻게 새로운 삶의 가치를 찾을 것인가에 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대교구 세월호 5주기 미사. 주례와 강론을 맡은 조환길 대주교는 폭력과 혐오, 불의가 만연한 사회에 대한 우리 모두의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이어진 미사에서 조환길 대주교는 “너무 많은 갈등과 혐오, 비난,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특히 종교인들은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공동체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수를 세 번 배신한 베드로의 모습은 바로 우리의 모습일 수 있으며, 이기심과 나약함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고, 주님을 따르겠다는 약속을 어기는 것 역시 배반이라며, “중요한 것은 이렇게 나약한 우리 자신을 알아차리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회개하고 다시 일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 참석한 백진흠 씨는 “5년이 지났지만 진상규명도 되지 않았고, 여전히 미수습자들이 남아 있다는 소식에 정말 슬펐다”며, “지난 시간 내내 왜 진실이 드러나지 않을까, 왜 풀리지 않을까 의문을 품고 지냈다. 빨리 진상 규명이 되고, 가족들의 상처가 조금이라도 치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김성연 씨는 “5년이 지났다는 것에 새삼 많이 놀랐다. 그동안 내가 세월호를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또 내가 무엇을 했었나 하는 생각 때문”이라면서,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 희생자들의 몫까지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특히 청소년 관련 일을 하면서 주변의 청소년들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16일 대구대교구청 성모당에서 봉헌된 추모미사에는 300여 명이 모여 세월호참사를 기억했다. ⓒ정현진 기자

“세월호참사의 기억과 기념은 수원신학교의 역사와 함께할 것”

수원가톨릭대에서도 세월호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며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는 5주기 추모미사가 봉헌됐다.

이날 미사는 수원가톨릭대 교수 사제와 신학생들이 제안하고 마련했으며, 일반 신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미사는 ‘임마누엘 경당’ 앞마당에서 진행됐으며, 300여 명이 참석했다.

‘임마누엘 경당’은 사제를 꿈꿨던 세월호 희생자 박성호 학생(임마누엘)을 위해 지은 것으로 안산 정부합동분향소 마당에 있다가 2018년 4월 말 수원가톨릭대로 옮겨졌다. 경당은 2014년 전국의 목수들이 재능과 자재를, 시민들이 성물을 기부해 2014년 참사 뒤 200일 즈음 완공됐다.

미사를 주례한 수원가톨릭대 총장 곽진상 신부는 “우리의 죄와 사회구조적 악 때문에 목숨을 잃은 영혼과 아직도 아픔과 슬픔 속에 살아가는 유가족, 이러한 아픔에 동참하고 위로하는 이들을 위해 미사를 봉헌한다”고 말했다.

강론을 한 황치헌 기획관리처장 신부는 세월호 추모미사를 이곳에서 봉헌하는 이유를 “안산은 수원교구 관할로, 대부분의 희생자가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며 성호 학생은 사제를 꿈꾸었던 예비 신학생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 신부는 “참사가 없었다면 그는(박성호 군) 16학번으로 수원가톨릭대에 입학해 사제수업을 받았을 것이고, 지금쯤 군에 입대해 상병이나 병장 계급을 달고 제대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군인 신학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하면 떠오르는 것은 진도 팽목항, 목포신항, 광화문 그리고 이제 수원가톨릭대가 됐다”면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또 하나의 공간으로 세월호에 대한 기억과 기념은 우리 대학의 역사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수원가톨릭대 세월호 추모미사에는 일반 참례객 130여 명이 함께했다. ⓒ김수나 기자
16일 수원가톨릭대 세월호 추모미사는 신학교와 수원교구 사제 20명이 공동 집전했다. ⓒ김수나 기자

“진상규명, 유가족 치유의 가장 기초 단계”.... “특별수사단 설치 청원에 동참해 달라”

또 황 신부는 “교회는 인간의 생명과 자유와 존엄성을 거스르는 것을 고발해야 한다. 하느님의 권리와 법,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존재를 수호하는 교회는 수많은 수치 앞에서 침묵할 수 없다”는 성 오스카르 로메로 대주교의 말을 들며 진상규명을 강조했다.

그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와 수원교구 사제단이 진상규명을 계속 외쳐 온 것은 진상규명이 희생자와 유가족의 치유를 위한 가장 기초적 단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참사 당시 거짓보도를 일삼았던 언론과 여전히 진실을 감추려 하는 관계 공무원들, 진상규명 이야기만 나오면 좌파, 불순분자, 빨갱이로 몰아붙이는 세력들과 유가족에게 참혹한 막말을 쏟아내는 이들을 보며 “권력자들은 그들이 살아가는 죽음의 현실을 감추기 위해 필연적으로 거짓을 낳는다. 죄는 언제나 숨으려 하고 부끄러운 것을 감추려 한다. 그러나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가족들에게 “우리가 있다, 우리가 여러분을 위해 기도한다”는 말을 전하며, “유가족의 바람대로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을 설치해 전면 재수사를 청하는 국민청원에 동참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미사에서는 신학생들이 준비한 추모식도 있었다. 추모식에서는 추모영상 상영과 함께 안산지구 신학생회가 세월호 희생자 추모성가인 “아이야”를, 부제들이 “내 영혼 바람 되어”를 불렀다.

추모식에서는 안산지구 신학생회와 부제들이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노래를 불렀다. ⓒ김수나 기자

광주대교구 본당 신자 300여 명, 목포신항에서 추모 미사
“일상에 머무르려는 정지마찰력 이겨 내야 구원의 길에 닿아”

한편 각 본당별 추모미사를 봉헌하기로 한 광주대교구에서는 일부 본당 신자와 사제, 수도자 300여 명이 목포신항을 찾아 추모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 강론은 신의 성당 방래혁 신부가 맡았다.

그는 정지 상태 물체의 마찰력보다 움직이는 물체의 마찰력이 훨씬 적다는 물리법칙을 들어, “우리는 불의가 저질러져도 내 일이 아니면 일상에 머무르려고 한다. 최대 정지 마찰력을 이겨 내지 못하면 그 어떤 것도 변화될 수 없다”며, “세월호참사라는 불행한 일을 겪으며 일상의 최대정지마찰력을 이겨 낸 이들이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우리 각자의 움직임이 한자리에 모여 세상의 변화를 가져온다. 예수의 삶 역시 일상을 벗어나 세상에 나왔고, 세상 구원의 길이 오직 십자가 길 위에 있음을 알고 결단을 내리셨다”며, “그리스도인은 이런 예수를 닮은 삶을 사는 이들이다. 예수가 그러했듯 우리도 삶의 최대정지 마찰력을 이겨 내고 세상에 구원을 가져와야 한다. 그럴 때에 우리 역시 구원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대교구 일부 본당 신자와 사제, 수도자들이 16일 목포신항에서 추모미사를 함께 봉헌했다. (사진 제공 = 광주대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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