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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공동체, 평화로 가는 길일본 마츠우라 고로 주교 방한, 일본 평화 헌법 지지와 연대 호소

   

일본 천주교 ‘정의평화협의회’의 마츠우라 주교님과 수도자, 청년들이 평화 헌법 9조를 개정하려는 일본내 움직임에 반대하여 평화헌법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호소하기 위하여, 예수살이공동체의 초청으로 지난 3월 7일 한국에 방문하여 서울 정동 품사랑갤러리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3월 11일까지 5일간 한국에 머물면서 예수살이공동체 청년들과 좌담회를 열고, 지난 8일 토요일에는 강연회도 하였으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연극 <나비>를 관람하였다. 9일에는 서울 등촌동천주교회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10일 월요일에는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을 예방하고 나서, 단양의 예수살이 ‘산위의 마을’을 방문할 예정이다.

마츠우라 고로 주교는 7일에 열린 기자공동간담회에서, 평화헌법 9조는 아시아 태평양 나라들에 희생을 강요한 이런 전쟁을 다시는 일으키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우리 시대에 전쟁을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 하는 고민 속에서 평화9조(peace9)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소개하였다. 평화헌법 9조는 국제조약과 세계시민들의 평화에 대한 염원이 담긴 것이라는 것이다. 기자회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평화헌법은 전쟁을 포기하자는 것

평화헌법 9조의 특징은 먼저 전쟁을 포기하고 분쟁에 대한 무력적 해결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전력(戰力)을 지니지 않겠다는 조항이다. 그러나 일본의 정치인들은 자위와 국제적 공헌이라는 미명아래 헌법 안에 ‘군(軍)’ 보유에 관한 항목을 삽입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이런 헌법개정 분위기는 예전부터 있었던 움직임이지만 주변국의 분위기 때문에 본격화되지 못하다가 최근 일본 국내 상황도 변화하고 특히 미국의 압력으로 다시 거론되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적 불평등 구조로 인하여 다른 나라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 예전엔 돈으로 지원해 왔지만, 이젠 직접 군사력을 통해 참여하라는 요구를 받는 것이다.

일본헌법에 군 개념이 도입되면, 이미 발달된 하이테크 산업 때문에 모든 게 군수산업 중심으로 전환될 위험도 있다. 일본이 군사대국화되면, 아시아 각 지역도 군(軍) 중심화가 진행될 것이다.

따라서 마츠우라 주교 등은 이 운동을 긴급한 과제로 여기고 있다. 일본은 전쟁으로 이천만 명의 희생자를 낸 데에 사죄하고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며, 격차(隔差)사회로 인해 고통받는 현실이 불러온 분쟁을 폭력으로 해결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평화헌법 9조를 보존하여 평화로 가는 길은 단순히 일본 국내 문제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게도 국제문제를 무력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정신을 전파할 수 있다고 주교는 믿는다.

평화를 위한 시민운동의 필요; 평화9조(peace9) 운동

   
마츠우라 주교
마츠우라 주교 등이 이러한 평화운동에 나서게 된 이유는 걸프전 당시에 국제공헌이라는 이유로 일본 자위대가 파견되면서 이러한 헌법 개정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는데도 효과적으로 이를 저지할 시민운동이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헌법개정은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는데, 개정반대를 위해 2002년에 오에 겐자부로 등의 인사들과 함께 '평화9조(peace9)'운동이 시작되었다. 앞으로 2-3년 후에 국민투표가 실시된다고 한다. 오에 겐자부로는 일본 사회에서 당장에 가장 필요한 것은 ‘자립하는 시민’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9조 헌법 개정에 대하여 ‘아니요!’라고 자기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자립적인 시민을 만드는 게 ‘평화9조’ 운동의 목적이기도 하다.

일본국민들의 생각은 70퍼센트 정도가 기존 헌법이 낡았고 국제공헌을 위해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지난 수년 동안 종교시민단체들의 반대운동 결과로 60퍼센트로, 다시 40퍼센트로 개정을 찬성하는 이들의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국민투표에서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헌법이 개정되므로, 마츠우라 주교는 헌법개정이 그리 쉽게 통과되지 못하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평화9조 운동은 3명이 한 조가 되어 등록하고 참여하는데, 현재 1060개의 조가 있으며, 4000명 정도가 운동에 참가하고 있다. 한국에도 몇 그룹이 있으나 주로 남미에 지지하는 그룹을 갖고 있다. 이들은 상급기관의 지시를 받지 않는 자율적인 그룹이며 헌법을 지키겠다는 의사표시를 하고 자기 현장에서 소단위로 가능한 일을 하고 있다. 평화9조 운동의 사무국은 일본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협의회 사무국에서 맡고 있다.

일본주교단, 평화 의지로 결속되어 있어

일본 주교단은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에 대하여 깊은 위기감을 지니고 있으며, 2005년에 주교단에서 전후(戰後) 평화 메시지를 발표하였다. 2007년에는 ‘신교자유와 정교분리’에 관한 메시지를 발표하였는데, 헌법 24조의 정교분리 원칙이 무너지고 군국주의의 상징인 신도(神道)가 다시 등장할 위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일본 주교단 전체가 같은 의견을 지니고 있으며, 구체적인 활동은 정평협에서 담당하고 있다.

한국천주교회와는 예전부터 연대를 희망해 왔으며, 특별히 “이번에 예수살이공동체와 연대하게 되어 기쁘다”고 표명하였다. 그동안 일본 정평협은 한국의 민주화를 지원해 왔으며, 현재 “한국과 일본은 서로 상황은 다르지만 세계가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자는 측면에서는 함께 할 수 있으리라”고 여겼다. 최근에 양국 주교단은 1년에 한 차례씩 만나서 할 일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평화9조 운동은 기본적으로 무력을 보유하는 것을 반대하는데, 군사력이 아니라 다른 나라를 ‘친구’로 사귐으로써 나라들 사이에 평화를 보장하자고 주장한다. 마츠우라 주교는 코스타리카의 예를 들어가면서 군대 없이 평화를 지키는 방법이 있음을 말한다. 현재 일본이 자위대를 통해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다른 나라들이 위협을 느끼지 않는 것은 평화헌법 때문이다. 만일 헌법이 개정된다면 향후 일본의 무력행사가 가능해질 것이다. 그래서 이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교는 말한다.

이를 위하여 평화9조 운동은 친구만들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그동안 일본이 얼마나 친구를 만들어 왔는지 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2005년에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는데 주로 ‘팍스 크리스티’(그리스도의 평화)라는 단체를 통해서 했다. 현재 이 운동은 남미 등지에서 수도자들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으며, 바티칸에도 일본 주교단의 의사를 전달하였다.

가해자의 입장에서 평화주의를 주장해야

   
하루코 이시카와 수녀
마지막으로 아시아 민중들은 일본에게 당한 고통 때문에 원한을 지니고 있는데, 과연 그동안 일본인들 개개인의 폭력심은 어느 정도 정화되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하여, 마츠우라 주교와 동반한 하루코 이시카와 수녀는 이렇게 답변하였다.

“일본인들은 아시아인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가해자가 아니라, 원폭으로 인한 희생자의 입장에서 평화주의를 바라본다. 그러므로 연골처럼 무력한 평화주의가 되기 쉽다. 폭력의 가해자의 입장에서 다시는 이런 폭력을 전개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평화주의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자기 의식을 갖추는 것이 일본에서 평화주의를 이루어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마츠우라 고로(松浦悟郎) 주교

1971년 오사카 교구 신학생으로 도쿄 가톨릭 신학원 입학.
죠치대학(上智大學)에서 철학을 수학.
1977년 죠치대학(上智大學) 신학부에서 신학을 수학.
1981년 가톨릭 오사카 교구 사제 임명.
1986년 재일한국인․조선인 외국인등록법 문제에 관여 활동.
이 활동과 연계하여 1990년경부터 일본체류 외국인 문제에 관여.
1991년 걸프전쟁 당시 자위대 파병을 반대하며 타 종교인들과 함께 민간기 챠터 운동에 참여.
1995년 한신아와지대지진/가톨릭 나카야마테 교회 구조본부장으로 구조 활동에 참여.
1999년 오사카 교구 보좌 주교 임명.
일본 가톨릭 주교단 정의평화협의회 담당.
일본 헌법 개정 반대운동의 일환으로「종교자9조의 화합」결성 및 활동
시민 활동 그룹인「9조회 ․ 오사카」등을 결성.
현재, 일본 가톨릭 주교단 사회주교위원회 소속 정의평화협의회 회장.


/한상봉 2008.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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