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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국회에 사형폐지 청원사형폐지와 종신형 입법, 10만 서명

“사형폐지는 강력범죄를 가벼이 여긴다는 의미가 아니라 진정한 문제해결을 위한 가장 원칙적이고 근본적 방법으로 나아가는 교두보다."

주교회의가 국회에 ‘사형폐지와 종신형 입법’을 위한 청원을 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이하 주교회의 사폐소위)는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형제를 폐지하고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법안을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사형제 폐지는 중범죄자 무죄방면 아닌 다른 형벌로 처벌하자는 것”

이들은 청원문에서 종교계와 인권단체 등 사형폐지운동은 1997년 12월 30일 마지막 사형집행 뒤 피해자 지원을 위한 연구와 실천, 사형수와 피해자 가족 간 화해 프로그램 등 폭넓은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사형폐지는 강력범죄를 가벼이 여긴다는 의미가 아니라 진정한 문제해결을 위한 가장 원칙적이고 근본적 방법으로 나아가는 교두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중한 범죄에 중한 형벌로 사회 안전을 확보하고 사회로부터 격리한다는 목적은 사형이 아닌 종신형(무기징역형)으로도 충분히 이룰 수 있고, 이는 다른 국가들의 사례와 연구를 통해 충분히 입증됐다며, “그럼에도 국민들이 불안하다면 무기징역의 가석방 요건을 강화해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 뒤에는 전 주교단과 사제, 수도자, 평신도 10만 5179명이 참여한 서명지를 국회에 전달했다. 주교회의 사폐소위는 지난해 12월 2일 대림 제1주일부터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이번은 2005년, 2008년, 2012년에 이은 네 번째로 역대 가장 많이 참여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주교회의 정평위원장 배기현 주교는 사형제 폐지 요청은 귀한 생명을 잃은 결과로 또 하나의 생명이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비와 용서라는 길을 걸어 달라는 것이라고 요청했다.

배 주교는 사형제 폐지 요구를 흉악한 범죄로 생명을 잃은 당사자의 가족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을 헤아리고, 엄청난 범죄와 만행의 피해로 불안해 하는 이들에게도 죄송한 마음이라면서도, “인간이기에 인간이 걸어가야만 하는 더 귀한 길, 곧 생명을 아끼는 길에 더 큰 마음으로 다가서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사폐소위 위원 김형태 변호사는 현재 헌법재판소가 사형제도 헌법소원 청구를 받아들여 주심 2명을 결정하는 등 심판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며, “헌재 심판보다 국회가 더 빨리 입법을 통해 사형제 폐지를 이룰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나라들이 사형을 폐지하는 방법은 국회의 사형폐지 입법,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의 판결, 국민투표 등 대체로 세 가지다.

3월 28일 주교회의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형폐지와 종신형 입법을 위한 입법을 촉구했다. ⓒ정현진 기자

주교회의 사폐소위는 올해 2월 12일, 헌법재판소에 형벌의 종류를 규정한 형법 제41조 가운데 ‘사형’을 명시한 1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번 청원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금태섭 의원, 자유한국당 경대수 의원,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정의당 이정미 의원 등도 참여했다.

이 가운데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상민 의원은 사형폐지 관련 법안이 15대 국회 이후 5번이나 발의되었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거나 자동폐기됐다면서, “20대 국회에서는 정파와 정당을 넘어 법안을 발의하고 법사위에서 논의되지 못할 경우 전원회의를 통해 사회적 공론화와 합의에 이르는 과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태섭 의원은 “범죄자가 자신의 죄에 상응하는 죄값을 받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사형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헤아린다”면서도, “그러나 사형제는 인간존엄과 비인간적 형벌을 받지 않을 권리 등을 침해하며, 무엇보다 오판의 위험이 있다. 또 어떤 경우 사형 판결문을 보면 그 죄가 무기징역을 받은 죄보다 무겁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1953년 제정된 한국의 형법이 법정형으로 사형을 규정한 범죄는 형법상 살인죄 등 16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 특별형법에서 32개, 군형법에서 반란죄 등 33개, 국가보안법상 4개 등 모두 33개 법률에서 140여 개 범죄에 대해 사형을 법정형으로 한다.

그러나 세계적인 추세는 2017년 기준 142개국이 사형을 폐지했으며, 2017년에 사형을 집행한 국가는 23개국뿐이다. 유럽연합은 사형제 폐지를 사실상 회원 가입 조건으로 두고 있으며, 사형집행 가능성이 있는 국가에 대해서는 범죄인 인도를 거부하고 있다.

사형제 폐지 법안은 15대 국회에서 처음 제출됐으며, 16대 국회에서 155명, 17대 국회에서 175명이 사형폐지법안에 서명해 발의됐지만, 회기 종료로 폐기됐다. 18대 국회에서도 김부겸, 주성영 의원이 각각 사형폐지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고, 19대 국회에서도 유인태 의원 등 172명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기자회견 뒤, 배기현 주교는 국회 민원실에 서명지를 전달했다. ⓒ정현진 기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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