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노아의 방주, 에드워드 힉스. (1846) (이미지 출처 = wikipedia.com)

 

새로운 노아 방주는  

- 닐숨 박춘식

 

‘세상에 사람을 만드신 것을

후회하시며 마음 아파하셨다.‘ (창세기 6:6)

 

노아 홍수 전, 세상의 소란 법석을 내려다보시는

하느님께서 하신 이 말씀이, 곧장 이즈음

어찌 생뚱맞은 다른 말로 들리는지 스스로 놀랍니다

 

‘구세주로 세상에 오신 예수님께서

교회를 세우신 것을 후회하시며 마음 아파하십니다’

 

세상이 종교를 심히 걱정하는 이 시대에

최첨단 과학 소용돌이 위의 새로운 방주(方舟)는

아니면 길이가 십 리나 되는 엄청 큰 비행선은

누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그리고

거기에 어떤 인간들이 탑승해야 하는지 •••

 

높은 종탑 위로 치솟으며 달려가는

불바람 소리만 사면팔방으로 퍼져 나갑니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9년 3월 25일 월요일)

 

삶의 지표로 여긴 자신의 신앙을 묵묵히 접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보는 각도와 견주어 보는 잣대가 다르니까, 종교를 멀리하거나 포기하는 이유는,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 여러 갈래로 다르리라 여깁니다. 신학 박사들이나 철학 박사들은 무어라고 하는지 모든 논문을 읽어 보지 않았지만, 누구나 첫마디가 걱정으로 시작하리라 여깁니다. 돈으로 신앙을 성장시킬 수 없고, 최신 전자기기로도 불가능한 신앙 활성화는 현직에 있는 성직자들의 몫으로 여기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유는 모든 성직자들이 진정으로 가난하고 진심으로 겸손하면 신자들은 절대로 떠나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든 성직자가 겸손하고 가난하면, 이미 떠나간 신자들도 다시 교회로 어김없이 돌아오리라 여깁니다. 겸손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한없이 겸손하시고 그리고 끝없는 겸손으로 사람을 구원하시고 또 그리고 사람들에게 언제이든 어디서든 겸손하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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