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교회
반성과 다짐으로 3.1운동 100주년전국 6곳 기념미사, 염 추기경 "사랑, 정의, 진리 실천하자"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서울대교구, 광주대교구, 의정부교구, 제주교구가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미사가 서울에서 3.1절을 맞아 있었고, 경북 성주 소성리에서도 기념미사가 봉헌됐다.

친일의 과거를 반성하고 사랑 실천과 정의 구현 다짐

2월 28일 오후 7시, 명동대성당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미사가 봉헌됐다. 이날 미사는 염수정 추기경과 유경촌 보좌주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사제단이 공동으로 집전했고, 약 600명이 참석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천주교가 일제강점기에 보인 행태에 대한 김수환 추기경과 정진석 추기경의 반성으로 강론을 시작했다.

그는 천주교가 안중근 의사의 의거에 대해 “오랫동안 ‘살인은 불가하다’고 한 교리를 들어 신앙인으로서의 안 의사에 대한 평가를 소극적으로 했다”고 했다.

그는 1993년 김수환 추기경이 안 의사의 의거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사상 첫 추모미사를 봉헌했고, 2010년 정진석 추기경이 안 의사를 두고 “철저한 가톨릭 신앙인”이라며 존경하고 본받아야 할 신앙인이라 했다며 “일제강점기의 우리 백성들의 투쟁과 의로움은 정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주교회의가 친일에 대해 반성했고 올해도 2월 20일 담화문을 말하며 과거를 반성하며 한반도에 참평화가 들기를 기도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염 추기경은 “우리는 3.1절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뿐 아니라 선조들이 행했던 용기와 희생을 본받아 사랑을 실천하고 정의를 구현하고 진리를 증거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고 했다.

2월 28일 오후 7시 명동대성당에서 3.1절 100주년 기념미사가 봉헌됐다. ⓒ신재용 기자

“평화를 이루기 위한 여정을 한 걸음씩 나아가자”

광주대교구는 3월 1일 오전 11시 염주동 성당에서 옥현진 보좌주교 주례로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옥현진 주교는 3.1운동은 비폭력 저항운동의 전 세계적 사건이었지만 우리가 3.1운동의 정신은 잘 모르고 살아왔다면서 저항과 해방으로 맞이한 평화는 아직 절반의 평화라고 했다.

그는 북미회담의 결렬을 언급하며 착잡한 심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의 수교도 8년, 미국과 베트남의 수교도 6년이 걸렸다고 지적하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평화 통일을 이루겠다는 우리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3.1운동, 4.19, 5.18, 6.10, 그리고 최근의 촛불 시위 등을 통해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를 완성해 가고 있으며, 한편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가 아직도 할 일이 많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촛불 시위도 평화 그 자체였다면서 다시 평화를 이루기 위한 여정을 한 걸음씩 나아가자고 했다.

광주대교구 3.1절 100주년 기념미사에서 3.1만세운동 당시를 재현했다. (사진 제공 = 광주대교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의정부교구는 3월 1일 오후 8시 의정부성당에서 교구장 이기헌 주교의 주례로 3.1운동 10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이기헌 주교는 3.1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족적 대동단결 정신”이었다고 봤다.

그는 개인적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한 천주교인들이 있었던 것은 다행이지만, 당시 교회 지도자들이 함께하지 못하고 정교분리를 내세워 (독립운동에 참여한) 신자들을 제지했던 일은 교회가 크게 반성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그는 3.1운동의 정신을 이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단합하고, 분열을 없애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하나되려 노력할 때 진정한 광복과 한반도 평화가 온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사는 교구의 담화문 낭독으로 마무리됐다. 교구는 담화문에서 3.1운동 참여 금지 방침에도 50명 넘는 신자들이 구속됐다며 “그들을 본받고 우리 자신과 한국천주교회를 쇄신"하고자 제대로 안 알려진 당시 천주교인의 참여를 서둘러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100년이 지난 지금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이민과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 생태 정의 실현을 위해 교회의 울타리 안에 안주하지 않고 세상 깊숙이 나아갈 것을 선언했다.

3월 1일 오후 8시 의정부성당에서 3.1절 100주년 기념미사가 봉헌됐다. ⓒ신재용 기자

3.1운동은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향한 혁명적 출발점

제주교구는 3월 1일 오후 7시 교구장 강우일 주교의 주례로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강우일 주교는 제주 4.3과 3.1운동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제주교구는 2018년에 주교회의와 더불어 제주 4.3 70주년을 지냈다.

그는 지난해 10월 제주교구 신자들이 묵주의 밤 기도를 하면서, “4.3이 시작된 것은 1948년이 아니라 (사실상) 1947년 3월 1일 제주도인이 역사상 가장 많이 모인 3.1절 기념행사(와 잇따른 미군정과의 충돌)였음을 상기했다”고 되새겼다.

그는 지난 100년간 많은 이가 자신을 바쳐 불의에 맞서 싸웠으나 교회가 그 곁에 있지 못한 부분이 많았지만 안중근 의사와 그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 제주 출신의 강평국, 고수선, 최정숙 등 “드물지만 천주교 신앙을 가진 독립지사들이 계셨기에 우리는 한편으로 자랑스럽고 큰 위안을 받는다”고 했다.

3월 1일 제주 중앙성당에서 3.1절 100주년 기념미사가 봉헌됐다. (이미지 출처 = 제주교구가 제공한 '3.1절 100주년 기념미사' 동영상 갈무리)

“3.1혁명, 하느님나라 위해 어떻게 투신할 것인가”

한편, 3.1절을 맞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성당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미사’도 봉헌됐다.

이 미사는 2016년부터 3.1절마다 봉헌돼 올해로 네 번째를 맞았다. 특히 이번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촉구와 더불어 3.1운동에 깃든 하느님나라의 의미를 살폈다.

전국 9개 교구의 정의평화위원회 및 수도자 단체와 평신도 단체로 구성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천주교 전국행동’이 주관한 이날 미사에는 사제, 수도자, 평신도 등 300여 명이 모였다.

미사를 주례한 황인수 신부(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부회장)는 1919년 3.1운동 뒤부터 독립운동, 분단과 전쟁, 군사독재와 민주화, 촛불혁명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시기는 모두 “3.1항쟁에 젖줄을 대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먼저, 100년 전 천주교회가 자기 보호만을 위해 3.1운동에 참여하지 않은 점을 반성하며 이 미사는 지금 여기에서 “하느님나라를 건설하는 데 어떻게 투신할 것인가 고민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황 신부는 100년 전 3.1운동을 기점으로 한국은 제국에서 민국으로 국체가 바뀌었기 때문에, “3.1운동은 3.1혁명으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민족의 주체성과 인류의 평등이란 가치를 담은 독립선언을 통해 선조들이 꿈꾸었던 나라를 되짚었다.

그는 “혁명은 가죽을 바꾼다는 뜻으로 예수가 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과 같다”면서 “하느님나라는 구체적으로 우리에게 혁명을 요구한다고 생각하며, 우리 자신과 공동체, 사회와 나라 안에서 매일 새롭게 혁명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3.1혁명 100주년을 맞은 2019년 우리가 꿈꾸는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라고 묻고 “자본에 마구 눌린 사회, 청년들이 꿈을 포기하는 현실에서 여성의 인격을 존중하라는 미투운동이 분출되는 것도 우리가 꿈꾸는 나라를 우리 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사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공동등재를 위한 서명운동도 있었다.

3월 1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성당에서 봉헌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미사에서 참례자들이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김수나 기자

“면면히 이어온 저항의 불꽃은 다시 불타올라야 한다”

사드 배치로 갈등을 빚는 경북 성주 소성리에서도 3.1절 100주년 기념미사가 봉헌됐다.

고진석 신부는 “북미정상회담 결렬 소식을 듣고 만감이 교차”했고 “합의문을 거부하고 퇴장한 미국의 태도를 보며 모멸감마저 들었다”며 우리가 아직 독립하지 못했고, 독립 만세 운동이 다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3.1운동의 비폭력성을 두고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민중의 저항”이라며, “당시 조선 땅에 사는 인민 중 열에 하나는 거리로 나와 독립만세를 외쳤다”고 했다.

그는 “시대의 징표를 읽고 인류를 구원으로 선도해 나아가야 하는 것이 종교의 본령이건만, 안타깝게도 교회는 때늦은 고백과 반성을 반복”하고, “핵발전, 군비경쟁, 민족주의, 국가주의, 개발지상주의 같이 인류를 파멸로 이끄는 이념은 여전히 세상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하느님께 믿음을 두는 사람이라면 그분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기 위해 무엇과 대적해야 하는지 분별해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소성리는 평화를 지키기 위해 무엇과 싸워야 하는지 세상에 알리는 곳인 동시에, 거대한 어둠의 세력들과 투쟁하는 끈질긴 민중의 힘이 발산되는 곳”이기도 하다며, “동학 농민들로부터 시작된 근세 우리 민족의 저항정신을 다시 한번 상기했으면 한다”면서 면면히 이어온 저항의 불꽃은 다시 불타올라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미사 전에는 가톨릭농민회 정한길 회장 등 평신도 6명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3월 1일 소성리에서 열린 3.1운동 100주년 평화바람 미사에서 정한길 가톨릭농민회장 등 6명의 평신도가 기미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고진석)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김수나 기자, 신재용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