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시로부터 STX중공업과 주민대책위 3자회동 약속 받아내..

 

▲ 시청에서 내쫒으려는 경찰과 시청공무원들에게 저항하며 서로 손목을 묶고 있는 수정마을 주민들과 장 요세파 수녀.

지난 7월 6일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9시간에 걸쳐 마산시청에서 수정마을 주민대책위의 농성이 있었다. 수정만 STX조선기자재 공장 유치를 반대하며 마산교구청 앞마당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던 수정마을 주민들은 이날도 매일처럼 마산시청 앞으로 항의집회를 하러 갔으며, 쏟아지는 폭우를 피해 시청 청사 안으로 들어가 2층 계단에 앉아 농성을 벌였다.  

이미 STX측에서는 "주민이 반대하면 공장 건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STX 강덕수 회장은 ▲주민들이 반대하면 들어오지 않겠다. ▲ 중국 대련 에 이미 투자하여 더 이상 수정만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밝힌 바 있으며, 마산시장은 지난 6월 22일 마산시, STX(강덕수 회장 또는 회장의 위임장을 받은 중책간부 이상의 책임자), 주민대책위 3자가 동석한 가운데 확인 절차를 갖고, STX중공업이 부득이 사업시행을 할 경우 주민민원협의 및 해결을 위한 기업의 이주보상의 기본계획은 무엇인지 이의 기준이 될 자금 확보 및 투자계 획에 대해서도 확인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마산시는 위의 합의한 내용과 달리 STX측에 ‘수정산업단지 투자계획 설명요청’ 문서를 보내어 단지 주민대책위원회로부터 투자의향 문의가 있어 STX중공업이 투자계획에 대한 설명이 가능한지만을 26일(금)까지 회신하라고 물었다. 이런 상황에서 마산시는 주민대책위에서 수차 건의한 이주조건, 이주대상, 이주조사 방법 등을 전혀 논의하지 않른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이주희망자 조사를 강행하고 있다.

이에 반발하는 수정마을 대책위(위원장 박석곤)는 삼자 회동을 통해 문제해결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마산시의 약속위반에 항의하는 것이다. 이들은 마산시장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으나, 마산시는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들이 항의농성을 시작하자, 시청직원들과 경찰이 둘러싼 가운데 고성이 오가며 승강이가 계속되었으며, 시청에서 나가달라는 요청에 대해 주민들은 "시민이 시청에 들어오는 것도 불법이냐. 불법이면 현장범으로 잡아가라. 죽여서 데려가라"고 결사투쟁을 부르짖었다. 한편 "목이 탄다. 물이나 갖다줘라. 이렇게 죽이든가"하며 "마산시장 황철근은 사직서를 내든가 우릴 죽여서 해결하라"고 말했다. 

수정마을 주민인 윤복연 씨(73세)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돈으로 이것저것 편 가르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돈으로 표를 사서 하는 투표가 뭔 말이냐. 대한민국 민주주의 죽었다. 황철곤 저 하나 잘 하면 될 걸 왜 황철곤이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망치노?"하고 말하며 "일본놈들이나 하던 짓을 마산시장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트라피스트수녀원의 오틸리아 수녀는 "황시장이 결단을 내려 사업유치를 포기하는 방법밖에 없다. 향후 계획도 없다. 그동안 계획대로 약속대로 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마산시에서는 그저 귀찮은 사람들 시청 밖으로 끌어내면 그만이라는 태도다. 그러나 주민들은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고 항변했다. 

오후에는 STX기자재 공장 유치를 찬성하는 주민들 20여 명이 몰려와 유치반대를 주장하는 대책위 주민들과 마주치면서 큰 소동이 일었다. 경찰은 주민들을 설득해 농성을 풀려고 하였으나, 주민들은 서로 손목을 간이용 우비로 끈을 만들어 묶으며 거듭 저항했다.

결국 이날 7시가 넘어서야 주민들은 마산시로부터 "마산시와 STX중공업, 수정마을 주민대책위원회 3자간 협의회 개최를 위하여 STX측과 2009.7.10일까지 협의하여 그 일정을 통보하겠으니 그리 아시기 바랍니다"라는 공문을 받아내고 시청에서 물러났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 전날인 7월 6일 저녁 상남동성당에서 열린 시국기도회에 참석한 수정마을 주민들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 지친 수정마을 할머니가 장요세파 수녀에게 기대어 쉬고 있다.

▲ 마산시청 안에서 수정마을 주민들이 앉아 있는 뒤편에,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깨끗한 정치를 이르는 현판이 걸려 있다.

▲ 윤복연 할머니가 마산시장의 잘못을 꾸짖고 있다.

▲ 찬성파 주민들이 오후에 몰려와 온갖 욕설과 야유를 반대주민대책위 할머니들에게 퍼붓고 있다. 유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대부분 칠순 노인네들인데 반해, 이들 찬성파 주민들은 투표를 위해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대거 전입한 탓인지 젊은 층이 많았다. 이들은 몇차례에 걸쳐 청사 위아래를 넘나들며 농성자들에게 시비를 걸었으며, 소란이 가라앉자, 모두 어디서 지급받았는지 모르지만, 빨강색 새 수건을 목에다 걸고 일시에 청사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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