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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반평화, 종교는 무엇을 했고, 할 것인가?평창평화포럼, 세계의 평화세력들 한반도 평화 적극 지지

‘2019평창평화포럼’이 2월 9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됐다.

평창동계올림픽 1주년 기념으로 열린 평화포럼은 강원도와 평창군 등 지자체와 코이카 등 국내 평화, 인권 시민사회단체 등이 계획하고 진행했다.

평창평화포럼 실행위원인 이대훈 성공회대 평화학 연구교수는 포럼이 열리기 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인터뷰에서, “평창올림픽부터 남북한 대화가 새롭게 시작됐고, 북미 간 평화프로세스가 시작됐다는 것을 기념하고, 이 변화가 세계적 파장을 일으킬 잠재력이 있다는 측면에서 지역적이고 국제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기의 수준이 너무 높아지고, 갈등이 깊어지지만, 사람들의 의식은 그에 따르지 못하는 것은 위기라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평화 의제를 설정하자는 것이 평창평화포럼의 목적”이라며, “다만 구체적이고 실천가능한 목표치를 설정하는 것이다. 무기 문제는 이해관계로 유엔이 접근하기 어려워하기 때문에, 시민사회와 지자체가 주도하는 것은 큰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평화포럼에는 평화운동 관련 전 세계 50개국 200여 개 단체와 500여 명의 활동가들이, “군축, 빈곤과 지속가능발전목표, 경제 및 생태와 스포츠, 젠더, 청년, 종교, 인권과 인도주의, 한반도와 아시아 평화, 종교간 협력과 평화” 등을 주제로 토론하고 각 지역의 상황을 나눴다. 

“평화한 변화의 희망, 더 나은 삶에 대한 기회이며, 상처 입고 억압받은 사람들에게 참여할 기회를 주는, 보통 사람들의 참여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인도네시아 활동가 해리스 아자르)

참가자들은 각 의제를 논의하면서, 평화 구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한 민주주의, 강한 시민사회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각국의 정부, 정치권과 협력하거나 주도하는 시민사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각 세부 주제별 36개 세션이 진행된 가운데, 2월 10일에는 “종교간 협력과 평화”라는 종교 특별 세션이 있었다.

평창 월정사 성보박물관에서 열린 종교 모임은 “종교간 협력과 평화, 종교 및 종교간 협력기관의 역할”을 주제로 열렸으며, 한국, 일본, 터키, 벨기에 등의 종교인평화회의, YWCA, 팍스 크리스티 소속 참가자 40여 명이 참석했다.

평창평화포럼 종교세션 참가자들. ⓒ정현진 기자

오늘날의 폭력과 반평화, 종교가 제 역할을 했다면 없었을 일
종교, 무기개발 위한 기술 발전에도 민감하게 대응해야
평화를 위한 노력, 종교가 더 이상 들러리 되어선 안 돼

중동의 이슬람과 그리스도교 관계를 중심으로 종교간 대화에 대해 발표한 아이한 외제르 터키문화원장은 “종교간 대화는 다른 이들과 관계 사이의 이해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으로, 서로의 입지를 위해 다투는 논쟁이나 합의가 아니라 신앙을 넘은 소통과 이해를 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다양한 인종과 종교를 갖고 있지만 신의 눈으로 보면 모두 같은 ‘사람일 뿐’이다. 신이 기뻐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다름을 극복하고 하나가 되는 것”이라며, “현재 세계가 직면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종교와 국경을 넘어 한자리에 모여야 한다. 대화는 인간의 경험을 전환시키고, 서로에게 감사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다양한 문제와 이슈를 드러내기 위해서 종교와 문화 간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종교인평화회의의 대표로 참석한 요시노리 시노하라 씨는 일본 종교인평화회의는 불교, 신도(일본전통종교), 이슬람까지 아우르며, 난민문제, 반핵문제 등 다양한 이슈에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정치적 편견과 불관용 때문에 다른 종교와 문화 사이에 배타적 태도가 발생한다”며, “종교가 해야 할 일은 사랑과 존중을 중시하고 실현하는 일이며, 이를 위해 종교간 대화와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터키문화원 우사메 쥰불 부원장은 우선 종교가 정치화됐던 역사를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종교인의 책임은 정치인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상대를 알 기회를 통해 최대한 상대 자체를 받아들이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나를 알리기 위함이 아니라 상대를 존중하고 그로부터 배운다면, 종교가 갖는 무지, 빈곤, 갈등과 같은 문제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숙 수녀(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는 “인종차별, 굶주림, 폭력, 성차별, 군비경쟁 등은 종교가 제 기능을 다 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며, “사랑과 평화, 인간의 가장 기본적 가치를 이야기하는 종교가 인류를 위해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 돌아보면, 종교인으로서 죄스럽고 책임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평화를 위한 종교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발표자로 참석한 벨기에 '팍스 크리스티' 회원이자, 유엔 대표인 조나단 프레릭스 씨는 '팍스 크리스티'의 평화 운동은 적극적 평화활동으로 평화의 문화를 세우고자 하며, 군비경쟁이나 무기문제 이전에 전쟁의 뿌리 깊은 원인을 찾아, 분쟁의 지역에서 근본적 차원의 화해를 이루도록 노력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가톨릭교회의 핵무기금지와 관련된 입장에 대해서,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핵무기에 대해 언급한 것을 들며, “핵무기에 대한 교회의 입장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냉전시대에 교회는 핵무기 사용에만 유감을 표했지만 현재는 핵무기를 소유하는 것 자체도 반대하는 분위기이며, 이는 선언을 통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그리스도교인들은 현재 무기 기술뿐 아니라 앞으로 생산될 첨단 무기와 그 기술에 대해 걱정하고 대응해야 한다며, 현재 있는 폭력과 위험뿐 아니라 앞으로 벌어질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날, 각 단체와 나라별 구체적 실천을 위한 토론을 벌이는 참가자들. ⓒ정현진 기자

가톨릭 평신도영성연구소 박문수 소장은 “가톨릭뿐 아니라 한국 종교 일반의 인식이 시민사회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상식 수준에서만 세상을 바라보고 행동해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70년간 한국 종교가 반공, 반북 이데올로기에 편승하고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는 데에도 거리를 두지 못했다며, “평화에 기여하기 위해 이를 먼저 끊어내야 한다. 다른 사회집단보다 상대적으로 이념으로부터 자유로운 종교가 금기를 깨는 것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금까지 종교는 평화 구축을 비롯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활동에서 들러리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동안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종교가 능력을 보여 주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바깥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제대로 알고 적극 기여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불교 정토회 평화재단 유정길 기획위원은 남북관계 변화와 관련해, 종교가 앞서 준비해야 할 것들을 제안했다.

그는 “남북관계가 개선돼, 교류가 시작되면, 북한이 남한의 경제적 식민지화되고, 남한의 혐오시설이나 오염시설이 북한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또 북한 주민들이 남한에서 2등 국민으로 차별받고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며, 이를 종교가 나서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분단의 정서와 감수성에서 통일의 정서와 감수성을 키우는 역할, 남북 간 통합에 따른 발전이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이 되도록 비전을 제시하고, 중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을 통한 동북아 평화구축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평화의 정신, 가치, 마음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늘 문제의식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포럼 참가자들은 ‘평창 평화 선언’과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속적 평화를 위한 결의안’, ‘평창 평화 의제’ 등을 채택했다.

각 의제별로 진행된 세션의 결과를 모은 ‘평창 평화 선언’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지지와 한국전쟁 종식, 헤이그 평화의제 지속과 모든 전쟁의 종식, 군사기지 확대 중단, 각국 정부와 공공기관의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실현, 모든 정부와 시민 간 협력과 평화안보 구조 강화 및 확대, 평화의 권리에 대한 전면적 인정과 즉각적 이행, 성폭력과 젠더 폭력으로부터 보호를 규정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325, 1820 결의안 이행, 청년를 위한 유엔 안보리 2250 결의안 이행, 평화 교육에 대한 노력과 투자, 핵무기산업과 군수산업에 대한 투자 중단, 언론을 비롯한 사회 매체의 평화적 사용, 한반도에 대한 연대와 평화자결권 합류 초대” 등을 촉구했다.

또 ‘평창 평화 의제2030’을 통해 동북아평화, 글로벌 군축, 세계시민교육, 지속가능발전목표, 평화와 인권을 위한 스포츠 등 5개 공동행동을 제안했다.

주최 측은 평창평화포럼이 새로운 남북 관계를 이끌어낸 평창동계올림픽 1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1899년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 100주년을 기념해 1999년 헤이그에서 열린 평화회의 20주년을 기념하기도 한다며, “헤이그 평화의제에 이은 평창평화의제를 채택해 2030년까지 10년간 전세계 평화운동의 공동 실천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평창군은 앞으로 포럼을 10년간 진행하고, 다보스포럼과 같이 세계적이고 권위 있는 평화포럼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폐회식에서 참가자들이 평화포럼에서 채택한 의제가 담긴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정현진 기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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