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천국처럼' 살아가기 위해 둥지를 틀고 뿌리를 내리고 있는 예수살이공동체가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예수살이 공동체는 3월1일 오후 3시부터 명동 꼬스트홀에서 박기호 신부를 비롯한 길벗 사제단 9명이 공동 집전한 창립 10주년과 11기 민들레 서원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 주님, 우리는 오직 당신의 크신 사랑만을 믿고 여기까지 왔나이다. 우리 앞에 당신의 길을 터주소서 "

이날 감사미사에서 예수살이공동체는 지난 10년간의 발자취를 담은 영상물을 상영하면서 힘겹지만 꾸준히 성장해 온 공동체에 베풀어주신 주님 은혜에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11기 민들레 서원식을 통해 개개인이 이 시대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갈 것을 봉헌했다. 이날 감사미사에서 민들레 서원을 한 3명의 젊은이들은 앞으로 참된 예수 제자의 삶을 살아나갈 것을 다짐했고 사제들과 기존 민들레들은 한 명씩 축복을 해주면서 기쁨을 나누었다.


 또한 예수살이공동체 5개년 계획을 발표해 관심을 끌었는데, 앞으로 예수살이공동체는 소비사회에서 그리스도를 따르기 위해 수덕 생활로 실천해 온 오프운동을 대중운동으로 확산시킬 것을 천명했다.

또한 농촌에서 산위의 마을 공동체를 일구는 것처럼 도시에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과 변화된 안팎의 상황에 맞게 조직 체계를 정비해 예수살이 정신을 더 많이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점을 밝혔다.

이날 창립 10주년 감사 미사 강론을 통해 박기호신부는 "공동체 삶 10주년을 맞으면서 21세기 소비사회에서 제자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불러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오늘 우리 공동체가 성장하기까지 함께 한 모든 더부네들의 마음에 진심으로 뜨거운 사랑과 우정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고 전제한 후 "

우리는 오직 이 시대에 예수의 제자로서 살고자 하는 지향으로 이 예수살이에 입문했고, 이제 내가 사는 것이 아니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신다는 사도 바오로의 고백으로 우리가 세상 가운데 살면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 새롭게 태어났고 예수살이를 살아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박기호 신부는 또 " 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인가. 바로 여기에 모인 이 사람들이 내 어머니요, 내 형제요 자매다. 오늘 복음의 말씀에서 공동체가 주님께서 주시는 선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온 세상이 우리 형제자매로 받아들여질 때까지 우리는 예수 제자의 삶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을 주님께 보여 주자"고 당부했다.

이어 박신부는 "이제 사람들은 이념의 시대가 가고 실용의 시대가 열렸다고 한다. 모든 사람들이 성공하는, 경제적으로 성공하는 시대가 왔다고 하지만 이 실용의 시대가 우리 예수살이에게는 더욱 뜨겁게 불타는 로마의 시대가 될 것이다. 생태 환경을 파괴하고 개발을 정당화시키는 시대의 프레임이 실용이란 이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실학사상과도 전혀 맥을 연결시킬 수 없는, 상업주의 마케팅이 도처에서 정당성을 가지고 개발과 성장, 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그러한 시대가 바로 실용의 시대이다."라고 말하면서 "우리는 실용의 시대에도, 이념 논쟁의 시대에도, 그 어디에서도 교만 없이 예수 그리스도의 영성을 자기의 생명으로 여기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영성의 시대를 열고자 하는 삶을 지향할 것을 당부했다.


감사 미사가 끝난 후 제 2부 축하 공연은 무형문화재 제 29호 서도소리 이수자 오희연씨의 축원덕담 비나리로 막이 올랐다. 신나는 사물놀이 가락에 맞춰 소리를 풀어내는 오희연씨의 축원덕담 비나리에 참가자들은 많은 박수를 보냈다. 이날 축하 공연은 산위의 마을 아이들 노래와 민들레 합창, 그리고 생활성가 가수 김정식(로제리오)씨의 축가로 이어져 한껏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봉헌하는 자리가 됐다.

예수살이공동체는 이날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산위의 마을에서 손수 재배한 콩으로 만든 청국장과 떡, 그리고 오프(OFF)운동 길잡이 <텔레비전, 좀 끊고 삽시다> 소책자 등을 선물로 나누었다.

한편 예수살이공동체는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아 지난 2월 일부터 6박7일간 도보순례를 했으며, 2월 23일과 24일 산위의 집에서 워크샵 등을 개최해 앞으로 예수살이로 살아갈 것을 다시 한번 봉헌하고 예수살이공동체의 방향을 가늠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예수살이공동체가 이룬 것과 이루고자 하는 것
'예수살이공동체 5개년 계획'으로 더 깊이 뿌리내리기 소망


예수살이공동체는 1998년 3월1일 역삼동성당에서 창립미사를 하고 '지상에서 천국처럼' 살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예수살이공동체는 산업화에 따른 과잉생산과 소비주의적 한국 사회, 그로 말미암은 생태계와 인간 정신의 황폐화, 물신적 가치관이 민주주의의 절차, 분배와 사회정의, 수단의 정당성을 외면해 인성과 윤리, 전통적 가치가 깃든 정신세계를 붕괴시키고 있는 현실 등을 염려해 시작된 운동이다.

또한 남북의 군비 경쟁에 의한 군사비 과다지출로 사회복지와 교육, 문화, 예술 등 인간화를 위한 비용의 희생, 강대국에 대한 군사, 정치, 경제, 문화의 종속 또한 우리 사회의 문제로 인식하며 청년들의 삶에 예수살이공동체는 뛰어들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처럼 왜곡된 시대상 속에서 양적 성장을 동반해 교회는 이 땅의 청년 신앙인들에게 참 삶의 중심으로서 그리스도 사상과 신앙을 충분히 부여하지 못하고 있음을 자각해 참 인간이며 그리스도이신 예수의 참 모습을 발견하는 올바른 신학과 예수로 사는 참 신앙으로, 지상에서 이미 천국의 삶을 추구하는 종말론적 희망으로 오직 하느님 나라를 다시 추구해야 함을 결의한 것이 창립 당시 예수살이공동체의 모습이다.

즉 스승 예수의 생애와 삶 속에서 나타난 인간 해방의 사상과 소유로부터의 자유, 소외된 이와 함께 하는 기쁨, 죄악에 도전하는 투신 정신에 의한 예수살이의 생활운동, 복음의 자의식으로 자신을 회심 개조시키고, 나아가 의식의 삶을 지속시켜 줄 수 있는 공동체 운동을 구조 삼아 세상의 변혁을 도모하려고 한 것이 예수살이공동체의 창립의도이기도 했다.

시대와 사회현실 인식, 그리고 교회현실의 인식을 바탕으로 예수살이공동체의 영성과 운동 성격을 규정하고 출범선언을 한 예수살이공동체가 10년을 살아오면서 출범 당시 지적한 현실 문제는 지속되고 심화되기만 했다. 교회 안팎의 청년학생운동은 더욱 침체됐고, 예수살이 공동체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예수살이공동체 청년모임 회원은 배동이(준회원), 민들레(정회원), 홀씨(활동가)로 구분된다. 배동이는 3박 4일 동안 배동교육을 받은 사람이다. 지금까지 32번 교육이 있었고, 1,077명 배동이가 나왔다. 배동이는 매주 또는 격주로 열리는 두레모임에 참여해야 하며 수련생활을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두레모임이 거의 이루어지 않고 있다. 수련생활에 충실한 배동이는 공동체 추천으로 서원을 거쳐 민들레가 된다. 지금까지 10번 서원으로 88명 민들레가 나왔는데, 비활동 민들레를 정리해 현재 민들레는 모두 53명이다. 이 가운데 현재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민들레는 20명 수준이다. 민들레 가운데 공동체를 위해 투신한 사람을 홀씨라고 하는데, 아직 한 명도 없다고 한다.

예수살이공동체운동

예수살이공동체운동은 말그대로 공동체운동이다. '복음의 자의식으로 자신을 회심 개조시키고, 나아가 의식있는 삶을 지속시켜 줄 수 있는 공동체 운동'의 바탕은 두레모임이다. 두레모임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공동체운동 전망이 흔들린다는 것과도 같은데 현재 이 문제는 예수살이공동체의 심각한 문제라고 한다. 두레모임의 침체는 청년공동체 침체의 결과이자 원인이라고 진단하는데 예수살이공동체의 핵심 과제는 처음에도 그랬고 그리고 지금도 두레모임 활성화라고 한다.

예수살이공동체는 2003년 10월부터 중장년 신자를 대상으로 제자교육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8번의 제자교육이 있었고, 349명 제자가 나왔다. 제자단은 청년모임과 달리 회원 구분이 아직 없다. 주로 길벗 사제의 권유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길벗 사제가 사목하는 본당 신자들이 많다. 그래서 두레모임도 본당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현재 지역 두레가 결성된 본당은 모두 10개로 서울교구의 서교동본당, 장안동본당; 의정부 교구의 금곡본당, 능곡본당, 신곡1동본당, 지금동본당, 천마본당, 화정동본당; 수원교구 시화바오로본당, 인천 고강동본당 등이다.

중장년 신자들의 모임인 제자단은 청년 모임에 비해 대부분 같은 본당이기 때문에 모이기 쉽고, 길벗 사제가 뒷받침하니 청년 두레모임보다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주로 월 1회 모이는데, 월 1회 모임은 공동체로 성장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방식이다. 그나마 월 1회 정기모임마저 알차게 이루어지고 있는 본당은 절반도 안 된다. 자기 본당이나 근처 본당에 두레모임이 없는 제자는 제자교육 뒤에는 거의 예수살이공동체에 참여하지 않는다.

'산위의 마을'......예수살이공동체가 이루고자 하는 이상

예수살이공동체가 이루고자 하는 이상은 바로 ‘산위의 마을’이다. 현재 예수살이공동체의 중요 부분 가운데 하나는 산위의 마을(충북 단양군 가곡면 보발리 556번지)이다. 2004년 1월부터 시작된 산위의 마을은 마을가족(정회원), 부양가족(부양인), 예비가족(준회원), 촌외가족(준회원)으로 이루어진다. 마을가족이 되려면 공동체 생활의 참관, 지원기, 수련기를 거쳐야 한다. 이 기간을 약 5년 정도로 보고 있다. 산위의 마을이 시작된 지 4년째. 아직 역사가 짧아 정회원격인 마을가족은 아직 없다. 더구나 입촌했던 일곱 가족 가운데 세 가족만 남아 있으니 산위의 마을 역시 순탄치 않은 건 분명하다. 마을공동체를 원만하게 꾸려나가는 데 필요한 가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천주교 첫 계획공동체로서 거두고 있는 성과도 적지 않다. 산위의 마을이 내세우는 이상은 세 가지다. 첫째, 예수 그리스도의 ‘한 뜻, 한 몸 사상’ 을 지상에서 실현하여 하느님 나라의 삶을 선취한다는 것과 둘째, 마을의 삶을 통하여 시대 발전의 목표가 공동체적 세계관에 있음을 드러내는 것,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예수살이공동체운동의 실재성을 증거하는 것이다.

첫번째와 두번째는 예수살이공동체 전체와 다를 바 없다. 마지막 세번쩨 예수살이공동체 운동의 실재성을 증거하는 게 바로 '산위의 마을'이 지닌 고유 한 몫이다. 현재 산위의 마을이 청년 배동이와 제자단에게 예수살이공동체운동의 목표를 되새기게 하고 있으니 그 이상을 실현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산위의 마을은 여덟 가지 비전을 내건다. '삶을 성사화(聖事化)하고 성사를 생활화하는 공동 기도 생활', '건강한 생산과 건강을 위한 노동의 생활(농업, 임업, 약초재배)', '삶을 미학화(美學化)하는 예술생활 (문화 취미, 예술, 문예, 공예 활동), 그리고 '공동체 세계관의 인간으로 양성하는 자녀교육(공동 육아, 초 중 고등 과정의 대안학교)' 등이다. 또한 '필요한 의식주를 자체 해결하는 자립과 검약의 생활' 과 '건축과 에너지 재원의 자체 조달에 최선을 다하는 것(생태건축, 대체 에너지 사용)', 그리고 '귀농 가정과의 연대와 협동'이며, 마지막 비전으로 '도시 신앙인에게 안식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꼽는다.

산위의 마을의 여덟가지 비전은 이미 성취했거나 조금씩 성취되는 과정에 있다.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보자.
아침 미사로 시작해서 저녁기도로 마무리되는 공동기도 생활은 산위의 마을을 찾는 이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있다. 이는 '삶을 성사화(聖事化)하고 성사를 생활화하는 공동 기도 생활' 비전의 성취라고 본다.

또 하나 '공동체 세계관의 인간으로 양성하는 자녀교육(공동 육아, 초 중 고등 과정의 대안학교)'은 어떻게 이루어 나가는가? 산위의 마을 청소년은 모두 6명인데, 그 가운데 1명은 지난해 입촌한 김강산으로 아직 학교 갈 나이가 아니다. 나머지 5명은 모두 2006년에 홈스쿨링을 하였다. 지난해에는 초등학생 1명, 중학생 2명, 고등학생 1명이 근처 학교에 다녔고, 1명은 홈스쿨링을 계속해 고입 검정고시를 봤다. 산위의 마을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퍼지고 있는 산골유학을 지난해 2학기 동안 추진했다. 도시민들의 관심은 물론이고 성과가 컸음은 말할 나위 없다고 한다.

산위의 마을은 산골 유학의 사전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여름, 어린이 공동체 생활 체험 프로그램 '천국의 아이들'을 진행했는데, 예상보다 호응이 좋아 두 차례로 나누어 진행했다. 그 참가 어린이 가운데 3명이 산위의 마을에서 생활유학을 했으며, 올해는 그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산위의 마을은 마을 밑에 있는 보발리분교 폐쇄 방침에 적극 대응해 이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산위의 마을에서는 '건강한 생산과 건강을 위한 노동의 생활(농업, 임업, 약초재배)' 및 '건축과 에너지 재원의 자체 조달에 최선을 다하는 것(생태건축, 대체 에너지 사용)'을 위해 생태 뒷간을 지었는데 이는 퇴비 생산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또한 언제라도 와서 머물 수 있는 '더부네의 집'도 2006년 12월 축성되어 촌외 가족뿐만 아니라 도시 신자에게 쉼터가 되고 있으니 이것은 '도시 신앙인에게 안식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 비전을 수행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예수살이공동체 5개년 계획'

오프 운동 / 도시 공동주거공동체 운동 / 새로운 리더십 형성 등

예수살이공동체는 여러가지 한계와 가능성 속에서 10주년을 맞이했다. 앞으로 더 열심히, 더욱 진지하게 예수살이를 일구기 위해 10주년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예수살이공동체 5개년 계획'을 준비하고, 창립 10주년 기념미사 때 그 계획을 발표했다.

첫째, 예수살이공동체가 소비사회에서 그리스도를 따르기 위해 수덕 생활로 실천해 온 오프 운동을 대중 운동으로 확산하고자 한다. 오프 운동은 소비 사회의 상징과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쇼핑, 텔레비전, 핸드폰, 신용카드, 자동차, 가공식품, 액세서리를 절제하고 줄이며 살자는 운동이다. 예수처럼 사는 공동체-예수살이공동체는 그 이름부터 쉬워 보이지 않는다. '지상에서 천국처럼'이란 표어도 또한 목표는 뚜렷하지만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그런 측면에서 예수살이공동체의 영성을 좀 더 쉽게 내놓을 필요성을 느껴 만든 것이 오프 운동이다. 예수살이공동체에서는 오프 운동 대중화를 위해 길잡이 책 ‘좀 끊고 삽시다!’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책에는 7가지 오프운동을 개인, 소모임, 직장, 기관, 본당 차원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자료를 담게 된다. 또 이 책을 바탕으로 본당이나 단체에서 피정과 교육을 진행하면 효과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5개년 계획 두번째는 농촌에서 산위의 마을 공동체를 일구는 것처럼 도시에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농촌에서만 공동체로 살 수 있다면 예수살이공동체가 대안운동일 수 없다는 측면에서 도시공동체를 시작하려는 것. 사회경제 면에서 좀 더 안정된 제자단이 생기면서 창립 초기부터 청년 배동이 안에서 고민되고 논의되었던 공동 직장을 설립할 수 있는 조건이 좋아졌다고 한다.

예수살이공동체는 앞으로 착실한 논의와 준비를 거쳐 청년 배동이와 제자단이 함께 힘과 뜻을 모아 생산 공동체나 사회적 기업을 설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함께 공동 주거 공동체운동(코-하우징 co-housing 운동)도 시도해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미 예수살이공동체는 창립 후 지금까지 밀알의 집에서 희망 청년을 중심으로 공동체 생활을 해 온 경험이 있다. 이 경험을 살려 대학가 근처에서 대학생 중심의 공동 거주 공동체를 더욱 확대 발전시킬 계획도 세우고 있다.

아울러 산위의 마을 생산이 본격화되면 이를 소비하기 위한 도시 안 조직 체계가 필요하다고 진단, 이와 연계한 생산 공동체나 유통 기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

세번째 계획은 변화된 안팎의 상황에 맞게 조직 체계를 정비할 필요성이다. 공동체운동은 많은 사람이 편하게 투신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신 정도에 맞게 권리와 의무가 조화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더욱 확대되고 다양화 된 조직 현실에 맞는 의사 결정과 리더십 체계를 마련하고, 구성원 모두가 좀 더 자유롭게, 적극적으로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하는 것도 숙제다.

또한 예수살이공동체의 전망을 제시할 수 있는 리더십 형성도 새로운 5개년 계획에 포함돼 있다. 리더십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를 고민해, 본당 사목이나 담당 사목을 맡고 있는 사제는 온전한 투신을 할 수 없으니, 사제, 수도자, 신도가 평등하게 참여하는 리더십 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곧 공동체성을 잃어가는 교회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5개년 계획에는 대안교육이라든지 예수살이공동체의 뜻을 실현할 새로운 가족들 찾기 등에도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담고 있다.

예수살이공동체가 우리 교회와 사회 안에서 뿌리를 내리고 튼실하게 자라기에는 많은 한계도 지니고 있지만 한국 교회 안에서의 비전과 가능성은 지난 10년의 세월 속에서 이미 검증되고 자리매김을 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 때문에 그 비전과 가능성은 예수가 그랬던 것처럼 많은 이가 믿고 투신할 때 비로소 현실 속에서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공동선> 2008년 신년호 게재된 박영대(우리신학연구소 소장)의 글을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상인숙 2008.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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