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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과 자유한국당, 나경원 아셀라[예수, 가장 연대적인 사람 - 맹주형]
2018년 12월 13일 광화문 세월호광장에 차려진 고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 빈소. ⓒ맹주형

지난해 12월 11일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24살 비정규직 청년 김용균 씨가 사망했다. 고 김용균 씨는 석탄 컨베이어 벨트에서 나는 이상 소음을 확인하기 위해 어른 한 명 겨우 들어갈 정도 좁은 공간에서 작업을 하다 벨트에 그만 몸이 빨려 들어갔다. 동료들과 119대원들이 김용균 씨의 시신을 수습하자 회사는 바로 다시 전기를 만드는 석탄 컨베이어 벨트 라인을 돌렸다. 옆에 한 사람만 같이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안타까운 죽음, 석탄만큼이나 어두운 죽음이었다.

그렇게 죽은 청년의 엄마는 라디오 방송과 집회에 나가 아들이 아기 때 불러 주었던 노래를 불렀다. “아가야.... 꽃같이 예쁜 우리 아가야....” 그리고 국회에 찾아가 아들과 같은 죽음을 막아 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국회의원들에게 머리 숙여 부탁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면 산업계 전체를 민주노총이 장악”한다며(정용기 정책위의장), 나경원 원내대표는 김용균법 등의 여야 합의에 조국 민정수석의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을 조건으로 삼았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은 제2, 제3의 김용균 씨가 나오지 않도록 민정수석의 출석과 연내 처리를 지시했고, 12월 27일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가 회의장 밖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김용균 법’에 여야 3당이 합의했다.

매년 새해 첫날 교종은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한 해의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발표한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2019년 새해 52번째 평화의 날 메시지 “좋은 정치는 평화에 봉사합니다.”를 발표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교종은 정치의 기본은 인권과 평화에 봉사하며, 기본 인권을 존중하고 증진함에 있다고 말한다.(세계 평화의 날 담화 3항)

2019년 1월 7일 파인텍 굴뚝농성장에서 홍기탁, 박준호 노동자를 위한 생명과 연대의 미사가 봉헌되었다. ⓒ맹주형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의 죽음을 바라보는 우리나라 야당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며 너무나 다른 그들만의 관점에 현기증이 인다. 인권과 평화의 관점은커녕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청년 노동자의 ‘죽음’마저 ‘조건’으로 내거는 정당, 정치인들.

그들에 비해 프란치스코 교종의 관점으로 바라보자면, 고 김용균 씨 어머니의 모습이야말로 참으로 ‘정치적’이다. 왜냐면 평화의 정치는 어머니 마리아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기 때문이다. “평화의 정치는 구세주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시며 평화의 모후이신 마리아의 노래(Magnificat)에서 언제나 영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통치자들을 어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미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습니다.”(세계 평화의 날 담화 3항)

1월 8일 끝장투쟁에 들어간 콜텍 악기 이인근, 김경봉, 임재춘 해고 노동자들. ⓒ맹주형

자신의 어좌와 부와 이득을 위해서라면 국민의 죽음마저도 조건으로 내거는 마음속 교만한 자들을 고 김용균 씨 어머니는 흩으셨고, 자신의 아들과 같은 죽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결코 미천하지 않지만, 미천해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품에 안아 높이셨다. 그렇게 평화를 가져다 준 어머니가 참 정치인이다.

새해 75미터 굴뚝에 올라 있는 스타플렉스(파인텍) 홍기탁, 박준호 노동자는 423일의 고공 농성으로 몸엔 뼈밖에 남지 않았는데,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다. 두 노동자의 곡기를 이어 주던 생명 줄은 땅으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올해로 정리해고 13년째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콜트콜텍 방종운, 이인근, 김경봉, 임재춘 해고 노동자들도 정년이 되기 전에 잃어버린 삶을 되찾기 위해 끝장 투쟁에 들어갔다.

2019년 새해, 노동자의 목숨을 조건으로 일삼는 정치인들에 대한 기대 따위는 버리자. 다만 내가 어머니가 되자. 곡기를 끊고 있는 하늘의 노동자들, 길거리에서 정년을 앞둔 해고 노동자들을 안아 주고 연대하는 평화의 어머니가 되자.

“평화를 가져다 주는 것, 이것이 그리스도 제자들이 맡은 사명의 핵심입니다.”(세계 평화의 날 담화 1항)

맹주형(아우구스티노)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정의 평화 창조질서보전(JPIC) 연대 담당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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